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양주승 대표기자

부천시가 청소개혁에 나섰다. 현행 청소체계 중 가장 논란이 큰 청소노동자 적정 임금 지급문제부터, 30여 년 동안 독점 수의계약을 해온 6개 청소 도급 계약 등에 대해 부천시가 청소 행정 대수술에 착수했다. 대수술이다.

부천시 청소 개혁의 중심에는 10여 년이 넘게 줄기차게 문제를 제기해 왔던 부천시 도당동과 춘의동, 역곡1동과 2동 원미1동 출신 부천시의회 정재현 의원이 있다.

그는 그동안 수차례의 시정질문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청소업체가 '정부의 용역근로자 보호지침'을 어기고 있으며, 수십 년 동안 독점적인 수의계약을 통해 특혜를 챙기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해 왔다. 기자 시절부터 김만수 부천시장 비서팀장, 부천시의원이 되어서도 청소 행정개선에 앞장선 청소개혁 전도사 정재현 부천시의원을 만났다.

▲ 부천시의회 재정문화위원회 정재현 의원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김만수 부천시장이 지난달 26일 "20여년 만에 청소행정을 개편한다. 청소행정의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투명성과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혁명적인 청소개혁이다. 20여 년 넘게 유지된 청소업체와 언론, 청소업체와 정치, 청소업체와 공무원, 청소업체와 기득권의 고리를 끊는 선언이다. 계약방식을 개선해 청소 노동자의 처우를 획기적으로 바뀐다. 업체 사주의 호주머니에 들어가는 30억 원 가량을 노동자에게 돌아가게 바꾼다. 당장 내년부터 시행된다. 구체적으로 부천시는 내년부터 대행료 정산과 임금 환수 규정을 명문화한다. 인건비 투명성 강화에 나선다.

- 또 어떤 측면의 변화가 있는가?

투명한 청소개혁을 통해 청소업체 간의 경쟁체제를 도입한다. 한 업체가 행정복지센터 단위로 청소대행구역을 조정하고, 생활쓰레기를 통합 수거체제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가히 혁명적이다.

=통합 수거체제로 전환되면 청소 관련 민원이 행정복지센터에 바로 접수돼 신속한 처리가 가능하고, 책임행정 구현과 청소서비스 수준 확인 및 업체 간 비교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부천시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청소행정 개편계획을 내놓았다. 이번에 시가 내놓은 청소행정 개편을 살펴보면 그동안 지적해 왔던 문제들이 대부분 포함됐다.

= 부천시의 청소업체에게 지급하는 전체 예산이 300억 원 정도다. 그 중에 업체의 이윤, 계약만 하면 바로 지급하는 10%를 보장한다. 30억 원 가량이다. 6개 업체에 청소업체에 공식적인 이윤을 세금으로 지급한다. 그런데 인건비에서 사실상 횡령을 해왔다. 인건비를 줄여 추가 이윤으로 챙겨왔다. 무려 20여 년이 넘었다. 대충 보면 7~8% 내지의 인건비 감축(사실상 횡령)분을 주주가, 회사가 챙긴다. 대부분 가족기업이다. 20여 년 가까이 노동자에게 가야할 인건비 수백억 원을 아껴서 업체 이윤으로 줬다. 이 체계가 바뀌는 것이다. 가히 혁명적인 변화다.

부천시의회 정재현 의원은 "그동안 청소행정에 잦은 문제제기와 수 년 동안 싸워왔던 노동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대표적인 사람이 한국노총 부천지부 황완성 의장, 한국노총 부천지부 김준영 전 의장, 김관수 부천시의원, 노동조합 활동가 출신 부천시의회 강동구 의장 같은 사람들이 힘을 합쳐 이룬 성과다. 또한 김만수 부천시장을 비롯한 청소업체로부터 자유로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 정재현 의원이 2016년 2월 23일 오전 부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청소행정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일부에서 이번 청소개혁을 둘러싸고 시장이 특정 사회적기업을 몰아주기 위해서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사회적기업의 목표는 이윤이 아닌 고용이다. 이익을 개인이 가지지 않고 나누겠다는 것이다. 이익을 사회에 주거나 환원하겠다는 거다. 부천시에는 사회적기업을 포함한 사회적경제를 지원하라는 조례도 있다. 법과 조례에서 지원하라고 하는 일이다. 법에서 하라고 하는 일을 하는데, 조례에서 하라고 하는 일을 하는데 이게 특혜인가? 그냥 이윤을 내는 협동조합도 아니고 사회적협동조합을 우선시하겠다는 것이다. 사회적협동조합은 이윤이 남으면 사회로 환원해야 하는 협동조합이다. 부천노총과 부천상공회의소가 참여한 한 공익법인은 지난해 시에 인건비 남은 8000만 원을 반납했다. 이런 일들이 가능한 상황으로 오는 것이다.

-20여 년 이상 유지된 청소행정의 개편, 청소개혁을 앞장서는 일이 쉽지는 않은 것 같다. 부담감도 컸을 것 같다.

=청소개혁은 2002년께, 경기일보 기자 때도 5번 정도 기획기사를 썼다. 당시 김관수 부천시의원이 문제제기를 하고 사실 확인을 거쳐 기사로 썼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났다. 그동안 개혁하지 못한 것을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손대는 것이다. 감회가 새롭다. 대충 계산해 봐도 회사 이익의 30억 원 정도가 줄고, 그만큼이 노동자 인건비로 지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주주의 이익이 전체적으로 30억 원 정도 줄어들고 노동자의 인건비는 오른다. 공개경쟁 입찰로 바꾸고, 시민에 대한 청소행정 서비스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다. 매우 행복한 선택이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