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관장 金潤洙)과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이 한국인의 「미국 이민 100주년」과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Asian Art Museum) 이전 개관을 기념하여 공동 주최한 <사계의 노래: 8인의 한국작가>전을 세계유력 신문인 뉴욕 타임즈가 대대적으로 호평 했다.

뉴욕 타임즈 12월 13일자에 실린 내용을 아래 요약한다.

(원문참조)

http://www.nytimes.com/2003/12/12/arts/design/12COTT.html

잔잔한 무관심속에 있었던 한국미술, 드디어 재조명되다.

( 뉴욕 타임즈 12. 12, Holland Cotter 집필)

모든 사람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는 한국의 청자는, 1979년에야 미국인들에게 널리 알려 지게 되었다. 바로 그해  Asian Art Museum이 주관한 '한국미술 5000년 전시' 때문이다.

묘하게도 '90년대까지 이러한 큰 전시회는 없었다. 중국이나 일본에 대해 알고자 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한국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심지어 경매에서 낙찰 될 때조차 한국에 대한 관심은 없었다. 하지만 Asian Art Museum이 일을 저질렀다. 1989년에 아시아 미술관은 김백금자씨를 한국미술 큐레이터로 채용했다. 외국 박물관에서 한국미술 큐레이터를 고용한 것은 처음이다. 올해 다시 그가 더 일 하도록 재촉 하고 있다.

아시아 미술관의 새 보금자리인 시민회관(Civic Center)에서 두 개의 전시회 개막행사가 있었다. 하나는 백금자씨가 기획한 "고려: 한국의 계몽시대, 918년-1392년" (Goryeo Dynasty: Korea's Age of Enlightenment, 918-1392)이고 다른 하나는한국의 국립현대미술과 공동 주관한 "사계의 노래 : 8인의 한국작가" (Leaning Forward, Looking Back : Eight Contemporary Artists from Korea) 전이다.

새롭게 단장하여 지난봄에 재 개관한 이 미술관에, 색다른 두 전시회를 함께 개최하여 미술관의 일신된 면모를 과시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고대와 현대미술을 대등하게 제시해야하는 이러한 종류의 전시는 까다로울 수 있다. 즉, 각각 다른 분야의 학자들과 다른 제시방식이 요구되고, 다른 층의 관객을 겨냥한다. 

아시아미술관은 비난에 노출될 위험을 안고도, 예측키 어렵고 변화무쌍한 현대 미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이러한 도박은 쉽게 실패 할 수 도 있다. 즉, 옛것은 진짜"처럼 보이게 하고 새로운 작품은 최악의 경우 어리석은 짓처럼, 최상의 경우 그저그런 것으로 보이게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전시의 경우, 현대미술에 대한 미술관의 신념이 보상을 받았다고 말 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

고려 전시에 있어서 신념은 필요치 않았다. 산업화, 혁신적, 불행한 시대였던 고려가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연구 되어진 적은 없다. 샌프란시스코 전시회만이 미국에서 일거에 이것을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은 유감이다. 고려 미술 그 자체만 볼 때는 즐겁다. 아주 심오한 모양(rarefy)인 고려청자는 실제로 고려시대 발명품이다. 서구에서 한국을 Korea로 이름 지어 지도록 했던 왕조국가의 센세이션한 작품과는 거리가 멀다. (이하 고려시대 도자기 설명 중략)

재미있는 것은 고려전시와 현대미술 전시회가 서로 보완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 미술전시회는 아시아 미술관 큐레이터 Jeff Kelly와 국립현대미술관 강승완 큐레이터가 기획 했다. 국제적으로 알려진 패기 발랄한 작가 보다는, 한국의 전통과 현재 나타난 고통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4-50대의 작가들을 선정 했다고 밝히고 있다.

예컨대 개념적인 작업을 하는 조덕현은 고고학적 미술을 보여 준다. 6월 그는 아시아 미술관 뒤편에 구덩이를 파고 실제크기의 합성수지로 만든 개를 묻었고 지난 가을 그것을 다시 발굴했다. 그리고 그는 개가 한국에서 어떻게, 언제 미국에 왔는지를 알려주는 스토리를 함께 미술관에 전시 한다.

다른 작가는 전통을 직접적으로 채택하지 않고 전통의 형태를 재현한다. 정종미의 추상화는 장지에 한천, 염료 등으로 색을 낸 꼴라쥬 그림을 보여 주는데, 한국 여인들이 만든 보자기를 연상케 한다. 황인기의 풍경화는 레고블럭 또는 시퀸 형태의 크리스탈로 이루어졌는데, 먼 거리에서 볼 때 비로소 결속되어 하나의 풍경을 이룬다. 마치 한국의 상황과 같이, 어쩌면 작가가 이를 염두에 두었을지도....

굵은 붓으로 그린 송현숙의 항아리는 고려자기를 연상케 한다. 우순옥의 꽃, 초롱불, 그리고 빈손으로 이어진 영상작품은 불교의 우주적 관대함을 나타낸 것 같다. 이정진은 불교 성해함인 파고다를 소재로 한국전역에 걸쳐 분포되어있는 파고다를 사진 찍어 실제 배경을 제거하여 건축적 형식을 마치 우주선처럼 종이의 여백 위에 부유시킨다.

전시실 저쪽 편에서 거리를 두고 본 김홍주의 커다란 잎과 꽃은 마치 오려낸 종이처럼 평평하게 보인다. 실제로는 아주 작은 추상적 형태와 붓자국으로 이루어진 그의 잎과 꽃은 "만오천 부처상"의 자연 등가물이다. 끝으로, 지도와 움직이는 물방울을 확대시켜 투사한 김영진의 작품은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의 이미지일 수 있고 또한 불교가 맑게 하고자하는 희뿌연 시각을 통해 지각된 보다 큰 세계를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

모든 작품이 그 단독으로서 강한 인상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전체로 볼 때 멋지게도 고려시대의 공명을 울리면서, 한국적 및 국제적 등 두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현대 미술은 너무 서구적인 모방을 한다며 가끔 멀리 하곤 한다. 마치 고려시대 미술은 너무 중국적이라며 비난 받은 것처럼. 이러한 결론은 보는 사람이 누구냐에 달려 있다.

지각은 경험을 통한 배움에서 결과 되는 진화의 일종이다. 지각은 새로운 주입과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예술의 경험을 통한 교육으로부터 생겨난다. 특히 한국미술과 같은 생소한 분야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 동안 서구세계에서 보지 못한 한국 미술에는 우리가 알아내야 할 것들이 많다. 한국 미술과 문화에 이르는 길을 비추어 준 Asian Art Museum은 그러한 노력을 본 전시를 통해 계속 해 나갈 것이다. 이제, 다른 미술관이 그 불을 이어 받을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