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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유물이 잠자는 운대리 도요지
전남 고흥 운대리 도요지 관리 안돼 몸살...사적지 지정 절실
2004년 05월 16일 (일) 00:00:00 김성철 기자 iegux@naver.com

부천타임즈: 전남동부 김성철 기자

전남 고흥군 두원면 운대리 일대는 흑자, 청자, 분청사기 등 도자기 파편들과 가마터가 발견된 곳으로 1985년도에 전라남도 지방기념물 제80호로 지정된 지역이다.

   
▲ 운대리 도요지 인근 산사면 구릉지에 묻혀 있는 각종 유물들 ⓒ2004 김성철

운람산 산자락이 내려다보이는 운대 저수지를 중심으로 운곡, 석촌, 상대, 중대 마을에 이르기까지 약 100여만평이 청자와 분청사기를 제작한 가마터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다.

   
▲ 운대리 청자 분청사기 가마터 약도(붉은표시가 분청사기 가마터)

1973년에 분청사기 가마터가 처음 발견된 이후, 84년에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의 지표조사를 통해 분청사기 가마터 4개소와 청자 가마터 5개소를 확인했고, 1989년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한 지표조사를 통해 청자 가마터 5개소와 분청사기 가마터 25개소를 추가로 확인한 바 있다.

2000년부터 발굴조사단을 만들어 운대리 가마터 28개소를 발굴 조사했다. 2년여 동안 발굴조사단이 발굴한 유물을 살펴보면, 운대리 청자 가마터에서는 대접, 접시, 화형접시, 종지, 반구편병, 흑갈유병, 갑발, 갑발받침, 항아리 등이 나왔고, 분청사기 가마터에서는 대접, 접시, 완, 마상배, 잔, 단지, 호, 병, 합뚜껑, 대발, 도침, 갓모 등의 유물이 나왔다.

   
▲ 운대리 산골짜기마다 널려있는 분청사기 파편들 ⓒ2004 김성철

특히 분청사기 파편에서 발견한 문양과 분장기법은 무문, 초문, 사선문, 중권문, 우점문, 파상문, 국화문, 연판문, 승렴문 등이 그려져 있고, 분장기법에는 인화기법, 조화·박지기법, 분장기법, 철화기법 등 다양한 기법을 사용했는데, 주로 이 곳에서 출토된 분청사기는 인화기법을 많이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 운대리 도요지에서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된 분청사기 연화모란사이병 일본 오오사카 박물관 보관

분장기법에 있어서 여러 가지 방식을 택했지만, 이 곳에서 사용한 인화기법은 문양을 일정한 간격으로 찍은 다음 백토를 메워 투명한 기름을 발라 구웠고, 그밖에 조화·박지기법은 분장토를 바르고 그 위에 선으로 문양을 그리거나 박지문을 선으로 그려낸 다음 남은 여백을 그려 구웠으며, 철화기법은 그릇 표면에 분청토를 바르고 그 위에 철분으로 인산문, 당초문, 어문 등을 그려 넣었다.
운대리 가마터에서 발견된 분청사기 파편 일부분이 '분청사기분장철화초문병' '분청사기인화문병' 등과 일치하며, 일본으로 건너간 '분청사기연화모란사이병'도 같은 문양의 파편들이 발견이 되는 것을 보면, 여기서 발견된 모든 유물들이 문화재로서 그 가치를 높이 평가받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운대리 도요지를 역사적으로 고찰해 보면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는 전라도에 자기소(磁器所) 31개소와 도기소(陶器所) 39개소 등 70개소가 있는 것으로 기록된 바, 그 중에 한 곳이 보성군으로 표기되었는데 이 곳이 운대리 가마터라는 사실이 추후에 밝혀지고 있다.

   
▲ 운대리 도요지에서 만든 분청사기 분장철화초문병

발굴을 통해 10세기 전후에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흑유(黑釉)가 발견이 된 점은 운대리 가마터가 만들어진 연대가 고려시대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으며, 15세기부터 16세기까지 생산된 운대리 분청사기는 일반 서민들도 쉽게 사용했을 것으로 본다.

운대 도요지에서 만들어진 고려다완(高麗茶碗)과 분청사기 등이 국내는 물론 제주도를 거쳐 일본에까지 전해지면서 다완에 깊은 관심을 가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에서 만들어진 도기(陶器)가 탐이 나서 임진왜란을 일으켰다는 설이 항간에는 있다.

