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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보1배 마친 추미애... "민주의 풀꽃으로 다시 필 터"
[현장] 광주 5.18묘역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 발표 후 병원으로
2004년 04월 06일 (화) 00:00:00 오마이뉴스 webmaster@ohmynews.com

오마이뉴스: 이주빈/안현주(clubnip) 기자      

   
▲ ⓒ 오마이뉴스 안현주
   
▲ 보1배를 마치고 광주 망월동 51.8국립묘지에 분향, 묵념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추미애 민주당 선대위장 ⓒ 오마이뉴스 안현주

 [5일 밤 9시 10분
]

망월동에 선 추미애 "어린 양처럼 어딘가 의지처를 원한다"

사흘간에 걸친 추미애 민주당 선대위장의 삼보일배가 드디어 광주 망월동 5.18 국립묘지에서 멈췄다. 5일 오후 6시 25분 추 선대위장은 민주당 당원 및 지지자, 시민 500여 명의 박수와 격려를 받으며 5.18 국립묘지 분향대 앞에 섰다.
추 선대위장은 김홍일 민주당 의원과 함께 헌화·분향한 뒤 5.18영령들에 대한 추모묵념을 올렸다. 그가 바친 헌화 리본에는 '추모 묵언수행(默言修行) 추미애'라는 문구가 새겨 있었다. 사흘동안 삼보일배를 진행하는 동안만큼은 말을 하지 않았던 자신의 정황과 심경을 담은 문구였다.

추 선대위장은 묵념이 끝난 뒤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했다. 추 선대위장은 "삼보일배를 하는 동안 한 정치인이 아닌 갈등하는 한 인간으로 돌아오게 됐다"며 "육체의 고통은 스스로 할 수 없었던 마음 비우기를 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고 인간적 소회를 밝혔다.

그는 삼보일배의 장소로 광주를 택한 까닭에 대해 "민주혼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정당이 사사로운 욕심에 깨지고 금이 가는 동안에 지지하는 마음이 흩어지고 산산조각 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들은 두렵다. 어린양처럼 어딘가 의지처를 원한다"는 말로 민주당 안팎의 시련을 빗댄 추 선대위장은 "흩어진 마음 하나로 다시 결집시켜 민주의 풀꽃으로 다시 피어나게 해달라"고 읍소(泣訴)했다.

   

▲ 망월동에 입성한 추미애 선대위장을 격려하기 위해 400여명의 당직자와 시민들이 5.18국립묘지를 찾았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 사흘간의 3보1배를 마치고 병원으로 긴급이송된 추미애 선대위장 ⓒ 오마이뉴스 안현주

삼배일보 다 마친 추미애, 병원으로 긴급이송... 정확한 상태 검사해봐야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한 직후인 오후 6시 40분, 추 선대위장은 구급차를 타고 전남대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 측은 추 선대위장의 상태에 대해서 "무리한 운동으로 인해 허리 염좌증상이 있기 때문에 MRI(자기공명영상법 Magnetic Resonance Imaging) 촬영을 해봐야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추 선대위장의 한 측근은 "증상이 심각해 장기간 입원해야할 경우엔 광주에서 입원치료를 받겠다"고 말했다. 현재 전남대 병원에는 전갑길(광주 광산), 조정곤(네티즌 비례대표) 후보와 당직자 등이 추 선대위장과 함께 머물고 있다.

한편 추 선대위장은 오후 2시 25분부터 삼배일보를 다시 시작 인도가 없는 국도에서만 잠시 휠체어를 이용했다. 추 선대위장이 망월동 초입에서부터 힘겹게 삼보일배를 시작하자 몇몇 여성 지지자들이 "저러다 사람죽는다"며 "의원님, 휠체어를 타세요"하고 강하게 권유했지만 이를 거부했다.

DJ 장남인 김홍일 의원은 오후 3시 40분 경 망월동 초입에 도착해 추 선대위장 행렬에 합류했다. 김 의원은 "미안하고 착잡한 심정"이라며 "힘닿는 데까지 추미애 의원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 추미애 선대위장을 격려하기 위해 방문한 김홍일 의원, 두 의원은 당직자들의 부축을 받으며 힘겨운 만남을 가졌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민주의 풀꽃으로 다시 피어나겠습니다"

 

 

