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 '대장금'의 '도네이션 카메오'와 관련해 기부문화에 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MBC는 지난달 27일 현재 인기리에 방영중인 사극 '대장금'의 도네이션 카메오를 발표했다. 도네이션 카메오란 인기 드라마의 극중배역을 경매를 통해 낙찰, 그 모금액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새로운 형태의 기부방식이다. MBC는 이 행사로 걷어들인 기부금 전액을 아름다운재단의 햇살기금에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저소득 여성가장의 진료비와 의료비를 지원하는 햇살기금이 극중 장금이의 이미지와 맞아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대장금 시청자 출연 기부 행사를 알리는 MBC의 공지 내용.

그러나 아름다운재단의 자유게시판은 물론, '대장금' 시청자 의견에는 "도네이션 카메오가 과연 건전한 기부문화의 일환이냐"는 비판적인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또 강금실 법무부장관과 박원순 변호사 등의 유명인사들이 카메오로 출연할 수도 있다는 확정되지 않은 채 일부 언론에 의해 보도된 내용과 관련해서도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MBC '대장금' 시청자 의견을 살펴보면, "드라마의 이벤트로 기부행사는 맞지 않는 듯하다. 혹시 기부액조차 그 드라마의 시청률과 비례하는 건 아닐까 노파심이 든다(오진형)" "경매기부, 목적은 좋았지만 방법이 틀렸다(이윤주)" "그릇된 새로운 시도는 안 하니만 못하다. 현 기부 방식을 반대하는 시청자들은 '하지 마라'가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해라'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장영수)" 등 취지는 좋지만 방법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또 '대장금'의 한 장면을 패러디한 "사람이 보고 즐거워하는 드라마로 권력이나 재물에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정상궁 마마님의 뜻이고 곧 한상궁 마마님의 뜻이었습니다. 저 또한 그러합니다. 드라마가 그럴진데 햇살 '기금' 모금이라면 더더욱 그러합니다. 저 또한 고귀한 대장금을 두고 권력이나 재물에 이용되는 것을 결단코 용서치 못합니다(장소영)"라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아름다운재단 자유게시판도 마찬가지다. "바람직한 취지가 반드시 바람직한 결과와 반응을 보장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배역 못 받으면 기부를 취소하는 건가" 등 쓴소리가 대부분이다. ID 수영을 쓰는 네티즌은 이번 도네이션 카메오를 △경매방식의 문제 △사회 유명인사 출연 문제 △본질적인 문제를 들어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도네이션 카메오가 목적하는 바가 많은 성금인지 아니면 열린 참여인지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며 경매방식이 아닌 추첨방식을 제안했다. 또 "일반 시청자들은 모금사업이 왜 하필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 시기에 제안되었는지, 왜 유명인사들이 참여한다는 것인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일각에서 방송사가 '의도한' '숨겨진' 전략을 위해 아름다운 재단 사업이 '이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번 도네이션 카메오의 본 취지를 상기시키면서 "정작 모금사업에 참여할 시청자들은 ‘왜’ 저소득 모자가정 문제가 심각하며, ‘왜’ 이들을 도와야 하는지,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그리고  ID 밥과꽃은 '누구를 위하여 장금이를 울리나'라는 글을 통해 "투명성과 공정성, 현명한 기부만 뒷받침된다면 이번 프로젝트에 큰박수를 보낸다"며 아름다운재단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아름다운재단 임지현 간사는 "애초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자고 제안했는데 논의 중 MBC측의 일방적인 주장이 보도돼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김현수 간사는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재단 입장과 본래의 취지, 앞으로의 계획을 밝힐 예정"이라며 그 밖의 답변은 피했다. 그러나 "재단 입장이 결정된 바 없는 상태에서 보도돼 의도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편 '대장금'의 도네이션 카메오 신청마감은 4일 정오이며 나인·의녀 등 총 4개 역할로 나눠 12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MBC가 3일 오전 11시에 공지한 '오늘의 기부금 현황'을 보면 상인·상궁역 2백만원, 나인·의녀역 1백50만원으로 경매가는 계속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