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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민주 공조'로 정치관계법 끝내 무산
3월초 임시국회 불가피... '방탄' 논란
2004년 03월 03일 (수) 00:00:00 오마이뉴스 webmaster@ohmynews.com

 취재 및 정리: 오마이뉴스- 이한기 김영균 이성규 기자
- 사진: 오마이뉴스- 이종호 기자

한민공조와 당리당략에 선거관계법 처리 끝내 무산

▲ 김근태 원내대표가 의장석 위까지 올라가 항의했지만, 박관용 국회의장이 자리로 돌아가라며 손짓하고 있다.ⓒ2004 오마이뉴스 이종호

2일 밤 11시30분께 선거법과 정당법 등 정치관계법 개정안 처리를 위해 국회 본회의가 속개됐으나, 수정안 제출 등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로 무산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 박관용 국회의장은 2월 임시국회 회기를 넘긴 3일 오전 0시6분께 산회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정치관계법 처리를 위한 3월 임시국회 소집이 불가피하게 됐다.

양승부 민주당 의원이 이날 본회의에서 선거구 획정위원회가 획정한 선거구 가운데 정세균 의원의 지역구인 전북 무진장·장수·진안·임실 지역의 재획정을 규정한 수정안을 발의한 것이 화근이 됐다. 민주당은 이 수정안을 본회의 개회 직전인 밤 11시16분께 의안과에 기습 접수했다.

애초 선거구 획정위원회는 △김제(장성원 민주당 의원) △ 진안·무주·장수(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원) △완주·임실(김태식 민주당 의원) 3개 지역구를 통폐합해 △김제·완주 △진안·무주·장수·임실 2개 지역구로 재정리했으나 민주당 측이 이를 당리당략에 따라 뒤집고 나선 것.

양승부 의원 외 60인이 발의한 수정안에 따르면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선거구획정위가 획정한 △김제·완주 △진안·무주·장수·임실 2개 지역구를 △김제 △남원·순창·무주·장수 △완주·임실·진안으로 다시 3개 지역구로 재획정했다.

이러한 재획정안은 김태식 의원과 장성원 의원 등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를 살려놓는 대신 이강래 열린우리당 의원의 지역구인 남원·순창과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원의 지역구인 무진장·진안을 분리·통합으로써 열린우리당의 전북지역 '안착'을 저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할 수 있다.

유용태 민주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속개 직전 홍사덕 원내총무에게 이같은 수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고, 홍사덕 한나라당 원내총무가 이에 호응, 같은 당 의원들의 책상 위에 메모를 돌리면서 이날 돌발사태가 불거지게 된 것이다. 이른바 '한·민 공조'가 마지막 16대 국회의 '생명 연장'을 이끌어낸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이 시각 홍사덕 한나라당 원내총무가 자당 의원들에게 배포한 A4 반쪽 크기의 메모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있었다.

'본회의 의사일정 제32항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 방지법'은 민주당 수정안(양승부 위원 외 60인)에 대하여 찬성 표결 요망. 한나라당 원내총무.'

 홍 총무는 이날 본회의 산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유용태 민주당 원내총무가 해당지역내 의원정수 변동이 없고 인구편차를 조정하기 위한 안이라고 해서 민주당과의 공조를 위해 합의해줬던 일"이라며 "유 총무와 다시 만나 합의정신에 어긋났던 점을 지적하고 민주당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하겠다"고 사실상 사과의 뜻을 표했다.

한편, 본회의 개회 직후 이 메모지를 발견한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양승부 의원의 수정안 제안설명이 끝난 뒤 집단적으로 의장석 앞으로 몰려가 "이런 수정안을 처리될 수 없다", "정회를 선포해 달라"고 외치며 의사진행을 방해했다. 특히 양 의원의 갑작스런 수정안에 '뒤통수'를 맞은 정세균 의원은 "의장 이러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표결 처리 중단을 강력히 요구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이같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박관용 국회의장은 "선거법 24조 선거구 획정위 결정 사항을 국회는 존중해야 한다는 법이 있고 획정위에서 만든 안에 대해서 존중하는 의사를 갖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하면서 이 수정안에 대한 표결을 강행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진행된 수정안 표결 결과 재석의원 164명 중 찬성 95명, 반대 40명, 기권 29명으로 민주당이 발의한 수정안은 가결처리 될 예정이었으나 국회의장이 의사진행 순서를 착각하는 또 한번의 어이없는 사태가 발생, 가결 선포가 유보된 채 본회의는 산회됐다.

결과적으로 3월 '방탄국회' 소집은 불가피하게 됐고, 이로 인해 16대 국회는 마지막까지 '추태 하모니'를 연출했다는 오명을 한꺼번에 뒤집어쓰게 됐다. 이날 국회의 '마지막 추태'를 지켜본 원외정당인 민주노동당은 "이 놀라운 파렴치함에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지경"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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