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피시협회( www.internetpc.or.kr)를 통해 선정된 인터넷피시들. 데스크톱 2종과 노트북 1종이며, 모니터는 17인치 엘시디 모니터와, 텔레비전 겸용 와이드 엘시디 모니터가 있다. 용산전자조합과 현대멀티캡이 참여했다.

지난 1999년 시작됐다 흐지부지됐던 ‘인터넷피시’ 보급이 이달부터 재개됐다. 최재유 정보통신부 지식정보산업과장은 “우체국 컴퓨터적금 가입자와 중소 컴퓨터업체들의 요구로 다시 보급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시 보급되는 인터넷피시의 장점은 예전 같지 않다. 할부 형태로 컴퓨터를 장만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 외에는 별 장점이 없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피시 값이 많이 떨어져, 싸게 주는 이점이 많이 사라진 탓이다.

99년 출시 때 100만원대 가격으로 초인기

■ 인터넷피시란

1999년 정통부는 피시 구입 문턱을 낮춰주기 위해 업계와 공동으로 성능과 기능의 거품을 빼는 대신 값을 대폭 낮춘 제품을 만들어 공급했는데, 이게 인터넷피시다. ‘국민피시’라고 불리기도 했다.

초기 인터넷피시는 100만원대 초반 가격에 판매됐다. 당시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 같은 대기업 피시를 사려면 250만원 이상 줘야 했던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서울 용산전자상가 컴퓨터매장에서 조립할 때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었다.

게다가 우체국 컴퓨터적금에 가입하면 피시 값을 대출해줘, 목돈 없이도 구입할 수 있었다. 인터넷피시협회를 통해 유지보수를 보장한 것도 인터넷피시의 장점이었다. 김응수 인터넷피시협회 팀장은 “지금은 망하고 없는 업체가 판 인터넷피시 사용자도 유지보수를 받을 수 있다”며 “협회(02-864-5004)로 연락하면 유지보수 담당업체를 연결해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피시는 우체국을 통해 보급된 것만 20만대를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250만원대를 웃돌던 피시 값을 100만원대 중반으로 끌어내리는 구실도 했다. 하지만 중소 규모였던 인터넷피시 판매업체들이 불황을 견디다 못해 잇따라 쓰러지면서, 인터넷피시 보급도 중단됐다.

불황탓 판매업체 잇단 부도로 보급 중단...새 보급품 가격 싸지않아 호응도는 의문

 ■ 장점 사라진 인터넷피시

새로 보급되는 인터넷피시는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다른 제품에 비해 크게 싸지 않다. 새로 나온 인터넷피시는 256메가바이트 메모리(이하 디디아르)와 60기가바이트 하드디스크를 단 2.6기가 셀러론, 512메가바이트 메모리와 80기가바이트 하드디스크로 구성된 2.8기가 펜티엄4, 512메가바이트 메모리·40기가바이트 하드디스크·15인치 액정화면으로 짜여진 1.5기가 센트리노 노트북 등 3종이다.

노트북은 180만원(이하 부가세 포함)에 판다. 데스크톱 가운데 셀러론은 79만원, 펜티엄4는 139만원에 준다. 17인치 평면모니터를 추가하면 15만원, 17인치 엘시디 모니터는 50만원, 17인치 텔레비전 겸용 엘시디 모니터는 79만원을 더 받는다.

성능과 가격을 단순 비교하면, 노트북은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데스크톱은 비싼 편에 든다. 대기업의 보급형 제품과 비교해도 별로 싸지 않다. 이진 베타뉴스 팀장은 “용산전자상가에서 조립할 때의 가격보다 20만~30만원 가량 높다”며 “유지보수가 보장되고, 윈도엑스피 정품을 깔아주는 점을 감안해도 비싼 편”이라고 지적했다.

■ 어떻게 살 수 있나

인터넷피시는 우체국을 통해 판다. 인터넷우체국( www.epost.go.kr)에서도 살 수 있다. 우체국에 가서 주문하면 일주일 정도 뒤 공급업체가 집으로 제품을 보내준다.

목돈이 없는 사람은, 우체국에서 피시 구입비를 대출받을 수도 있다. 우체국 컴퓨터적금에 가입한 뒤 2개월치를 넣으면, 피시 값을 빌려준다. 하지만 대출 이자는 컴퓨터적금 이자보다 최고 2.6%포인트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