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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칼럼] 시청 옆 노른자위 땅 매각... 부끄러운 민낯
2015년 09월 22일 (화) 22:01:58 김인규 kimhope10@hanmail.net

김인규 전(前) 부천시 오정구청장

복사골 부천은 지난  여름부터 시청 옆 노른자위 땅 매각 문제로 시끄러웠다.

이 땅은 중동신도시 조성 당시 마련된 호텔 부지와 문예회관 부지인데, 사전에 충분한 설명회나 공청회 등 공론의 장 없이 고층 아파트를 건립한다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정당을 달리하는 시의원들과 정치인, 이해관계 시민들의 거센 반발로 부천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혔다.

부천시의회에서는 찬ㆍ반 대립으로 임시회 본의회가 상당기간 열리지 못하는 파행을 겪었다.

   
▲ 김인규 전 오정구청장
안건 처리를 놓고 의원들 사이에 고소가 있었고, 자당 소속 의원이 비협조적이라고 해서 중앙당에 징계를 요청하는가 하면, 의결 정족수에 한 명이 부족하여 그 한 사람을 의회에 참석키 위해 찾아다니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그를 데리고 어디론가 피해 있었다는 등 볼썽사나운 이야기들이 들려왔다.

사안이 중대한지라 시장이 속한 당정회의를 급히 열어 그 과정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의 의견에 대한 진실 여부를 따지는 촌극도 있었다고 한다. 시장은 자당 소속 일부 의원이 비협조적이라고 SNS를 통해 얼치기 정치인 운운 하는 등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일부 의원이 이 건에 관여됐다거나, 인근 토지와 건물 소유자의 알박기 소문, 반대쪽 정치인들의 단식농성, 시의 단체장이 반대집회를 신고한 다음날 그 단체의 연중 가장 큰 수련대회에 시장 이하 간부공무원은 물론 시장이 속한 당의 도ㆍ시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일, 뒤늦게 주민 서명을 받기로 한 결정에 대한 진정성 의문 등등… 이번 사태로 인해 ‘부천의 게이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민들에게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냈다.
 
기초의원들도 정당 소속이 있어 의사결정이나 참여 과정에 갈등이 있을 수 있다. 그러한 갈등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어떻게 조화시켜 나가느냐가 정치적 수완이다.

시민 편에서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공론의 장을 펼쳤더라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 피로스 왕은 강적인 로마군과 싸워 두 번 승리하고 세 번째 싸움에서 패해 망했다. 너무 잦은 전투로 유능한 장수들과 부하들을 잃었기 때문이다.

상처 뿐인 영광, 이기고도 진 싸움, 너무 많은 희생과 대가를 치르고 얻은 이익을 일컬어 '피로스의 승리(pyrrhic victory)'라는 말을 쓴다.

로마를 이겼을 당시 피로스 왕은 "이런 승리를 한 번 더 거두면 우리는 끝장이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최근 그리스 국가 부도사태와 관련해 '피로스의 승리'를 인용한 외신 기사가 있었는데, 지금 부천시의 땅 매각 사태에 딱 맞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인가. 부천시정을 순탄하게 이끌 책임을 정해진 임기동안 위임받은 시장과 정당이라면 이제부터라도 시민을 위한 진정한 모습을 보여줄 때 부천시를 걱정하는 시민들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위로와 안심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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