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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쉽게 성공하는 사람은?
[드라마로 본 한국] 한국을 모르는 외국인이 받는 인상
2004년 03월 04일 (목) 00:00:00 오마이뉴스 webmaster@ohmynews.com

▲ 한국 드라마에서는 가족을 둘러싼 비밀이 많다. 사진은 유괴당한 남매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KBS2TV의 <진주목걸이>

오마이뉴스:  현빈
 
만약 외국인이 직접 한국을 한번도 방문하지 않고 한국 드라마만 본다면 한국에 대해서 어떤 인상을 갖게 될까? 내가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 사회에 대해서 얻은 지식(?)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한국에서 가장 쉽게 성공하는 사람들은 누굴까? 시골에서 온 순진하고 효도를 다하는 약간 촌스러운 여성이 한국에서는 운이 굉장히 좋은 것 같다. 이런 여성은 꼭 서울에 가고 몇 달 이내에 재벌 회장의 아들과 결혼한다.

그런데 미인이라면 한국에서 사는 게 참 위험하다. 한국에서 예쁜 여자들은 흔히 심한 병에 걸려서 죽기 때문이다. 어떤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은 혈액암으로 죽고, 또 어떤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은 백혈병으로 죽는다. 항간에는 머지않아 여주인공이 광우병에 걸려 죽는 드라마도 나온다고 한다.

또 여자들은 대기업의 회장 아들과 결혼하는 게 좋은 반면, 남자는 회장의 딸과 결혼하면 절대로 안 된다.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떠나 회장의 딸과 결혼하면 남자들은 늘 후회하면서 옛 애인을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가족 관계는 참 복잡하다. 확대 가족이라서 그럴 뿐만 아니라, 한국 사람들 대부분은 실제 부모님이 누구인지 모른다. 산부인과에서 실수로 아기가 자주 바뀌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은 자주 어른이 된 후 어떤 지방에 쌍둥이 동생이 있다는 걸 알게 되기도 한다.

한국 직장생활은 얼마나 재미있는지 모른다. 한국 회사원들은 일은 별로 하지 않고 늘 밖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한국 회사원들은 자주 직장에서 애인을 사귀고, 혹 연애 전선에 이상이 생기면 근무 시간에 싸워도 상관없다.

한국에서 취직하면 가장 필요한 것이 컴퓨터나 서류가방이 아니고 오히려 사직서이다. 책상 서랍에 한 스무 장쯤 준비해 놓는 것이 좋다. 가령 기분이 안 좋다든지 모닝커피가 입에 안 맞는다든지 아주 작은 문제라도 생기면 사직서를 내는 것이 좋다. 나중에 후회되면 그냥 부장님이랑 술을 마시면서 다 해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어떤 물건이 바닥에 떨어질 경우, 그것을 집으려고 여자와 남자가 우연히 손을 만지면 뜨거운 눈빛을 맞추고 꼭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일부러 고의로 하면 안 된다.

내가 얼마 전에 버스를 타다가 아주 예쁜 여자를 만났다. 내가 두 번 지갑을 바닥에 던져서 우리가 서로 집으려고 하다가 손이 닿았는데,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그리고 세 번째 지갑을 바닥에 던졌을 때 그 여자가 "아저씨, 왜 이러세요?"라고 했다. 나는 아무래도 한국드라마를 더 열심히 봐야 할 것 같다. 

▒ 현빈(본명: Gavin Healy) 기자는 한국에서 2년 동안 한국어 공부를 하고, 현재 미국 뉴욕에 살고 있습니다. 한국에 유학와서의 경험들을 글로 전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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