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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파일]150번 웃겨야 500만 관객
2004년 03월 10일 (수) 00:00:00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코미디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은 과연 몇차례나 웃을까. 이는 물론 영화에 따라 다르다. 같은 영화라도 지역에 따라, 같은 지역의 극장에서도 관객의 취향과 숫자에 따라 다른 게 일반적이다.

영화 ‘어깨동무’의 조진규 감독은 이에 대해 조사해 왔다. 부정확하나마 코미디영화의 흥행과 웃음횟수의 함수관계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조사 결과 ‘조폭마누라’ ‘색즉시공’ ‘가문의 영광’ ‘동갑내기 과외하기’ 등 소위 대박을 터뜨린 코미디영화는 관객들이 150번 안팎을 웃었다. ‘가문의…’ 경우 최고 170번까지 웃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조감독은 5백만명 정도의 대박을 터뜨리려면 150번은 웃겨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영화의 러닝타임을 100분 정도로 봤을 때 150번이란 숫자는 관객들이 상영 내내 웃어야 가능하다. ‘가문의…’ 경우 170번을 웃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그러나 1분 내외의 한 장면에서 여러 차례 잇따라 웃음이 터지고, 웃음이 전이돼 심각한 장면에서도 웃으면200번 이상도 나온다.

일례로 ‘어깨동무’의 경우 6명의 스태프가 여러 차례의 시사회에서 일일히 점검한 결과 적게는 220번, 많게는 260번까지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조감독은 “등장인물의 언행과 그들이 처한 상황을 엮으면서 관객들이 20~25초에 한번은 웃도록, 마라톤 풀코스를 100m 달리듯 뛰었다”고 밝혔다.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의 김상진 감독과 ‘두사부일체’ ‘색즉시공’ ‘낭만자객’의 윤제균 감독은 “일일이 숫자를 세본 적은 없지만 150번은 어렵지 않게 나올 수 있는 숫자”라고 했다. 김감독은 “아이러니한 상황과 각 캐릭터의 원형과 그것을 조금씩 다르게 변형시켜 웃음을 창출한다”고, 윤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각 신마다 상황·대사·동작 등의 웃음코드 가운데 하나를 삽입하고, 그것이 연속되지 않고 교차 반복되도록 배열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코미디영화 감독들은 관객들이 웃는 횟수와 각 웃음의 질이 폭소인지, 실소인지를 수없이 점검한다”며 “양과 질 모두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코미디 영화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바람에 휩쓸리지 않고 ‘그녀를 믿지 마세요’와 ‘목포는 항구다’가 최근 각각 1백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어깨동무’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 ‘고독이 몸부림칠 때’ ‘맹부삼천지교’ 등 코미디영화가 속속 개봉된다.

코미디영화는 한국영화 붐의 효자 장르이다. 영화인들은 “불경기에다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가 우울한 이야기”라며 “잠시나마 세상을 잊고 웃고 싶은 마음에 코미디영화를 찾는 관객이 다시 늘어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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