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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간판 떼 '천막당사'로 출근
2004년 03월 25일 (목) 00:00:00 오마이뉴스 webmaster@ohmynews.com

오마이뉴스: 구영식/최경준 기자 

   
▲ 박근혜 한나라당 새대표와 당직자들이 떼어낸 당 현판을 들고 걸어가 천막당사앞에서 현판식을 가졌다. ⓒ2004 오마이뉴스 이종호

"탄핵철회 주장하는 소장파와 타협할 생각 없다
당이 거듭날 때까지 천막당사를 떠나지 않겠다"

박근혜 대표는 24일 오전 '천막당사 입주식'이 끝난 뒤 바로 상임운영위 회의를 주재했다.

박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국민이 우리의 진심을 받아줄지는 미지수지만 진정으로 과거를 반성하고 새 출발하려는 우리의 마음을 국민이 받아주길 바랄 뿐"이라고 호소한 뒤 "용서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 멀쩡한 당사를 놔두고 천막으로 오게 됐는지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케 했다.

박 대표는 이어 "국민의 눈총을 피하기 위해 일시방편으로 천막당사에 온 게 아니다"라며 "여기서 총선을 치러내고 새 설계를 해서 거듭날 때까지 천막당사를 떠나지 않겠다"고 비장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박 대표는 "한나라당은 앞으로 민생, 즉 먹고사는 문제에 당력을 기울여 나가겠다"며 "앞으로 천막당사에 경제현황판을 만들어 매일 중요한 경제수치들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상득 사무총장은 "어제 밤을 새워 천막당사를 세웠다"며 "당사가 팔리면 형편에 맞는 당사를 구입하겠지만 지금은 임대할 형편도 안돼서 천막으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상임운영위 회의가 끝난 뒤 '천막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말보다 실천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특히 수도권 공천자들을 비롯한 당내 소장파들이 탄핵철회를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 "그분들의 충정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대표로 선택된 이상 제가 약속한 것을 그대로 실천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소장파도 양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 "탄핵철회 주장하는 소장파들 충정 이해하나..."

즉 탄핵철회를 주장하는 소장파와 '대화'는 하겠지만 '타협'은 없다는 것. 박 대표가 이렇게 '탄핵철회 불가'를 천명한 상황에서 대표와 소장파가 어떤 접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박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이 끝나자 "한나라당이 죄를 져 불편한 당사에 있게 해서 죄송하다"며 천막 기자실에 대한 양해를 구한 뒤 출입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한편 상임운영위 회의는 '종합회의실'이라고 이름붙여진 천막에서 이루어졌는데 회의도중 마이크의 연결상태가 좋지 않아 일부 당직자들은 육성으로 현안을 보고하기도 했다.

회의가 끝난 후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이 보내온 난 화분이 도착했으며 일부 공천자들은 박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다음은 박근혜 대표의 상임운영위 모두발언과 기자간담회 일문일답이다.

"한나라당은 오늘부터 천막당사에서 새 출발을 한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천막당사 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국민이 우리의 진심을 받아줄지 미지수지만 진정으로 과거를 반성하고 새출발하려고 하는 우리의 마음을 국민이 받아주길 바랄 뿐이다. 용서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 당사를 놔두고 천막으로 오게 됐는지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국민의 눈총을 피하기 위한 일시방편 아니냐고 하는데 그런 뜻은 전혀 없다. 우리는 여기서 총선을 치러내고 새 설계를 가지고 거듭 날 때까지 천막당사를 떠날 생각을 하지 않겠다. 돈없이 정치할 수 있다는 당 체질을 강조하는 의미다. 어려움 극복하고 거듭나서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결의를 다지는 계기가 되도록 힘을 모아 달라.

한나라당이 거듭나기 위해 민생, 즉 먹고사는 문제에 당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천막당사에 경제현황판을 만들어 매일 실업률과 외환보유고, 설비투자율, 물가 등을 점검하겠다.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그런 것들을 챙기고 대안도 제시하겠다.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정부에 대책마련을 촉구하겠다.

