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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고경숙 "나를 지켜주는 마지막은 시(詩)"
2016년 11월 08일 (화) 06:41:15 양주승 기자 webmaster@bucheontimes.com

부천타임즈:양주승 대표기자

   
▲ 부천문인협회 고경숙 회장이 '도서관에서 시 쇼핑하기'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부천시가 11월 7일~12일까지를 '부천문학작가주간'으로 정하고 부천에 거주하는 분야별 대표 작가를 초청해 연속 강연을 준비한 가운데 고경숙 시인이 맨 처음 문을 열었다.

부천문인협회장이며 시인인 고경숙 작가가 7일 오전 10시 30분부터 12시까지  시청 판타스틱 큐브에서 <도서관에서 시 쇼핑하기>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 부천문인협회 고경숙 회장이 '도서관에서 시 쇼핑하기'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고경숙 시인은 "시(詩)는 문인들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100세 시대의  반려문학으로서 유연성을 인식하고 일상에서 만나는 시를 통해 희망적 사회 확장을 기대하는 생각으로 강의를 준비했다"며 "도서관에서 내가 선택해야 할 시(詩)에 관한  이야기를  우리들의 이야기로 풀어 쓰겠다" 밝혔다.

그는 "시를 쓴지 20년이 됐으며 부천시 곳곳에서 부천발전을 위해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고경숙 시인이 언급한 부천시 곳곳이란 부천예총 기획위원,부천문화원 편집위원,부천시민어울림한마당,부천문인협회회장,수주문학상 운영위원장 등을 말한다.

그는 "20년이라는 세월은 문학인으로서 그다지 긴 경력은 아니다"라고 겸손해 하면서 "다작(多作)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서 4~5년에 한 번씩 시집을 출판해 현재 4권을 발간했다"면서 자신의 문학세계는 그 4권의 시집 안에 고스란히 포함되어 있다고 전했다.

고경숙 시인은 "이번 강의를 앞두고 지금까지 발간한 시집 4권의 서문을 살펴보니 삶의 모습의 변화가 서문에 담겨 있더라"고 밝혔다.

첫 시집(2004년) '모텔캘리포니아'에는 첫 시집을 내는 설렘이... 
"세월이 가고 내 나이 육십이 넘었을 때 툇마루에 걸터앉아 흘러내리는 머리칼 추스르는  나를 생각해본다. 나는 내게 무슨 얘기를 하고 있을까? 詩는 내 곁을 지켜줄까? 그 때까지···중년이 아름다운 것은 파문이 아니라 끊임없이 흐르는 물줄기 때문이라고 말을 잃지 않는 연습을 한다."

두 번째 시집(2008년) '달의 뒤편'에서는 거창한 다짐을 했다.
"블랙홀 처럼 빨려 들어가는 내 안의 소우주, 그곳에 미립자보다 작은 詩의 파편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어둠과 추위와 공포를 이여야만 갈수 있는 곳이다. 가보는 거다 절대 강자는 없으니까··· 완벽하게 내가 전복되는날! 내 어눌한 시도 그 때 완성될 것이다."

세 번째 시집(2013년) '혈(穴)을 짚다' 에서는 아픈 자신을 돌아 봤다.
독음(讀音)만으로는 감정을 증폭시키는 단어들, 섬, 바다, 별, 바람, 그리고 사랑··· 격정적이지 못해 미안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한 전생의 나와 통점 어딘가를 자꾸 누르는 아픈 내가 돌아보는 저녁"

네 번째 시집(2016년)  '유령이 사랑한 저녁'에서는 절절한 진심을 담았다.
"나이가 들면서 하나 둘 배제되는 많은 일들 중  맨 끝까지 내게 남아 있는 것이 시(詩)였으면 좋겠습니다. 나를 지켜주는 마지막이 시(詩)였으면 좋겠습니다"