아무튼 정유재란 때 왜적들이 조선을 침략해서 가장 먼저 분청사기 가마터를 모두 파괴했고 유명한 도공들을 일본으로 납치하여 분청사기의 맥을 끊어 버린 사실은 간과할 수 없다.

그 당시 일본에서 유행했던 이도다완은 일본인이 차를 마시는 사발로 사용했기에 흔히 막사발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고려다완은 막사발과 제작기법이나 모양이 달랐다. 오늘날 청자 백자는 재현이 가능해도 고려다완은 재현하기가 힘든 점도 바로 이도다완과 구별이 된다.

일본 도자기 애호가들은 몇 십 년 전부터는 운대리 도요지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다완, 청자, 백자, 분청사기 등 각종 유물들을 훼손하거나 절취해 갔다.

   
▲ 분청사기 2호 가마터 주변에서 분청사기 파편을 줍는 송학종 회장 ⓒ2004 김성철

그 중에 일본 '작은고추회' 회원들이 제작한 동인지를 보면 "지면에 널려있는 도자기 조각을 보고 양이 안 찬다는 식으로 터널을 뚫고 들어가 파편을 골라낸다.

화물 무게를 계산하면서 줍는가 하면 버리고 버리는가 하면 줍는다"면서 "쇠똥 밑에서 질 좋은 삼도파편이 보여 쇠똥을 떼어내고 비닐 봉지에 담아 온 것이 나중에 훌륭한 고도의 분인(紛引)이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내용들을 보면서 우리 문화의 현주소를 얘기하는 것 같다.

분인(紛引)은 검정색 태토에 백화장을 칠한 다음 투명한 기름을 뿌려 기름이 묻은 곳은 푸른빛을 띄며 기름이 묻지 않는 곳은 백니가 떨어져 흑토 빛깔이 생기면서 매혹적인 색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일본사람들이 가장 소장하고 싶어한다.

이렇듯 운대리 도요지에서 생산된 다완의 특징을 살펴보면 유약이 묻지 않아서 쐐기 모양의 파편이 보이고, 죽절 굽 마디가 대나무처럼 생겨나며, 검정 흙으로 만들었기에 일본사림들이 명완으로 꼽는 미요시와 쇼하구 모두 이 곳에서 생산된 것이 분명하다.

운대리 도요지에 이런 훌륭한 다완을 생산했기에 일본인들이 평가하기를 "운대리 도요지는 세계에서 제일 가는 요장"이라고 말한다. 이는 유네스코 문화재로서도 손색이 없는데도 우리나라에서는 운대리 도요지를 거의 무방비 상태로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 운대리 도요지에서 발굴된 분청사기를 설명하는 송학종 회장 ⓒ2004 김성철

운대리 도요지가 일본인들에 의해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부터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찾고, 등산객을 가장한 도벌꾼들이 그 일대를 샅샅이 뒤져서 도굴한 유물들을 야밤에 트럭으로 실어 나르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누가 나서서 이를 막지 않는다.

또한 비가 많이 오거나 산사태가 나면 산사면, 구릉, 계곡 등에 널려있는 많은 유물들과 가마터가 유실되거나 파손되는 경우가 있지만 이에 대해 내 놓은 대책이 겨우 형식에 그치기 때문에 원형 보존이 갈수록 힘들다.

이에 대해 송학종 운대도요지 보존회장은 "운대리 도요지가 지방 기념물로 지정한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별다른 진전이 없고, 확실한 유물보존 대책도 없다"면서 "정부에서 빠른 시일 내에 사적지를 지정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예총 고흥지부는 '운대리 도요지 사적지지정 추진위원회'를 따로 구성하여 고흥군민을 상대로 10만인 서명 운동을 하기로 구체적인 방침을 세워놓고 다음달부터 전개할 예정이다.

한편, 고흥군 문화관광과 장영식 과장은 "오는 8월 중순경에 운대리 도요지에 관한 학술세미나를 열고 나면 운대리 도요지 박물관 건립 계획안이 구체적으로 나올 것 같다"면서 "사적지로 지정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고흥군에서 하는 일은 한계가 있다"며 그간 어려움을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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