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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근에 대한 단상
2004년 03월 12일 (금) 00:00:00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영화 [감각의 제국]에서 여주인공 사다는 거의 페니스 강박증에 걸린 사람 같다. 한시도 연인의 그것을 손에서 놓지 않을 정도로 그것에 탐닉한다. 결국 그것과의 완전한 일체감을 위해 남자의 목을 조르고, 조르고, 또 조르다 결국 그의 숨을 끊어놓는다.

   

남자의 페니스는 아름답다. 초콜릿처럼, 처음엔 단단하지만 혀 안에 넣으면 달콤하게 녹아내린다. 자그맣다가 어느 순간 확 부풀어오르는 모습도 매우 흥미롭다. 남자의 표정이 무언가를 숨기려 해도 페니스는 거짓말을 못한다. 끼를 감추지 못하는 배우처럼 매우 대담하며 담백한 표정으로 늘 나를 기분 좋게 한다. 사랑스럽게 꼬리 흔들며 양 귀를 쫑긋 세우는 강아지를 마주 대한 느낌이랄까.

때론 잘 그을린 브라운의, 때론 맑고 깨끗한 느낌의, 때론 붉게 달아오른 볼 같은 그것은 각각 그 남자를 상징하는 대표 아이콘이 된다. 순간 나는 마치 그의 페니스와 단독 회담이라도 시작한 듯 적당한 스릴과 긴장감마저 느낀다. 그 냄새, 질감, 색깔, 움직임, 크기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하노라면 전혀 낯선 대상과 마주 대한 느낌이 든다. 정작 그 페니스의 소유자는 이미 내 시야로부터 멀찌감치 사라져버리고, 이제 난 종종 어설프게 제 감정을 노출해버리는 페니스와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내 꺼가 그렇게 좋아? 해줘…."

만족스럽게, 그리고 자랑스럽게 나의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후렴구처럼 이 말을 읊어대는 남자들. 그럼 난 부드럽게 대답한다.

"기다려. 하고 싶어지면 할거야. 내가 좋으면. 오우케이?"
 
 안달이 난 남자들에겐 참 짓궂게도, 흣. 평소 매너 좋고 겸손하던 남자라도 그 순간만큼은 마치 어린애가 떼를 쓰듯 "해줘, 해줘"라고 요구하는 게, 난 도통 마음에 들지도 않고 익숙해지지도 않는다. 심지어 종이라도 부리듯 내 얼굴을 자기 페니스에 밀착시키기라도 하면, 순간 난 그의 애타는 얼굴에 풍선껌이라도 철퍼덕 붙여주고 싶어진다. 난 지금 너와 대화하고 있는 게 아니라고. 이 사랑스런 녀석과 즐겁고 진지한 놀이를 하고 있는 거라고. 그러니 제발 방해하지 마.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그에게 혀를 낼름 내밀어준다.

그렇다. 페니스는 내 최고의 쾌락 아이콘이다. 한 번 클릭, 격해지면 두 번 클릭, 그걸로도 성이 안 차면 세 번 클릭, 클릭, 클릭…. 그럴 때마다 내게 늘 반응해주는 녀석이니까. 어쩜 난 이 남자보다 요 페니스에 더 빠져버린 건지도 모른다. 마치 그 남자의 공간, 차, 향기, 피부, 목소리 등에 매혹되는 것처럼. 그의 전부 보다는 때로 아주 사소하고 부분적이지만 '찌리리한' 카리스마를 지닌 그 무엇인가가 더 여자를 흥분하게 한다. 그리고, 난 주로 그의 페니스와 노골적인 사랑에 빠진다.

누군가는 크기는 별 상관없다고들 하더라만, 친구들의 의중을 떠본 결과 역시 크기는 어느 정도 중요한 필수 항목이었다. 그리고 나 또한. 입으로 물었을 때 꽉 막을 듯 차오르는 그 존재감이 난 좋다. 또 내 몸에 들어올 때 타이트하게 밀려왔다 빠져나가는 그 느낌이 좋다. 파도의 섬세한 거품 입자들이 온전히 내 몸에 끼얹어지는 그런 느낌! 그렇다. 페니스는 그 순간 내게 유일한 연인이다. 난 웬만한 애무보다는 훨씬 직설적이고 명쾌한 방식이 좋다. 질질 끌고, 머뭇거리며, 우회하는 방식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 점에서 페니스는 아주 솔직하고 또 믿을 만 하다.

