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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수주문학상 당선작 '쇠정어리고래'
상금 1000만원,시상식은 10월 21일(금) 오후 3시 송내어울마당
2016년 09월 09일 (금) 14:44:10 양주승 기자 webmaster@bucheontimes.com

부천타임즈:양주승 대표기자

민족시인 수주 변영로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전국 공모를 실시하고 있는 수주문학상운영위원회(위원장 고경숙)는 9월 9일  제18회 수주문학상 당선자로 포항의 하수현 시인을 선정했다.

   
▲ 하수현 시인

이에 앞서 지난 8월 1일 ~8월 20일까지 접수된 전국 384명의 작품 2,500여 편이 예심(36명 작품 선정)을 거쳐 본심에 올라왔으며,  심사위원 이승하(시인.중앙대학교 교수), 송찬호(시인) 두 분은 최종 3명의 작품 중 하수현 시인의 「쇠정어리고래」외 4편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1,000만원이 수여되며, 시상식은 2016년 10월 21일(금) 오후 3시, 부천 송내어울마당 교육실에서 심사위원이셨던 이승하 교수의 문학강연과 함께 개최된다.

심사위원 이승하 . 송찬호씨는  심사평을 통해  "쇠정어리고래의 허연 배에 어설픈 현관문 하나 뚝딱 만들어지고 "의 시구와 같이, 생생하고 적확한 묘사로 언어의 힘을 세운다. 잡혀온 쇠정어리고래의 해체를 통하여 생활의 파란만장과 삶의 비루함을 여지없이 폭로한다. 뚝심있는 말과 시선을 견지하면서도 대상을 윽박지르지 않고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걸어나오게 하는 솜씨도 돋보인다. 함께 보내온 작품의 수준도 고르고 치밀하다. 「쇠정어리고래」를 수주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한다. 응모작도 탄탄하거니와 앞으로 수상자의 시의 장래를 가늠해볼 때 그런 믿음은 더해진다"고 밝혔다.

'쇠정어리고래' 하수현(본명 하성훈)

바람 떼가 시장통까지 따라 들어와
쇠정러리고래 주위를 맴돈다
생고등어 뱃속에 왕소금을 던지던 한 아낙은 바람결에 움찔하다가
고래 쪽으로 눈길을 단단히 꽂았고,
행인들도 언 발을 머리에다 이고는 모두 입을 닫는다
어쩌다 운명의 그물 안으로 뛰어든 고래가
시장 바닥에 드러누우면
흡사 집 한 채 통째로 자빠지기라도 한 듯
무조건 시장통 빅뉴스가 된다

쇠정어리고래의 허연 배에 어설픈 현관문 하나
뚝딱 만들어지고부터
창자 허파 태평양의 물결이 토막토막 잘려 나오고
뒤이어 나온 살덩이들은 붉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생애를 통곡한다
고래 창자에도 작은 창문을 내고 나니
소화가 집행유예된 오징어들,
종(種)을 모를 만큼 절반쯤 무너진 물고기들,
한때 콜라가 주인이었던 붉은 페트병도 나온다
붉은 페트병은
그간의 암흑기를 털어내고 부활의 나라로 가리라 나는 믿는다
그다음으로는 포유류를 향한 알 수 없는 동정심도 도려내고
인도양 대서양의 수심(水深)을 후려치는
고래 떼의 장엄한 유영(遊泳)마저 뜯어낸다

비운의 쇠정어리고래는 잘린 살덩이들이 개별적으로 울었을 뿐
몸통이 절반이나 해체될 때까지
이 초유의 현실을 외면하느라 줄곧 눈을 감고 있다
어시장 바로 뒤편, 파란 바닷물 쪽을 보면
육신이 갈기갈기 찢긴 쇠정어리고래의 진혼을 위해
겨울바다를 비장(批狀)으로 달려온 고래 떼들이
상기된 낯으로 수런거릴 터인데,
울컥거리던 저녁바람도 이젠 날을 세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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