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양주승 대표기자

8월 17일 폐막한 제17회 부천국제만화축제 개막식(13일) 축하공연이 축제 측이 내건 '만화, 시대의 울림’'상징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비보이 공연을 보여줘  만화관계자와 관객들을 실망시켰다.

국제행사에서 잘 기획되고 연출된 개막공연은 축제의 프리뷰(Preview)라는 상징성과 함께 부천의 문화예술수준을 전 세계에 알리는 가장 좋은 기회이며 관객의 관심을 증폭시킬 수 있는 이벤트의 총집결체인데 만화가 주는 상상과 창의성과는 관련이 없는 평소에 시민들이 진달래축제,복사골예술제, 청소년 예술제 등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비보이 공연으로 개막식의 품격을 떨어 뜨렸다.

그동안 부천국제만화축제의 개막축하공연은 '명품공연'으로 찬사를 받아왔다. 하지만 올해 공연은 지금까지의 '명품공연'의 명성을 순식간에 하류로 전략시켜 버렸다.

과거 필자는 칼럼을 통해 부천국제판스타스틱영화제(Pifan)와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의 개막식 축하공연을 비교하면서  '피판은 만화축제에서 한수 배워라','명품 개막공연으로 자리잡은 만화축제' 등 칼럼으로 만화축제의 행사 기획과 능력을 극찬했다.

반면 올해 피판의 개폐막식 축하공연은 피판의 환상과 모험의 판타스틱한 상징성을 유감없이 발휘해 관객을 감동시켜  그동안 앞서왔던 만화축제의 개막공연을 따돌리는데(?) 성공했다. 만화축제가 분발해야할 부분이다.

▲ 부천타임즈 DB/2009년 제12회 부천국제만화축제 개막식 스틸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2009년 제12회 부천국제만화축제 개막식에서는  세 명의 연기자들이 출연해  즉석에서 '동양화','나폴레옹'을   드로잉쑈를  통해 폭포가 흘러내리는 흑백동양화가 순식간에 칼라로 변한다거나, 나폴레옹 황제 그림을 순식간에 그려내는 등 '마술 같은 멋진 쇼'를 펼쳐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또한 드로잉쇼를 통해 즉석에서 제작한 'BICOF2009'티셔츠를  VIP에 선물하는 깜짝이벤트를 연출해 박수를 받았다.

또한 개막식의 테마인 '만화빅뱅',  '만화플래닛'에 맞춰 우주를 연상하게 하는 은빛 카펫과 우주인 복장 퍼포먼서들로 우주길을 연출하여 VIP, 만화관계자, 관람객을 맞이했다.

▲ 부천타임즈 DB/2010년 제13회 부천국제만화축제는 행사장 입구 배경을 성으로 꾸미고 도우미들의 복장을 메이드(하녀)로 분장시켰다ⓒ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2010년 제13회 부천국제만화축제는 한국만화박물관  입구에 삼국지 전투에 등장하는 성(城)을  배경으로 연출했으며 테이프 컷팅과 시상식에서는  행사진행 도우미들이 만화 속에 등장하는 메이드(하녀)의 캐릭터 복장으로  만화가 주는 상상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흔히 행사장에서 만날 수 있는 이벤트 회사의 정형화된 도우미들의 복장이 아니었다.

또한  '점프'의 개막축하공연은  태권도와 택견을 비롯한 동양무술을 총동원해  공중을 차고 오르는가 하면 공중회전 등  박진감 넘치는 코믹한 연기를 만화적 상상력을 결합한 스토리텔링 연기를 펴 관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과 볼거리를 선사했다.

당시 강진숙 총감독은"만화야 말로 상상의 세계가 현실이 되는 것이 아니냐"며 "원래 연출시나리오에는 출연진들이 칼을 들고 나오는 장면이 있었는데 만화가들의 무기는 '만화'이기 때문에 대결하는 장면에서 '만화'를 무기로 표현하는 연출을 시도 했다"고 말했다.

2011년 제14회 부천국제만화축제 개막식은 야외에서 진행됐다. 한국만화박물관 입구에서 한옥마을까지 레드카펫을 설치해 초청 내빈들이 만화,애니속 캐릭터 코스프레와 함께 동반입장해 관객들에게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 부천타임즈 DB/2012년 제15회 부천국제만화축제 개막식은 가수 호란이 DJ로 변신, 라디오 형식의 스튜디오를 무대로 꾸민 토크쇼에서 김만수 부천시장이 각시탈 가면을 쓰고 출연해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2012년 제15회 부천국제만화축제 개막식은 가수 호란이 DJ로 변신,  라디오 형식의 스튜디오를 무대로 꾸민 토크쇼에서  김만수 부천시장이 각시탈 가면을 쓰고  출연해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렇듯 명품 개막행사가 2013년부터 시들해 지기 시작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관람객이 증가하는 것에 대한 자만심과 안일함 때문일까?

부천국제만화축제는 만화가 주는 상상의 세계가 현실이 되는 융합을 통해 축제의 품격을 높이고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주는 축제로 업그레이드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