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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 기름 태우며 봄 드라이브하다
[포토]봄이 오는 사천만 풍경
2004년 03월 05일 (금) 00:00:00 오마이뉴스 webmaster@ohmynews.com

오마이뉴스 : 조경국기자

   
▲ ⓒ2004 조경국
“나가서 돌아댕기머 기름이나 태우지.”
“그냥 한번 나가 볼라고예.”
“그럼, 혼자 가지 말고 아 엄마도 데리가라.”
“머 좋은데 갈 것도 아닌데.”

잠시 바람이나 쐬러 나가려 하니 어머니께서 괜히 차타고 다니며 기름 태운다 말리십니다.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있으면 될 것을 '한량'처럼 돌아다니는 것이 마땅치 않으신 모양입니다.

그래도 너무나 오랜만에 느껴보는 여유로운 휴일을 그냥 보내기 아까워 길을 나섰습니다. 길을 나선다는 것이 어디 먼 곳 가는 것도, 딱히 정한 곳도 없이 살며시 혼자 다녀오려 했는데 하루 종일 집안에만 있었던 아내도 심심했던지 같이 간다 합니다.

   
▲ ⓒ2004 조경국
“어데로 가보꼬.”
“어데 갈데나 있나.”

하긴 집 주위 가볼 만한 곳은 샅샅이 훑고(?) 돌아다녔으니 마땅히 가볼 곳이 없습니다. 아침에만 나섰으면 얼마 전 이사를 해서 꼭 놀러오라 했던 거제의 처형댁에 가서 해금강 구경하고 왔을 텐데… 후회가 됩니다.

그래도 이왕 나섰으니 찬거리도 살겸 삼천포 어시장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이틀 휴일이 겹치다 보니 삼천포 가는 도로엔 전국 각지에서 온 차들이 줄을 섰습니다. 30분이면 갈 거리를 서다 달리다합니다.

   
▲ ⓒ2004 조경국
이곳 토박이인 저까지 그 대열에 합류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진주와 삼천포 중간쯤에 있는 선진리 왜성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삼천포까지 내려가기 싫으면 항상 가는 코스(?)입니다. 큰 도로를 벗어나니 그렇게 한적할 수 없습니다. 길가엔 매화향이 가득하고 쑥이며 냉이가 밭두렁에 지천으로 있습니다.

선진리 왜성으로 가다보면 정유재란 때 전사한 조선 명나라 연합군의 묘와 귀무덤을 볼 수 있습니다. 귀무덤은 히데요시의 무덤 앞에 있던 것을 다시 모셔온 것입니다. 가끔 와보는 곳이지만 이곳을 지나칠 때마다 그네들의 잘못은 참으로 용서하기 힘듭니다.

   
▲ ⓒ2004 조경국
요즘의 일본의 행적으로 보건데 잘못된 과거를 반성하기는커녕 도리어 지나간 역사를 되풀이하려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을 등에 업고 이라크에 자위대를 파병하고(이 부분은 우리 나라도 자유로울 수 없겠지요), 총리라는 사람은 야스쿠니 신사에 잠들어 있는 전범자들에게 예를 갖춥니다.

몰래 살짝 하던 것을 이젠 남의 나라 눈치 볼 것도 없이 매년 꼬박꼬박 할 것이니 이제 잔소리는 그만하라고 못까지 박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50년 전에 말끔히 털고 갔어야할 문제들을 지금도 족쇄처럼 끌고 가야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귀무덤과 선진리 왜성을 뒤로 하고 사천만을 끼고 돌았습니다. 바다가 나왔다, 밭이 나왔다, 숲이 나왔다 합니다. 동네 어귀엔 사람 흔적도 없습니다. 휴일이지만 어르신들 모두 들로 일을 나가셨나 봅니다.

   
▲ ⓒ2004 조경국
허리가 굽은 할머니께서 자루에 씨감자를 들고 밭으로 가십니다. 가슴이 뜨끔합니다. '기름 태우고 놀던 한량'의 얼굴이 빨개져 버렸습니다. 그냥 집에 있거나 얼른 장이나 보고 들어갈 것을 '드라이브'를 한답시고….

가끔씩 사천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지만 일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동네 길이란 것이 거의 차 한대 겨우 지나가는 농로인지라 어르신들과 마주치기라도 하면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래도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니 발길이 향하는 것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사천만을 뒤로 하고 다시 진주로 가는 큰 길로 돌아왔습니다. 이젠 해질녘이 되어선지 삼천포에서 빠져 나와 집으로 돌아가던 차들이 행렬을 이룹니다. 그렇게 두 시간 동안의 짧은 여행이 끝이 났습니다. 너무 시시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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