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2.12.8 목 20:21
,
   
+ 로그인 독자회원가입 전체기사 기사모아보기 보도자료
> 뉴스 > 문화/예술
       
'홍대리'의 처세술, "따라하진 마세요"
대한민국 제일의 뻔뻔남, '천하무적 홍대리'
2004년 03월 02일 (화) 00:00:00 오마이뉴스 webmaster@ohmynews.com
   
 
  ▲ ⓒ2004 yes24  
 

오마이뉴스 : 김대홍 기자

'남들은 노동이 신성하다는데, 나는 놀고먹는 게 제일 좋다'. 아니 누가 도대체 이런 말을 이렇게 당당하게 할 수 있을까. 바로 <천하무적 홍대리>(작은책 펴냄)다. 실제 샐러리맨 생활을 하다가,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선 전직 홍대리인 작가 홍윤표가 그린 '천하무적 홍대리'는 '톰과 제리'의 부활을 보여준다.

별로 잘난 것도 없고, 일을 잘하는 것도 없고, 어떻게 하면 놀고 먹을까 궁리만 거듭하는 그지만 직장 상사의 경고에 결코 굴하지 않는다. 결코 반성하거나, 각성하지 않고 오히려 부장을 자신의 먹이감으로 만들어 버린다. 먹이감으로 전락하는 부장을 보노라면 '톰과 제리' 이후 가장 강력한 쥐의 모습에 후련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 시대 최고(?)의 샐러리맨 홍대리는 직장에서 퇴출 1순위의 행동만 골라서 한다. 규칙적인 지각을 일삼는 데다가, 자기 할 일 남에게 미루기 일쑤다. 근무 시간에 어디 갔다 왔냐는 부장의 물음에 "만화 보고 왔다"고 당당하게 대답해 오히려 상관을 당황하게 만들 정도로 뻔뻔하다.

비오는 날 부장의 우산을 몰래 쓰고 나가는 등 부장의 권위도 홍대리의 뻔뻔함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컴퓨터로 게임하지 말 것' '컴퓨터로 증권 하지 말 것' '컴퓨터로 채팅 하지 말 것'이라고 업무지시가 내려오자 "아니 그럼 컴퓨터로 뭘 하라는 거지? 혹시 업무?"라고 말하는 홍대리의 표정은 진정한 고수의 등장을 보여준다.

회사를 위해 헌신하다가 조기 퇴출당한 과장에게 "나처럼 게으름 피웠으면 억울하지는 않았을 것 아닙니까"라고 큰소리 치는 모습을 보면 두 손 두 발 들 수밖에 없다.

'아침형 인간'이 독서가를 휩쓸고, 모든 직장인들의 '지침 1순위'가 된 상태에서 홍대리의 처세술은 시대와 동떨어져도 한참 동떨어졌다. 그러나 교훈, 진리, 철학 등 온갖 메시지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홍대리의 '가벼움'은 오아시스와 같은 후련함을 선사한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말 대신 '가벼움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말을 홍대리가 속삭이는 듯하다.

무엇보다도 홍대리에게 박수를 보내는 큰 이유는 처음과 끝이 똑같은 일관성이다. 한 번쯤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고 반성해볼 만도 하고, 때로는 부장이나 상관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타협(?)의 길을 찾을 법도 한데, 전혀 그러지 않는다.

부장이 아침부터 우울한 모습으로 앉아 있자, 갑자기 "왜 그러시냐"고 관심을 보인다. '홍대리가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는 순간, 부장이 무슨 이유로 우울한 모습을 보였는지, 다른 직원들과 내기를 걸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뒤통수를 때린다.

크리스마스 때, 게으름으로 누추한 모습이 된 30년 뒤의 홍대리가 나타나자, 홍대리는 '그래 이렇게 살지 말자'고 다짐을 한다. 그러나, 30년 뒤가 되자 역시 누추한 모습의 홍대리다. 홍대리가 어디 가겠냐면서. 유쾌하게 시작한 코미디영화가 나중에 감동과 계몽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신파조로 흐를 때의 불쾌함을 이 만화에서는 기대하지(?) 않아도 된다.

그림도 단순하기 이를 데 없다. 작가 본인이, 자신의 그림 전시회 때 감상문을 남긴 사람들이 "홍작가님의 그림에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을 정도로, 그의 그림은 근래 보기 드물 정도의 단순함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내 깨달았다. 고수만이 진정한 가벼움을 뿜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샐러리맨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일상들이 쌓이고 쌓이지 않고서야 결코 이런 재미난 이야기꺼리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을. 또한 단순한 그림과 가벼움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고백하지만, 나는 제대로 된 직장생활을 해 본 적이 없다. 그러함에도 '천하무적 홍대리'는 나의 이야기로 다가왔다. 그네들의 삶이 나의 삶과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들었기 때문이다. 남에게 급여를 받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면, 다들 홍대리의 마음이 아니겠는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작가가 책 말미에 부탁하는 말을 하나 남겼다.

'경고 홍대리, 큰일나니 회사원들은 절대 따라 하지 마세요.' 

오마이뉴스의 다른기사 보기  
ⓒ 부천타임즈(http://www.bucheontime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추천수 : 252
이 기사를 추천하시면 "오늘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부천 출신 김기표 변호사가 김용 변호
"한달 20만원, 이 돈 없으면 진짜
곽내경 의원 "부천시는 원미구청 어디
한병환 회장, 부천지속협 회장직 사퇴
부천시 부천필 세계 최초 초연 기회
곽내경 의원 "부천시와 독점계약 3종
소설가 박희주 "목일신 문화재단 양재
부천아트센터 파이프오르간 도입 해외출
제4회 목일신아동문학상 시상식 열려
이민숙 장편동화 '소녀, 조선을 달리
부천시 원미구 부흥로 315번길 14 포비스타 1414호 | 대표전화 032-329-2114 | Fax 032-329-2115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경기아00018 | 등록일:2005년 11월2일 | 사업자등록번호 130-19-41871
종별 : 인터넷신문 | 발행인겸 편집인 : 양주승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양주승
Copyright 2003 부천타임즈.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bu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