정부에 대한 비판도 건설적인 비판에 한정하겠다. 국민은 민생을 챙기면서 정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민생을 챙기면서 정부를 비판할 것은 비판하겠다. 여태까지 한나라당은 좋은 정책을 개발, 발표해놓고도 빛을 보지 못했다. 잘 챙기기 못한 점을 반성한다. 앞으로 정책개발에 50%를 할애한다면 정책이 잘 실천되는지 점검하는 데 나머지 50%를 할애하겠다. 말만 하는 정당이 아니라 실천하는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

원래 원탁을 선호하는데 천막당사로 와서 더 딱딱해지는 것 같다. 제가 추구하는 것과는 거꾸로 가고 있는데 형편상 어쩔 수 없다."

- 노사문제를 비롯한 기업관과 경제관, 또 경제공부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얘기해 달라.
"당면한 문제는 실업이다. 실업으로 인해 내수 위축되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 순 없다. 그것은 세금을 비생산적인 곳에 쓰는 것이다. 결국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 수밖에 없다. 정부는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일을 해야 한다. 기업이 왜 투자를 못했나? 경제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의 1년을 '우왕좌왕'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경제정책이 왔다갔다 하면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다.

수출이 잘 된다고 실업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중소기업과 서비스업이 일자리 창출에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대기업을 규제하기보다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 펀드를 만들어 중소기업이 새로운 투자를 하면 펀드에서 50%를 지원해주는 것이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투자한다면 투자총액에서 빼줄 수도 있다.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실업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10년 후 뭘 먹고 살 것인가를 지금부터 걱정해야 한다. 성장엔진에 집중투자하는 데 힘을 쏟겠다.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지만 기업들도 투명해져야 한다. 투명한 기준에 맞지 않으면 엄격하게 규제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법치인데 곳곳에서 무너지고 있다. 노사문제도 법과 원칙이 지켜져야 하고 정부도 그런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경제공부는 학자나 전문가들을 모시고 말씀도 듣고 토론도 하고 제가 질문하기도 한다. 또 신문에 난 경제기사들을 열심히 챙겨보고 있다."

- 정쟁에 염증을 느낀다고 했는데 이것을 '이번 총선에서는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하지 않겠나'는 뜻으로 해석해도 되나.
"이번 총선뿐만 아니라 정치가 욕하고 비난하는 사이에 민생은 사라진다. 야당이기 때문에 정부를 비판하겠지만 건설적인 비판이 되도록 하겠다."

- 앞으로 총선이 22일 남았는데 선거대책위는 언제 구성할 것인가. 또 이미 구성된 비례대표 공천심사위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오늘 상임운영위에서 선대위 구성과 관련 여러 분들이 의견을 냈다. 이것을 참고해서 빠른 시일 내에 발표하겠다. 비례대표 공천심사도 지난번 만든 공천기준에 준해서 진행할 것이다."

- 어느 정도의 지지율을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지지율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있나.
"지지율이야 높을수록 좋은 것 아닌가. 민심을 감히 예단할 수 없다. (지지율 회복은) 국민의 피부에 와닿게 변화하는 것, 말보다 실천으로 옮기는 것에 달려 있다."

- 탄핵철회론과 관련 수도권 공천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했는데.
"그분들과 만나서 얘기하겠다. 지금은 수도권뿐만 아니라 영남권, 충청권 등도 전부 바닥이다. 어디 한군데만이 문제가 아니다. 천막농성 등 그분들의 충정은 이해한다. 그러나 전당대회를 앞두고 TV토론도 있었고 전당대회에서도 탄핵철회하면 안된다고 얘기했다. 국민들도 보고 대의원들도 봤다. 그리고 내가 선택됐다. 내가 약속한 것을 그대로 실천해야 한다. 소장파도 이 점은 양보해야 한다."

- 비례대표에 경제전문가를 영입할 생각은 있나.
"생각하고 있다."

- 노무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심리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출석하지 않아도 법에 문제가 안되나? 안된다고 하면 그렇게 할 수도 있지 않겠나."

-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은 언제 방문할 예정인가.
"회담의 형식이 아니더라도 국민이 편해지기 위해 할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제가 찾아가겠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겠다."

- 신진인사들을 전면에 배치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새 지도부를 그렇게 구성하겠다는 뜻인가.
"저는 한나라당이 앞으로 디지털정당, 정책정당 등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얘기했다. 인터넷을 통해 젊은층과 친근해지고 그들을 한나라당에 참여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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