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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젊은 날의 영화음악-①] '러브 스토리'와 첫눈
"사랑이란 결코 미안하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되는 거예요"
2016년 12월 01일 (목) 12:56:33 그랑블루 lavinyang@naver.com

필명:그랑블루(부천타임즈 문화예술칼럼니스트)

영화에서 음악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입니다. 음악은 영화에서 영상 이미지만큼이나 위대한 힘을 지녔으며 가장 중요한 순간, 결코 잊을 수 없는 감정을 증폭시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영화의 제목은 잊어도 영화의 음악은 평생 잊지 못합니다. 부천타임즈 기획 연재 시리즈 <내 젊은 날의 영화음악>을 12월부터 매주 연재합니다. 고전, 현대 영화를 아우르며 잊지 못할 명작들의 대표 음악과 영화적 절정의 순간들이 독자분들을 찾아 갑니다. 많은 성원 바랍니다.<편집자 주>

지난 주말, 첫눈이 내렸다. 함께 첫눈을 맞는 일, 연인들이 겨울의 사랑을 시작하는 본격적인 사건이다. 「첫눈 오는 날 만나자」라는 제목의 정호승 시인의 시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연애편지로 써서 부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다. 마음속에 떠오르는 분이 있으시다면 지금 당장 베껴보시라. 그 귀한 구절들을 잠시 옮겨보도록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중략)"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이 있는 세상이란 얼마나 아름다운가. 첫눈은 바로 그런 사람들 때문에 내린다는 시인의 문장은 세상의 모든 첫눈을 기다려온 사람들에게 뜨거운 위로가 되는 문장 같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남아있는 한, 세상에는 사랑이 있고 사랑이 있는 한, 세상에는 아름다움이 남아 있다.

첫눈이 내리는 이 겨울, 어김없이 생각나는 영화와 음악이 있다. <러브 스토리 (1970)>와 후란시스 레이 오케스트라(Francis Lay orhestra)의 OST인 <스노우 프로릭(Snow Frolic)>이다. 뉴욕의 센트럴파크에서 펑펑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올리버와 제니가  눈싸움하는 장면을 기억하시는가?

러브스토리는  에릭 시걸(Erich Wolf Segal)의 원작을 바탕으로 영화화 됐다.1970년대 히피족,사이키델릭, 환각제, 프리섹스 풍조가 전 세계적으로 만연할 때 러브스토리는 시한부 인생이라는 정해진 운명을 뛰어넘어 아름다운 사랑의 진실과 순애보를 우리에게 남겼다.

부잣집 도련님이자 하버드 법대생인 올리버(라이언 오닐)와 가난한 이탈리아 이민 가정 출신의 래드칼리프 칼리지 여학생 제니(알리 맥그로우)의 열렬한 사랑은 이 영화를 영원한 청춘 사랑 영화의 클래식으로 기억하게 만든 모두가 알고 있는 사랑 이야기다.

사회적, 경제적 신분 차이와 주변 사람들의 냉대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끝까지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는 연인의 서사는 신파이기 전에 어떤 청춘들의 사랑에 대해 바치는 순정의 서사다. 그리고 이 새하얗게 순한 사랑의 서사에 걸맞게 <Snow Frolic>은 아름다운 눈밭 위에서 연인들을 위한 멜로디를 전한다. 

   
▲ 영화 러브스토리 스틸

사랑의 온도계는 세상의 온도계와 측정법이 달라 모두가 반대하는 사랑일수록 더욱 뜨겁고 열렬해진다는 것이 원래 신파 서사의 본질이기는 하다. 그러나 차디찬 눈밭 위라 할지라도 사랑하는 당신이 있어 내 한 몸 따뜻해질 수 있는 유치함은 사랑의 체온만이 주는 특권이다!

눈밭 위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꼭 껴안아본 적이 있다면 그 예쁘고 여린 포옹의 체온이 얼마나 많은 삶의 슬픔들을 녹아내리게 만드는 몸짓인지를 안다. 꽁꽁 언 차디찬 눈밭은 어쩌면 세상이다. 포옹은 그 비련의 세상을 살아가게 만드는 사랑이고 사랑의 힘이다. <Snow Frolic>은 그 사랑에 대한 청춘 찬가다.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게 된 올리버와 제니는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명랑하고 행복하게 지내지만 어느 날 제니가 불치의 백혈병에 걸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들의 사랑은 관객들의 눈물을 쏙 빼게 된다. 하지만 가련한 여주인공의 불치병은 사랑의 장애물이기보다 주인공들의 사랑을 더욱 뜨겁게 만드는 관계의 성숙을 위한 시간이 된다.

세상이 변한 만큼 사랑의 세태가 변했다고들 말한다. 결혼 전에 건강 진단서를 미리 주고받는 풍경이 낯설지 않은 만큼 이제는 가까운 미래에 발병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는 질환들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결혼 전 필수 준비 코스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미 아프거나 미래에 아플 가능성이 많은 배우자와는 아예 배우자를 삼지 않아 미래 결혼 생활의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선택. 이것은 개인에 따라 가치중립적일 수 있으므로 찬반의 여부를 쉽게 논할 수는 없는 일이다. 비슷한 질환으로 가족을 잃은 적이 있거나 본인에게 같은 질환이 있을 경우에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미리 고려해야만 하는 부분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랑이 선사하기 때문에 동시에 책임감을 가져야만 하는 미래의 많은 가능성들 앞에 다분히 계산적이고 다분히 위험 회피적이겠다는 태도라면 그것은 씁쓸한 것이고 결코 달갑지 않은 얄팍한 간사함일 수 있는 것이다. 

 사랑의 미래 앞에 순정할 수 있는 태도, 그 태도는 사랑하는 당신이 있어 우리는 무엇이든 극복하고 말겠다는 장담이나 호언, 단정이 아니라 사랑 앞의 겸허함, 겸손함을 회복하는 태도이다. 세상에는 무수한 사랑이 존재하며 각양각색의 사랑 풍경들 사이에서 모든 사랑의 미래들이 저마다 일관된 장밋빛일 수는 없다. 어떤 사랑은 실패할 것이고 어떤 사랑은 평생을 함께할 것이다. 어떤 사랑은 사랑인지도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다.

때로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도 모르는 꽁꽁 언 차디찬 눈밭 같은 세상을 서로를 껴안으며 묵묵히 견디고 참고 이겨내는 순정한 마음들의 회복. 영화 <러브 스토리>는 바로 그 회복의 사랑이 유치함, 진부함이 아니라 사랑하는 마음들의 본질이라는 것을 전한다.

   
▲ 영화 러브스토리

올리버가 백혈병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제니에게" Iam sorry(미안해)"라고 말하자 제니는 올리버에게 "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 sorry (사랑은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것)" 이라는 유언 같은 말을 납깁니다. 이 말을 의역하면  "사랑은 후회하지 않는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대목에서 이 영화의 명대사 "사랑이란 결코 미안하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되는 거예요."도 나왔을 것이다. 이 대사는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영화 속 100대 명대사 중 13위에 선정된 적이 있다.

본격적인 겨울이다. 세상은 춥고 더 추워질 것이지만 첫눈 오면 만나고 싶은 사람 하나 가슴 속에 있다면, 그것으로 이 겨울을 견딜 수 있고 이 겨울은 조금 덜 추울 것이다. 사랑의 온도는 역설적이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질수록 어떤 사랑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러브 스토리는 계속된다.

필자 그랑블루님은 학부에서 '영화'를 대학원에서 '사회과학'을 공부했고 현재 한국 사회의 문화적 현상들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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