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향을 맡고 있는 한 여인. 허브향을 맡다 보면 마음에도 봄 향기가 스며든다.

무지갯빛 봄 내음을 맡으러 허브농원으로 간다. 목적지는 충북 청원의 상수허브랜드. 우리나라 최초의 허브농장이다.
　
유리온실의 문을 열자 상큼한 라벤더향이 콧속 가득 스민다. 머릿속이 깨끗해지는 느낌이다. 로즈마리를 손으로 훑어내리자 진한 향이 손에 묻는다. 상수허브랜드 대표 이상수씨(51)의 설명.
　
"허브는 손으로 만지면 세포가 파괴되면서 향을 냅니다. 오레가노를 만져보세요. 박하향이 묻어날걸요. 자기보호 차원에서 발산하는 허브의 향은 감기예방·신경안정 등 약효도 탁월하죠. 지금도 유럽의 가정에서는 비상약으로 허브 몇종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이상수씨가 잎을 하나 따서 내민다. 씹어 보니 달다. 스테비아 잎이란다. 설탕보다 당도가 300배 이상 높다. 다음에 내민 것은 헬리오트로프. 입 속에 넣으니 초콜릿향이 혀끝에 묻어난다.
　
상수허브랜드는 허브를 직접 만져보고 먹어볼 수도 있는 곳. 이상수씨는 사람들의 손을 타 시든 허브를 싱싱한 허브로 바꿔준다. 관람객들이 언제든지 허브를 만져볼 수 있게 한 배려다.

▲ 허브향을 맡고 있는 한 여인. 허브향을 맡다 보면 마음에도 봄 향기가 스며든다

허브랜드에는 각양각색의 허브가 있다. 레몬향을 내뿜는 레몬밤, 장수초로 잘 알려진 세이지, 진한 박하향을 뿜는 애플민트, 쓴맛을 내는 웜우드 등 550여종을 만날 수 있다. 각 허브 앞에 놓인 안내문에는 허브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씌어 있다.
　
허브랜드의 하이라이트는 허브터널. 50m 남짓한 꽃터널이지만 터널을 한번 통과한 사람은 표정부터 달라진다. 12일 허브랜드를 찾은 이미애씨(36·대전시·주부)는 "속상한 일이 있을 때마다 허브랜드를 찾는다"며 "향긋한 허브향을 맡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말했다.
　
허브랜드에는 허브 말고도 볼 게 많다. 80년마다 가지와 줄기가 한바퀴씩 돈다는 수령 500년의 용송과 수령 1,000년의 천년송 등 100여점의 희귀한 소나무분재, 철갑상어가 노니는 연못도 있다.

허브꽃밥을 맛보는 것도 잊지 말 것. 온실 내 레스토랑인 '허브의 성'에서는 각종 허브를 넣은 허브꽃밥과 샐러드를 맛볼 수 있다. 밥에 안나 로즈마리, 스위트 바이올렛, 레몬 타임, 세이지 등을 넣고 비벼 먹는다. 6,000∼2만원.
　
허브 관람료는 성인 3,000원, 초·중·고생 2,000원. 경부고속도로 청원IC로 나와 좌회전해 100곒를 가면 '상수허브랜드'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5월에는 허브축제도 열린다.(043-277-6633·www.sangsooherb.com)

가볼만한 허브농원 6곳

포천 허브아일랜드(031-535-6494)는 아담한 허브농장. 허브빵집, 허브책가게 등이 모여 있다. 아로마 월풀 욕조를 구비한 펜션 4개동이 있다.

홍천 아로마허브동산(033-433-9685)은 허브농원 외에도 허브 찜질방, 마사지실 등이 있어 온몸으로 허브를 느껴볼 수 있는 곳.

봉평 허브나라(033-335-2902)는 어린이, 향기, 나비 등 주제별로 구성돼 있으며 찻집, 레스토랑 등도 마련돼 있다.

이밖에도 경기도 화성 매송면에 원평허브농원(031-294-0088), 경기도 원당에 허브랜드(031-966-1340), 가평에 허브농원(031-581-4318)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