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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2라운드> "노빠가 노무현을 죽이고 있다"
강준만교수와 우리당 유시민 의원간 '민주당 분당'을 둘러싼 공방전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2003년 12월 19일 (금) 00:00:00 이상미 기자 managajjang@naver.com


강준만 교수가 <노무현은 배신자인가>(인물과사상사 간)라는 신간에서 60페이지 분량에 달하는 “유시민과 노빠”라는 장을 통해 유 의원의 주장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이 책에서 "유시민은 노빠주식회사대표"라고까지 힐난했다.

강 교수는 유 의원에 대해 "영남을 공략하고 노빠당을 만들기 위해선 반드시 민주당 구주류의 제거가 필요했는데 유시민은 그런 마키아벨리적 정략을 ‘개혁’의 이름으로 포장해 순진한 네티즌들을 오도하고 있다”면서 "네티즌을 우민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강 교수는 또 ‘노빠’라고 불리는 노무현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네티즌들에 대해서도 “열혈 지지자들의 보호본능에 대해 상당부분 공감하지만 그런 자세가 노무현을 오히려 망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그는 “노무현은 이미 그런 맹목적 지지자들과 과잉 소통함으로써 자신의 과오를 교정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차단하고 있다”며 노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시민-노무현, ‘승부사’를 넘어 ‘도박정치’”

강 교수는 이 책에서 유 의원이 97년 대선 당시에 <97년 대선 게임의 법칙>이라는 책을 통해 “DJ의 당선 확률은 0%”라며 “국민회의가 조순시장을 제3후보로 세우면 승산이 있었다”고 주장했던 것에 대한 비판에서부터 최근 주장에 이르기까지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97년 유시민이 지금과 같은 정도의 위상을 누리고 있었다면 그는 김대중에게 압박을 가하면서 조순을 대통령 후보로 추대하기 위해 새로운 당을 만들었을지도 모를 일”이라고 유 의원이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분당에 앞장섰던 것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유시민이 80년대 서울대 학생시절 운동할 땐 선악구도가 뚜렷했던데다 승패에 관계없이 해야만했던 저항이었고, 또 무슨 책임질 만한 큰 권력을 갖고 있었던 것도 아니니 그렇게 해도 괜찮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너무도 다르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과 유 의원이 이를 옹호한 것에 대해 그는 “노무현과 유시민 모두 매우 무책임한 승부사 기질을 갖고 있다. 이 정권을 자기들만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그는 “노 정권이 실패하면 이후 정권은 보수파의 수중으로 넘어가고 그걸 다시 찾아오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면서 “운동권 출신이나 개혁파의 가치도 땅에 떨어질 것이며 ‘승부사’를 넘어 ‘도박꾼’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유시민도 그런 두려움 때문에 더욱 과장하려는 건지도 모른다. ‘오로지 진격’만을 외치면 마음을 편해질 수 있을 것이지만 결코 그런 ‘도박정치’를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시민, '네티즌 우민화'시켜”

강 교수는 또 “유시민이 주장하는 것처럼 우리가 오직 깨끗하고 개혁적인 것만 따진다면 지난 대선에서 권영길이 훨씬 더 나은 후보였다. 우리는 현실적합성과 실천력을 원했지만 노 정권은 계속 ‘마이너스 정치’를 고집하면서 그걸 개혁이라고 강변했다. ‘코드’와 ‘패거리주의’ 마저도 개혁의 이름으로 포장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과 유시민과 그 일행은 자기들이 하는 일이 아무리 숭고한 뜻이 있을망정 사실 그것이 늘 보아왔던 ‘권력투쟁’인데도 불구하고 자기들의 숭고한 뜻을 앞세워 그 진실을 보지 않으려 했다”며 “민주당 분당에 대해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을 지지했던 사람들 사이에서 사전 논쟁이 있었나, ‘우리를 따르라’는 식의 일방적인 밀실 음모이외에 아무것도 없었던 게 아니었냐”고 반문했다.

강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시민과 그 일행은 80년대 방식으로 열혈 네티즌들의 피를 끓게 할 수는 있겠지만 이건 ‘네티즌 우민화’”라고 주장했다.

그는 “엄밀히 말하면 유시민이 달라진게 아니라 그의 역할이 너무 달라진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권력은 때로 그 자체만으로 악”이라고 말했다.

“유시민은 정치를 ‘분열.투쟁.도박’으로 잘못 알고 있어”

강 교수는 “유시민은 정치를 ‘분열.투쟁.도박’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이는 그가 아직 80년대를 살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면서 “유시민의 정치관은 선악 이분법에 갇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는 유시민만의 노선이 아니고 노 정권 출범 이후 노 정권이 걸어온 길이 바로 그것”이었다면서 “정치를 ‘분열.투쟁.도박’으로 이해하는 건 나쁘다기 보다는 어리석다. 그렇게 해선 이길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펄펄 끓는 뜨거운 피가 냉정한 판단을 가로막는다”고 주장했다.