삼보일배 마친 추미애 선대위장의 '국민께 드리는 말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 4월 3일 제주 4.3항쟁 56주기 추모식에 참석을 하고 당일 바로 광주로 왔습니다. 갑작스런 한 정치인이 대단한 일인 것처럼 삼보일배를 올린다는게 저 자신 염치없고 부끄러웠고 괜히 이런 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삼보일배를 하면서 한 배 한 배, 한 걸음 한 걸음마다 마음을 낮추고 마음을 비우고자 했습니다. (삼보일배를 하는 동안) 저는 한 정치인이 아닌 갈등하는 한 인간으로서 돌아오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묻고 또 물었습니다. 육체의 고통은 어느덧 잊혀지고 마음의 빈자리가 넓어지는 걸 느꼈습니다. 육체의 고통은 제 스스로 할 수 없는 마음 비우기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제가 이곳 광주 망월동을 택한 것은 이곳이 민족혼이 깃든 곳이고, 그분들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정당이 사사로운 욕심에 깨지고 금이가는 동안에 지지하는 마음이 흩어지고 산산조각이 났기 때문입니다.

침과 담배꽁초가 나뒹구는 길바닥 위에서 한 절 한 절 올릴 때마다 제 자신이 가장 낮은 사람이기를 기원했습니다. 흩어진 유리조각을 보면서 산산조각이 나버린 흩어지고 산산조각 난 마음이 다시 모아지기를 기원했습니다. 깨지고 흩어진 마음 하나로 다시 결집시켜 민주의 풀꽃으로 다시 피어나겠습니다.

영령들이시여.
그대들이 피 흘린 길은 저에겐 속죄하는 길이 되었습니다. 우리들은 두렵습니다. 어린양처럼 어딘가 의지처를 원합니다. 힘없는 제가 흔들리는 많은 이들의 의지가 되게 해주십시오. 도와주십시오. 민주당을 부활시켜 정의로운 역사를 쓸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힘을 모아 헤쳐나가겠습니다."

 [ 5일 오후 2시]

수척해진 추미애 "기어서라도 망월동까지 가겠다"

수척한 기색이 역력한 '추다르크'가 휠체어도 거부한 채 광주 망월동 5.18묘역을 향한 삼보일배를 멈추지 않고 있다. 5일로 삼보일보 사흘째를 맞고 있는 추미애 민주당 선대위장은 김현종 민주당 부대변인을 통해 "기어서라도 망월동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추미애 선대위장의 5일 삼보일배 일정은 당초 예정됐던 오전 9시가 훨씬 지난 정오 무렵에 시작됐다. 그만큼 지쳐 있기 때문이다. 추 선대위원장이 이틀 동안 삼보일배를 해온 거리는 대략 8km. 남은 거리는 약 7km에 달한다.

   
▲ ⓒ 오마이뉴스 안현주

 

   
▲ 지지자들이 휠체어를 탈 것을 권유했지만 추 선대위장은 이를 완강히 거부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민주당 관계자들은 건강상태와 추후 일정 등을 고려 삼보일배를 중지하라고 권유했지만 추 선대위장은 "기어서라도 망월동에 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김현종 부대변인은 전했다.

5일 추 선대위장의 삼보일배는 '우리의 소원'이라는 노래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계속 됐다. '추미애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과 민주당 당원들은 '당신은 지금 희망의 나무를 심고 있습니다'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추 선대위장의 삼보일배 뒤를 따르고 있다. 3명의 추사모 회원들은 추 선대위장과 함께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추 선대위장이 광주 각화동 농산물 도매시장을 지날 무렵엔 장을 보러나온 시민 100여 명이 인도로 나와 박수를 치며 "추미애"를 연호했다. 특히 한 시민은 "힘내시라"며 한약 봉지를 건넸다. 식목일을 맞아 시외로 나들이를 나가던 일부 시민들은 차 안에서 "추미애 파이팅"하며 손을 흔들기도 했다.

계속되는 시민들의 박수와 연호에 감정이 북받친 듯 추 선대위장은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추 선대위장의 삼보일배 속도는 3일과 4일에 비해 거의 절반 정도로 떨어진 상태다. 민주당측 관계자들이 서너 차례 휠체어 탈 것을 권유했지만 추 선대위장은 삼보일배를 멈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광주 각화동 화물터미널을 지나면 일반 국도로 접어들기 때문에 추미애 선대위장이 삼보일배를 계속하기엔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편도 2차로의 도로가 식목일과 한식일을 맞아 시외나들이와 망월동 묘역으로 성묘가는 차량으로 인해 정체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도엔 인도가 없어서 추 선대위장이 삼보일배를 계속하기 위해선 차로로 들어서야 한다. 이럴 경우 극심한 정체가 예상된다.

정오 무렵부터 약 한 시간 동안 삼보일배를 한 추 선대위장은 오후 1시 10분 현재 구급차 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추 선대위장의 건강상태가 매우 안 좋은 상태이기 때문에 통상 10분을 가졌던 휴식시간이 더 길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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