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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몸이 하는 말]性, 그 두얼굴의 모순
2003년 12월 17일 (수) 00:00:00 부천타임즈 기자 webmaster@bucheontimes.com

성에 대한 인식이나 기준은 어느 나라, 사회에서도 대개 이중적이다.
그래서 성처녀와 창녀의 이미지로 여성들의 이미지를 정한다고 하기도 하고, 존중받아야 할 성과 그렇지 않은 성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얼마전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강의에서 한 여학생은 우리나라의 성에 대해 참으로 통찰력있게 이야기해주었다.
“우리나라의 성의 느낌을 색으로 말하자면 빨간색과 까만색”이라고. 우리가 보는 성의 색깔은 이 여학생의 말대로 노골적이고 선정적이며, 미성년자 접근 금지의 빨간색과 뭔가 윤리적이며 억압적이며, 관념적이고 방어적인 검정색인 경우가 많다.

남녀간에는 기준이 더욱 다르다.
특히 우리나라는 성에 있어서 남성과 여성에게 기대하는 바가 다르다는 것을 자주 실감한다. 남성이 성적인 지식이 많고 경험이 많으면 유능한 사람이라고 대접받고 성적인 능력이 사회적인 능력과 동일시되는 반면, 여성이 성적인 지식이 많고 경험이 많으면 ‘헤프다’거나 ‘문제가 있는 인생을 사는 사람’으로 치부되기 일쑤다. 성은 내가 하는 일의 대상이지 실제 생활에서의 나와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남성에게도 ‘새벽발기가 안되는 사람에겐 돈도 꾸어주지 말라’는 부담스런 말이 있는가 하면, 여성은 성적인 지식이 무지할수록 ‘순수하다’ ‘순진하다’고 어여쁨(?)을 받는다. 또 순결에 대해서도 남성에게는 관대한 반면 여전히 여성에게는 인색하다(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타당한가는 모르겠지만).

성상담을 7년간 해오면서 “한 남성을 사랑했다.
그 남자를 운명의 사람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그와 성관계를 했다. 그런데 그와 헤어졌다. 이제 다시 한 사람을 사랑하게 되어 결혼할 예정인데 첫날밤을 지내보면 그 사람이 내가 처녀가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인가? 다 고백하고 용서를 받아야 하는가?” 하는 여성들의 상담을 여전히 많이 받는다.

그러나 같은 내용의 남성상담은 유감스럽게도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
순결은 남성에게도 여성에게도 소중한 것이다. 그것이 육체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순결에 우열이 있을 리 없다.
순결이든 섹스에 관한 것이든 성은 우리의 생활이고 자연스런 본능이다. 그뿐 아니라 수면욕이나 식욕처럼 성욕도 우리의 의지대로 통제할 수 있다.

무엇보다 성은 그 사람의 인격 자체이며, 몸이며, 그가 가진 성의식은 그 사람이 가진 문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성이라는 것이 한 사람, 또는 사랑과 우정의 관계를 맺고 표현하는 두 사람의 일인 만큼 한 일방이 대상이 되거나 소유의 개념으로 성을 보지 않는, 남녀 모두에게 공평하고 함께 행복한 방향으로 성의식이 바뀌어가길 기대해본다.

〈배정원/미디어칸 성문화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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