이런 정치 노선에 대해 강 교수는 정범구 의원이 지난 10월 ‘딴지일보’와 인터뷰에서 한 말을 인용, “노무현과 유시민은 지금 정규군의 육군참모총장을 다 장악하고 있으면서 옛날 지하운동 시절에 하던 게릴라 운동방식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나는 두 사람의 상호 신앙이 깨지기를 바란다. 정작 분열이 있어야 할 곳을 바로 그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유시민의 추미애 비판은 적반하장”

특히 강 교수는 민주당과의 분당과정에서 유 의원이 추미애 의원을 공격했던 논리에 대해 문제제기하면서 추 의원 지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유 의원이 지난 10월 ‘딴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추 의원이 민주당에 잔류한 이유에 대해 노 대통령의 추 의원의 전화를 거부해 삐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추미애를 사실상 ‘삐친 여자’로 만들어 버렸다”면서 “이런 폭력성이 너무 싫고 누구 말마따나 유시민이 못 말리는 ‘마초’라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여성 정치인이 대중의 상투적인 인식에서 갖는 약점을 사실상 집중 공략하는 것은 적어도 유시민과 같은 ‘양심과 개혁’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그래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또 유 의원이 지난 11월20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추미애 의원에게 보낸 편지>라는 글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유 의원이 이 글에서 ‘정당문화의 혁명’에 대해 역설하면서 민주당 분당을 정당화시킨 것을 문제삼았다. “정당 문화의 혁명과 노 정권이 한나라당과 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노 정권의 성공을 위한 민주당 개혁은 서로 다른 차원의 프로젝트인데 유시민은 그걸 같은 차원에 놓는 오류를 범했다”는 것이다.

‘정당개혁’으로 민주당 분당을 정당화시키는 논리에 대해 강 교수는 “유시민은 제도적이고 근본적인 정치개혁에 신경쓰기보다는 ‘인적 청산’같은 투쟁 지향적 프로그램에 몰두했다”면서 “유시민이 그랬던 건 그가 그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는 ‘민주당에 대한 강한 혐오와 증오’ 및 ‘권력투쟁’에 감연돼 있다는 걸 시사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영남을 공략하고 노빠당을 만들기 위해선 반드시 민주당 구주류의 제거가 필요했는데 유시민은 그런 마키아벨리적 정략을 ‘개혁’의 이름으로 포장해 순진한 네티즌들을 오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을 저주하지 말라. 설사 열린우리당이 무언가를 크게 잘못하고 있다해도, 그것이 추 의원의 정치적 선택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는 유 의원의 주장에 대해 “열린우리당이 민주당에 대해 ‘반개혁, 친부패, 지역주의 기생정당’이라는 비판을 퍼부으면서 그걸 아예 구호화해 매일 노래를 부르다시피 했으며, 유시민은 그런 일의 최전선에 서있었다”면서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정당성은 스스로 세우는 것”이란 유 의원의 말에 대해서도 그는 “열린 우리당이 그간 정당성을 스스로 세웠나”고 반문하면서 “민주당 죽이기를 위해 그걸 세우고자 했으며 그 선봉에 유시민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이어 “정당혁명을 실현하기 위한 몸부림이 민주당보다는 열린우리당에서 더 가열차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엔 동의하지만 그런 ‘이익’을 초과하는 분열의 비용은 계산해보았냐”면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각기 전혀 다른 세상에서 떨어져 나온 것처럼 과장하지는 말라”고 비난했다.

그는 “단죄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 남을 비난하고 쓰러뜨리는 일보다는 자기를 바로 세우는 일에 힘과 지혜를 다하자”는 유 의원 주장에 대해서도 “유시민만큼 ‘단죄의 담론’을 많이 생산해낸 정치인도 없을 것”이라고 냉소했다.

“노빠의 ‘노무현 죽이기’”

강 교수는 ‘부안사태’를 예로들면서 유시민 의원 등을 비롯한 소위 ‘노빠’들의 맹목적 지지의 위험성에 대해 지적했다.

“노무현의 명백한 실책에 대해서도 노빠들의 비판이 전무한데다 계속 ‘잘한다, 힘내라!’만 외쳐대니 노무현은 스스로 자신을 더욱 고립시켜 가는 ‘마이너스 정치’를 고집해온 게 아니겠냐”는 것이다.

그는 “지금 노빠들은 80년대식 이분법 선동정치에 휘둘리고 있다. 냉정한 이성을 회복하고 잘 생각해보라. 그런 식으론 노 정권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노 정권은 독선을 버리고 겸허해져야하며, 노빠들은 그렇게 되게끔 자극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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