   

영화 [감각의 제국]에서 여주인공 사다는 거의 페니스 강박증에 걸린 사람 같다. 한시도 연인의 그것을 손에서 놓지 않을 정도로 그것에 탐닉한다. 결국 그것과의 완전한 일체감을 위해 남자의 목을 조르고, 조르고, 또 조르다 결국 그의 숨을 끊어놓는다. 최고의 쾌락을 맛본 후 그녀는 몽롱한 상태에서 그의 페니스를 잘라낸다. 약간은 섬뜩할 정도로 그 느낌이 리얼하다. 남자들은 그 장면쯤에서 은근히 떨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또다른 영화 [거짓말]에서 대담한 여고생 와이도 제이를 만나자마자 말한다.

"아아, 빨리 그걸 보여줘. 너무 그리웠단 말야."

나는 그녀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것 같다. 간혹 남자에 대한 그리움을 압도하는 그 벅찬 느낌. 비누와도, 인형과도, 마우스와도, 꽃과도, 심지어 자신과도 쉽게 사랑에 빠지는 여자의 풍부한 감수성과 상상력을 이해한다면, 뭐 그닥 이상하게 생각할 일만도 아니다.

물론 이건 물신숭배와는 차원이 다르다. 나는 페니스를 마음껏 놀래킨 다음, 질릴 때쯤 다시 그의 피부, 엉덩이 곡선, 탄탄한 가슴, 그리고 부드러운 입술 등으로 훌쩍 옮아갈 수도 있다. 마치 노련하고 뻔뻔스러운 변절자처럼 말이다. 또 연인이 없을 때는 마스터베이션으로도 곧잘 근사하게 노닐곤 한다. 원래 맛있는 걸 먼저 먹어치우는 성격인데다 편식까지 심해서 우선순위를 이쪽에 둘 뿐. 다행히 아직까지 페니스에 내 영혼을 잡아먹히는 일 따윈 없었다.

이런 내 취향과는 달리, 어떤 친구들은 결혼한 후에도 그것과 마주 하는 일을 끔찍하게 느끼기도 하더라만. 그럴 때 난 그녀들에게 때로 재미있는 스토리를 들려준다. 페니스를 핑크빛 사탕이나 인형처럼 묘사하는 내 이야기가 끝날 무렵이면, 어느새 그녀들도 눈을 반짝 빛내곤 한다.

   

그것에 혀를 갖다대고 천천히 움직이고 입안에 듬뿍 집어넣어 녹여먹듯 탐닉하는 과정은, 천천히 공 들여 요리하는 느낌과도 비슷하다. 또 매끈한 차를 운전하며 느끼는 바로 그 만족감을 떠올리게도 한다. 그의 페니스는 내가 이끄는 대로 꼼짝없이 따라오며 애타하거나 즐거워 아낌없이 소리 지른다. 그럼 난 내 혀끝과 손가락에 특수 칩을 장착하곤, 베테랑 드라이버처럼 제대로 길을 찾아나갈 수 있다. 훌라이~.

대부분의 남자들은 그렇게 자신의 페니스에 빠져 있는 여자를 보면 근거 없는 우월감에 빠지는 것 같다. 한데 이건 이만저만한 착각이 아니다. 사랑스런 그녀들은 비록 당신 앞에서 무릎 꿇고 있을지 몰라도, 실은 당신을 한 방울 남김없이 정복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쾌감 아이콘 혹은 최상급 딜도(혹은 장난감)처럼 당신의 페니스를 자극하고, 사랑하고, 달래고, 리드하고, 그러다 결국 그것의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는 그녀들! 그런데도 남자들은 바보처럼 보이는 그대로를 믿는 경향이 있으며, 바로 그런 단순한 이유로 이 재미있는 코미디는 계속 되고 있다. 어쩜 이건 페니스에 국한된 일만은 아닐 것이다. 정신 차리고 돌아보면. 

위쯔 morpeus@freech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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