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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수주문학상' 당선작 '쓸쓸함의 비결'
2015년 09월 18일 (금) 07:24:08 양주승 기자 webmaster@bucheontimes.com

부천타임즈:양주승 대표기자

수주문학상 운영위원회(위원장 구자룡)는  '제17회 수주문학상' 당선자로 경남 창원의 박형권 시인의  「쓸쓸함의 비결」을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민족시인 수주 변영로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전국 공모를 실시하고 있는 수주문학상운영위원회(위원장 구자룡)는 지난 8월 1일 ~8월 20일까지 접수된 전국 305명의 작품 2,600여 편이 예심(50명 작품 선정)을 거쳐 본심에 올라왔으며,  심사위원 최문자(시인.배재대학교 석좌교수), 김기택(시인.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 두 분은 최종 4명의 작품 중 박형권 시인의 「쓸쓸함의 비결」외 7편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 박형권 시인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1,000만원이 수여되며, 시상식은 2015년 10월 27일(화) 오후 3시, 부천시청 5층 만남실에서 개최된다.

최문자,김기택 심사위원은 " '쓸쓸함의 비결'은 자연의 변화와 기운이 하나의 사물 속에서 감지되는 순간, 세상의 수많은 이야기들이 하나의 무심한 몸짓 속에 감춰져 있는 순간을 행복하게 포착한 수작이다"면서 "이 시는 그 순간을 통해 삶의 희로애락이 광풍처럼 지나간 자리, 욕망과 희망과 기대가 사라져버린 자리에 남는 쓸쓸함이 사실은 얼마나 풍요로운 세계인가를 슬쩍 내비쳐 보여준다." 고 말했다.

특히 "노인이 봉창문을 여는 순간에 갑자기 생기는 안과 밖의 광대한 경계, 노인과 나를 가르는 낯선 경계, 삶과 죽음 사이에 놓인 아득한 경계들이 '문풍지 한 장의 두께'로 압축되는 과정은 음미할만하다."고 평했다.

더불어 "시적 자아가 사라져서 하나의 풍경 속에 조화롭게 녹아드는 희열의 경험, 세속적인 모든 것들의 가치와 의미가 무화되는 지점에 대한 종교적 미학적 원리를 한 노인이 문을 여는 아주 사소하고 평범한 이야기에서 이끌어내는 방법은 탁월하다."고 밝혔다.


'쓸쓸함의 비결' 박형권


어제 잠깐 동네를 걷다가
쓸쓸한 노인이
아무 뜻 없이 봉창문을 여는 걸 보았다
그 옆을 지나가는 내 발자국 소리를 사그락 사그락
눈 내리는 소리로 들은 것 같았다
문이 열리는 순간
문 밖과 문 안의 적요(寂寥)가 소문처럼 만났다
적요는 비어있는 것이 아니다
탱탱하여서 느슨할 뿐
안과 밖의 소문은 노인과 내가 귀에 익어서 조금 알지만
그 사이에 놓인 경계는 너무나 광대하여
그저 문풍지 한 장의 두께라고 할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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