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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젊은 날의 영화 음악-⑫] 라비앙 로즈(La Vie En Rose)
영혼의 장미를 노래에 바친 여자의 인생
2017년 02월 12일 (일) 05:12:09 그랑블루 lavinyang@naver.com

필명:그랑블루(부천타임즈 문화예술 칼럼니스트)

   
▲ 에디트 삐아프(Edith Piaf)

여자의 본명은 에디트 조반나 가시옹(Edith Giovanna Gassion).

어린 시절은 지독하게 가난했다. 제대로 먹지 못했다. 그래서 다 자란 후에도 여자의 체구는 142cm에 불과했다. 아버지의 직업은 곡예사, 알콜 중독자였던 어머니는 거리의 가수였다. 태어난 곳은 파리의 빈민가. 사창가를 하던 친할머니의 손에 맡겨져 자랐다. '샹송의 여왕' 에디트 피아프(Edith Piaf/1915년 12월19일~1963년 10월11일) 의 유년 시절은 그랬다.

거리에서 밥을 벌기 위해 노래 부르던 여자아이가 본격적으로 무대에 서게 되었던 것은 그녀 나이 스무 살 때쯤이었다. 카바레를 운영하던 남자 '루이 르플레'(Louis Lepiee))를 만나고 난 뒤였다. 르플레는 여자를 알아봤다. 그러니 이름 하나를 선물했으리라.

여자는 평생 함께 갈 어떤 이름을 갖게 되었고 그 이름이 바로 '피아프'. 불어로 '참새'라는 뜻을 지닌 낱말이었다. '노래하는 작은 참새'라는 별명을 지닌 20세기 프랑스 샹송의 여왕은 그렇게 인생의 날갯짓을 시작하는 듯 보였다.

   
▲ '라비앙 로즈' 포스터

그러나 여왕 안에서 최초의 샘솟는 날갯짓을 발견하도록 도와주었던 르플레는 폭력 조직배의 권총에 맞아 죽고 만다. 비극의 예고였을까. 이후, 여왕의 일생을 후렴구처럼 지독하게도 따라다니게 될 사랑, 도사릴 죽음, 도려낼 고통.

 '노래와 사랑'만이 어떤 사람의 인생을 이루는 전부였다고 그 사람에 대해 글을 써야 한다면, 그것은 그렇게 쓰는 자의 심장 한쪽도 기어이 아프게 누르는 일이 되고 만다. 그렇게 살았던 자의 인생은 자명하게도, 끔찍하게 고독했을 테니까. 그러니 어떤 이가 살아냈던 인생 앞에 함부로 무엇이 전부였다고 수사하는 글을 발설하는 일은 위험하다.

단지, 에디트 피아프 같은 자만이 이런 말을 토해낼 수 있다는 것만을 겸허히 인정할 수 있을 뿐이다. "노래 못하는 가수는 이미 죽은 것이다."

수없는 고통 속에서 수없이 죽어본 적이 있었던 사람만이 그런 말을 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노래 부르며 부활했고 노래 속에서 다시 살 수 있었다. 그러니, 노래가 끝나면 인생도 죽었다. 다시, 노래가 시작되면 인생도 시작되었다.
 
천재는 천재를 알아본다. 르플레의 죽음 이후, 피아프가 다시 날갯짓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작곡가이면서 그 자신이 뛰어난 가수이기도 한 예술가 '레몽 아소'(Raymond Asso)를 만난 후였다. 피아프 곁에 빛나는 천재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며 피아프는 성장했다. 시인이자 전 방위 예술가인 '장 콕토'를 만났고 배우이며 가수인 '모리스 슈발리에'를 만났다.

시대를 앞선 이 혁명적인 천재들과의 교류를 통해 피아프는 넘치는 재능을 세상에 보여줄 기회를 자연스레 얻게 되었고 운명처럼 사랑도 다가왔다. 연인의 이름은 샹송 '고엽'(낙엽)으로 잘 알려진 가수이며 영화배우인 '이브몽땅'(Yves Montand)'이었다.

그와의 사랑이 사랑의 노래를 낳았다. 그녀 인생의 주제가이기도 할 '장밋빛 인생(La Vie En Rose)', 바로 그 스코어였다. (이브 몽땅과 사랑하고 있었을 때, 그녀가 단지 15분 만에 이 곡을 작사해버렸다는 전설적인 이야기는 아마도 과장이 아니라 진실이리라. 사랑은 그런 초월을 남기기도 하는 법. 노래가 끝나면 인생도 죽는가. 노래를 잇는 것은 사랑이다.)

허나 만인의 연인인 남자 곁엔 언제나 여자들이 너무 많은 법이다. 남자는 결국 여자를 버린다. 그래도 남겨진 여자는 노래한다. 이제 여자는 더 큰 세상에서 노래하기 위해 1948년 1월, 미국 브로드웨이로 떠난다.

그리고, 여자에게 다시 사랑이 찾아온다. 새 연인은 미들급 세계 챔피언인 권투 선수 '마르셀 세르당'이었다. 새로운 남자는 여자를 버리지 않았다. 그 대신, 남자가 탄 비행기가 추락했다.

"에디트 피아프는 파리에 머물고 있던 마르셀에게 가능한 한 빨리 자신의 곁으로 돌아와 달라고 부탁했고, 그는 조금이라도 먼저 그녀를 만나기 위해 배 대신 비행기를 선택한다. 그렇지만 그 비행기는 대서양 중부 아조레스 제도의 로돈타 산봉우리에 추락했다. 생존자는 아무도 없었다." (『마르셀 세르당과 에디트 피아프의 편지』 중에서 (은행나무, 2003))

 올리비에 다한 감독의 영화 <라비앙 로즈(2007)>에서 에디트 피아프의 절망과 비명과 밑바닥은 무대 위의 그녀 노래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다. 기법적으로 '분할-연속'되는 것도 아니며 '연장'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승화'되고 '승격'된다. 영화는 한 여자의 삶이 한 예술가의 음악으로 승화되는 경지를 우아하게 표현한다.

바로 이 때문에 <라비앙 로즈>는 전기 영화이기 전에 음악 영화가 될 수 있었다. 이 음악 영화는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그녀 노래에는 그녀 인생 밖에는 담을 '전부'가 없다는 것을. 격정을 그려내는 방식이 단정할수록 그것은 뜨겁다.

   
▲ 영화 '라비앙 로즈'스틸

영화에서 말년의 피아프가 해변을 바라보며 뜨개질을 하고 있을 때 인터뷰를 요청한 기자는 그녀에게 이렇게 묻는다.

 "세상의 여성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세요?" 피아프는 말한다. "사랑하세요." 기자가 다시 묻는다. "젊은 여성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요?" 피아프는 말한다. "사랑하세요." 기자가 한 번 더 묻는다.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요?"

 답은 똑같다.

어떤 사람이 자기 인생의 전부를 걸고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자신이 지닌 장미의 전부를 걸어본 적 없는 이는, 결코 이 노래를 사랑할 수 없을 것이다. 아니,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노래 한 소절이라도.

에디트 삐아프는 '사랑의 찬가'(Hymne A L'amour)를 비롯하여 '장밋빛 인생'(La Vie En Rose),메아 쿨파'(Mea Culpa),'파리의 하늘아래'(Sous Le De Paris)  등 많은 힛트곡을 남겼다.

필자 그랑블루님은 학부에서 '영화'를 대학원에서 '사회과학'을 공부했고 현재 한국 사회의 문화적 현상들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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