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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 비자금 비리 의혹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서울YMCA가 이번에는 여성참정권 문제로 내부 진통을 앓고 있다.
최근 사회적으론 여성할당이 적극적 우대조치로서 사회운영원리로 자리잡았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의 대표적인 시민단체인
서울YMCA가 여성할당은커녕 여성참정권조차 보장하지 않는 것에 대해, YMCA개혁을 요구했던 재건회의 측은 이 문제를 국가인권위원회
'남녀차별위원회'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서울YMCA는 지난 28일 오후 서울종로구 YMCA회관 2층 대강당에서 여성회원들을 배제한채 101차 총회를 열었다.
서울YMCA측은 여성회원들이 총회장 출입을 못하게 막는 등 총회 개최 전 몸싸움이 있었으며, 가까스로 총회장에 들어온 여성회원 74명은 총회
중에 '여성참정권' 보장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들의 이러한 요구는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다.
"금번 100차 총회이후, 서울YMCA 모든
의사결정과정에 여성과 남성은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한다. 선거, 피선거권에 있어 여성은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 지난해 2월 22일
서울YMCA 100차 총회 결의문 1항 내용에 여성의 권리가 명시되어 있기 때문.
여성회원들은 "박우승 이사장과 일부 이사들은 저희를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오늘 총회장에 정당한 권리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게 하였다"며 "서울 YMCA 회원 60%가 여성이며, 자원봉사자 90%가 여성회원인데, 여성회원이 봉인가"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총회는 박우승 이사회장 등 6명의 이사를 선출하고, 모범회원 7명중 여성회원 5명을 표창한 후, 남성회원들의
투표권만을 인정한 뒤 황급히 총회를 마쳤다.
여성참여를 배제한 총회가 5시쯤 끝나자 총회장은 불이 꺼졌다. 불이 꺼진
후에 서울YMCA재건위원회와 여성회원들은 향후 투쟁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1946년 헌장에는 '남자'로 규정했지만, 이후 1967년 '사람'으로 개정, 여성의 참여를 보장했다. 전국의 YMCA나
세계의 YMCA는 여성의 참여를 보장하고 있으나, 서울YMCA만 유독 여성에게 문호를 개방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전미옥 여성회원(성남YMCA 이사)는 "나는 14년 동안 여성회원으로서 서울Y 활동을 해왔고 지역Y에서는 이사를 맡고
있는 데, 서울 Y에서는 여성참정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 씨는 "심지어 여성회원으로 매주 사무실에 나와 열심히 회원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비정상적인 회원'이라는 남성이사들한테 싫은 소리를 듣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청자운동 자원활동을 했던 전 씨는 방송모니터와 보고서 작성을 하는데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해서 열심히 한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전씨는 "녹색가게 자원봉사도 하는데, 추운데 회원들이 차 한잔 마실 공간이 없는 서울Y가
여성회원을 위해서 해 준 것이 뭐냐"고 비판했다.
표용은 이사장 비자금 의혹과 서울YMCA 개혁을 제기했던 서울YMCA
재건위원회 측 한 인사는 "이번 101차 정기총회는 성립되지 않는다"며 무효를 주장했다.
한 회원은 "여성참여권이
보장되지 않는 서울YMCA는 정치권보다 못한 시민단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서울YMCA를
상대로 의결권 등 허용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은 지난 26일 기각했다. 여성참정권 허용을 위한 가처분 신청을 낸 석민섭 변호사는 법원의
판결을 비판했다.
석 변호사는 "결정문에 따르면 기독교 세례교인으로서 회비를 내며 2년이상 회원으로 활동한 자를 총회구성원으로 인정하는데
여성회원들이 그런 활동을 했는지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는데, 이는 여기모인 우리들이 모두 그런 활동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설사 기독교 세례교인으로서 2년 이상 회비를 내고 활동을 했더라도 회원 위원회 추천 및 이사회 심의 결정 등의
절차를 밟아야하는데, 그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 역시 현 이사회가 남성들로만 구성돼 있어 심의결정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서울YMCA 관계자는 "박우승 이사장이 여성들에게 총회원 의결권과 투표권을 주지 않는 이유는 여성회원들이 대부분이 박 이사장을
지지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개인적 이해관계 때문에 서울YMCA 내부 민주주의를 외면하고 여성참정권을 주지 않는 것은 기독교 시민단체의
올바른 모습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재건회의 측은 서울YMCA 여성참정권 관련 국가인권위 진정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재건회의 측은 오는
3월 3일 저녁 비상삼임회를 열어 101차 총회가 원천적으로 무효를 선언할지 여부와 여성참정권 회복을 위한 향후 투쟁전략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
ngotimes@ngotime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