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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바꿔야" - "대통령 탄핵 검토"
총선 40여 일 앞두고 청와대-야당 정면충돌 가능성
2004년 03월 04일 (목) 00:00:00 오마이뉴스 webmaster@ohmynews.com

오마이뉴스: 이한기/손병관 기자

선관위가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 '선거법 위반'이라고 결정한 데 대한 파장이 청와대와 민주당 등 야당의 정면충돌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총선을 40여 일 앞둔 정치권은 '노 대통령 탄핵' 문제를 놓고 뜨거운 논쟁에 휩싸일 전망이다.

4일 오전 청와대는 수석·보좌관회의를 열어 "헌법기관인 선관위의 결정은 일단 존중하지만 납득하기 어렵다"고 의견을 모아 표면적으로는 수용 입장을 밝혔지만, 내용적으로는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을 막을 수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한 청와대는 한 발 더 나아가 "일선 동·반장까지 동원하던 시절의 선거관련법은 합리적으로 개정되고, 대통령의 정당한 합법적 권리는 보장돼야 한다"며 선거관련법 개정돼야 한다는 의견까지 제기했다. 이같은 청와대의 입장은 민주당 등 야당의 인식과는 상반돼 정면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은 4일 오전 상임중앙위원회를 열어 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발의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며, 전체 의원들의 의견을 묻기 위해 이날 밤 10시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사실상 이같은 사과 요구를 거부한 셈이어서, 이날 밤 민주당 의총에서 대통령 탄핵 발의 추진이 결정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청와대] 대통령의 정치 발언 옹호... 선거법 개정 시사

노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을 인정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청와대는 4일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표면적으로는 선관위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하지만, 선관위가 노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을 막을 수 없다는 쪽에 무게중심이 쏠렸다. 나아가 권위주의 시대에 제정된 선거관련법이 개정돼야 한다는 의지가 내비쳤다.

이날 오전 선관위로부터 전날 결정사항을 공식통보 받은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8시 긴급 수석보좌관 회의를 소집해 참모들과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병완 홍보수석은 회의가 끝난 후 춘추관을 찾아와 "헌법기관인 중앙선관위의 결정은 일단 존중하지만, 이번 결정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선진민주사회에서 광범위한 정치활동이 보장된 대통령의 정치적 의사표시를 선거개입 행위로 재단하는 일은 없다. 이제 우리도 달라진 권력문화와 새로운 흐름에 맞게 제도와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의 예를 보더라도 정무직 공무원의 정치적 의사표시를 강제적으로 제한하는 일은 없다는 설명이다.

이 수석은 "노 대통령이 이미 권력기관 독립과 개혁, 당정분리 등의 조치를 통해 권위주의 시대의 특권과 기득권을 버렸음은 국민 공지의 사실이고, 대통령의 이 같은 정치중립 실천은 헌정사상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 수석은 이어 "과거 대통령이 권력기관을 동원해 정당을 만들고 후보공천을 좌지우지하고 불법선거자금을 지원하고, 통반장과 일선공무원까지 동원하던 시절에 만들어진 선거관련법은 합리적으로 개혁돼야 한다"며 "대통령이 모든 특권과 기득권을 포기하는 시대 흐름에서 대통령의 정당한 합법적 권리는 당연히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수석은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이 앞으로 자제된다고 봐야 하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선관위 결정에)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 대통령은 정무직 공무원으로서 필요한 정치적 발언, 의사표시가 가능하도록 현행선거법에 되어 있다. 이런 선거법 해석이 시대흐름을 반영한, 선진 민주사회에서 이뤄지는 일반적 관행에 따라 맞게 바뀌어야 한다."

- 선관위 결정을 존중한다는 말의 의미는 앞으로도 그런 발언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나.

"헌법기관의 위치에서 내놓은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래서 대통령께서 앞으로 정치적 의사표시는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앞으로 어떻게 할 지는 우리가 결정지어서 규정할 수는 없다."

이 수석은 "청와대 참모들이 이같은 의사를 모아서 노 대통령에게 보고했지만,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이 특별한 말은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수석은 "참여정부는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관리에 최선을 다할 테니 정치권도 더이상 대통령의 국정활동을 흔들어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려는 정략적 행위를 즉각 중지해달라"고 촉구했다.

청와대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선관위 결정을 계기로 민주당 등 야권의 대통령 탄핵추진에 대한 정면대응으로 해석돼 정국 긴장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 밤 10시 긴급 의원총회... 노 대통령 탄핵 발의 검토

민주당은 4일 밤 10시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발의를 착수할 것인지 의견을 모으고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또한 민주당은 3일 선관위에서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선거법 위반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린 것과 관련해 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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