고경숙 시인은 (4권의 책에 쓴 서문에는)16년 동안 삶의 변화가 편편에 요약돼 있었으며 시는 내 인생의 축약이었음을 느꼈다"고 이야기 하면서 "첫 시집부터 네 번째 시집까지 도전하고 덤비며 거창하게 나가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시 앞에, 세상 앞에 겸허해 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 강좌에 참석한 시민이 고경숙 시인의 '철쭉'을 낭송하고 있다ⓒ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그는 오스트리아 사상가 이반 일리치(Ivan Illich)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반 일리치는 마지막까지 인류에게 필요한 세 가지가 있다고 했다.  첫째는 도서관이고, 둘째는 자전거, 그리고 마지막은 시(詩)라고 했다.  이쯤 되면 도서관은 현대인들의 멘탈(Mental:정신)을 책임지는 가장 지적인 측면을 보는 것이라 수긍이 가는 이야기다. 자전거는  환경과 건강측면에서 이해가 되는데 마지막 시(詩)가 쌩뚱맞다고 생각한다. 시는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 외에는 그 가치를  일반인들은 평가절하 하는 경향이 있다, 도대체 시가 뭐야, 인류를 살려 그렇게 가치가 있나, 사실 저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곰곰이 책을 읽으며 생각해 보면 시는 제 인생을 180도 변화시켜 놓을 만큼 대단했던 것처럼 우리 인류에게도 이반 일리치의 말처럼 시는 시라고 명명했을 뿐이지 범위를 넓히면 예술 전반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강좌에 참석한 시민이 고경숙 시인의 '주먹에 관하여'를 낭송하고 있다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고경숙 시인은 "미술이나 음악은 전문 교육을 받은 사람이 할 수 있지만 시나 문학은 누구나 할 수 있고 시인이 될 수 있다"며 꾸준한 독서활동이 밑바탕임을 강조했다.

그는 "무식한게 용감하다고 이론(시작법:기승전결)을 모르는 가운데 쓴 시가 가슴에 와 닿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 하면서 "이론이 충만한 사람이 시를  잘 쓴다는 공식이 성립 한다면 대한민국 시인은 서울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들이 제일 잘 써야 한다는 논리가 나온다. 시는 이론을 생각하지 말고, 좋은 시 많이 읽고 써보고 고쳐 가면 저절로 익어간다. 좋은 시와 잘쓴시는 다르다. 나를 변화시키는 건강한 시를 쓰고, 읽자 가장 쉬운 말로 가슴을 때리는 시를 써보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두부', '호박' 등  단어로  비유,상징, 묘사를 통한 한줄시 쓰는 법을 예로 들면서 "할 말이 너무 많으면 시가 너무 길어진다. 꼭 필요한 시어(詩語)로  건강한 시를 쓰자"고 강조했다.

끝으로 고경숙 시인은  "미니멀 라이프 실천하고 나 자신에게 말을 걸어보자. 백세시대를 관통하는 벗인 시를 얘기하면서 잃어버린 나를 찾고 발견하자"면서 "도서관에서 시를 쇼핑하는 과정도 따져보면 우리 각자 모두가 명품인데, 주인조차도 본인이 명품인줄을 모르고 있다 주인조차 몰랐던 나 자신을 쇼핑해 가자"고 당부했다.

   
▲ 부천문인협회 고경숙 회장이 '도서관에서 시 쇼핑하기'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고경숙 시인은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나 2001년 계간 「시현실」로 등단했다. 제4회 하나.네띠앙 인터넷문학상 대상, 제2회 수주문학상 우수상, 제3회 두레문학상, 2011경기예술인상, 2012 희망대상(문화예술부문)을 수상했으며 현재 부천예총 부회장, 부천문인협회 회장, 수주문학상 운영위원장, 부천시 문화예술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시집에 「모텔 캘리포니아」,「달의 뒤편」,「혈穴을 짚다」,「유령이 사랑한 저녁」, 카툰영상시 「어제가 내일에게」 등이  있다.

   
▲ 부천문인협회 고경숙 회장이 참석자에게 시집을 선물하고 있다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 부천문인협회 고경숙 회장이 '도서관에서 시 쇼핑하기'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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