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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예수의 수난...The passion of the Christ
2004년 03월 02일 (화) 00:00:00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부천타임즈: 미국 LA에서  이강천

 

 

 

 
지난 수요일 Ash Wednesday에 예수의 수난(The passion of the Christ)이 개봉되었다.
이 영화는 개봉되기 전부터 미국 전역을 꽤나 시끄럽게 만들었다. 유대인들의 항의가 있었고, 영화의 대사 중 성경의 마27:25절의 내용이 삭제되었고, 음성으로는 알아 들을 수 없는, 지금은 사어가 된 예수님 당시의 유대 히브리어인 아람어와 라틴어가 사용되었고, 그 내용이 너무나 폭력적이어서 17세 미만은 부모가 동반해야 영화를 볼 수 있는 R 등급을 받은 영화이며, 폭력 영화에 자주 나오던 멜깁슨이라는 액션 배우가 제작자 겸 감독이 되어 전 재산을 몽땅 털어넣어 만든 영화로 많은 화제를 일으켰다.

이 영화는 시사회에서도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일반인들을 향한 시사회에서는 영화가 끝나자 충격에 아무도 한동안 말을 꺼내지 못했고,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자신이 평생 설교를 한 것보다 더 유용한 영화라고 극찬을 했으며, 릭 워렌 목사의 새들백 처치에서 있은 남캘리포니아 목회자들을 위한 시사회에서는 많은 교회가 교인들을 위해 극장을 예약하는 일도 벌어졌다. 새들백 교회 역시 누구든지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하룻동안 극장을 대여해 open을 하기도 했다.

어제 토요일 저녁 7시에 이 영화를 보고 난 소회는 참으로 복잡하다. 딱 잘라 무엇이라 설명할 수 없도록 복합적인 느낌을 갖게 되었는데, 그것은 아들 녀석 역시 같은 느낌을 갖는 눈치였다. 복합적인 문제를 종교적으로 설명을 해 볼 수 있겠으나, 그러나 내가 그랬던 것처럼 선입견을 갖는 것이 오히려 영화를 감상하는데 방해를 줄지 몰라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평은 내리지 않기로 하고, 이 영화를 본 극장 주변의 모습을 그려 보는 것으로 만족을 해야 하겠다.

목요일 영화를 예약하고 토요일이 될 때까지 마음이 들떠서 지냈다. 드디어 토요일 날이 밝았고, 회사에 잠깐 다녀와서 아들과 함께 극장에 예약된 표를 사러 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여러 개의 쇼핑몰과 함께 쓰는 극장의 파킹랏이 엄청 복잡해, 아주 먼 곳에 차를 댈 수 밖에 없었다. 전에 없이 오전부터 붐비는 극장 풍경이었다.

나는 서둘러 걸어갔는데 나보다 더 큰 아들의 발걸음이 늦어 재촉을 했더니, 아들 녀석은 주차되어 있는 차 뒷편에 붙어 있는 물고기 모양의 크리스챤 심볼을 세어 보았나 보다.

"아빠! 잠깐 세어 보았는데 심볼이 열 개나 되네." 

"그-래? 이 차들 절반 이상이 크리스챤들이 아닐까?" 

표를 구입해서 저녁 6시 경에 코리아타운에 약속이 있어 들렀다 오는 아내를 위해 표를 하나 건네 주고, 아들과 나는 6시 20분 경 AMC 극장으로 향했다. 극장은 세 블럭 떨어져 있는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차로 5분? 낮에 영화를 기다리며 영화로 상연될 부분들을 성경에서 찾아보며 그 부분들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던 나는 무척 들떠 있었다.

   

이미 표를 구입했으므로 이 정도 시간이면 줄을 서더라도 좋은 장소에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될 줄로 알았던 나는 그만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을 지나 자꾸만 뒤로 걸어가며 열이 팍팍 올랐다. 언젠가 늦게 극장에 들어가 스크린 제일 앞에 앉아 부연 화면을 목이 아파라 쳐들고 본 불길한 기억이 떠올랐다. 16번과 17번 극장이 The passion of the Christ를 상영하는데, 내가 표를 산 16 번 극장이 7시 시간대였다. 그런데 그 줄이 끝간 데를 모르고 복도를 돌아 저 끝까지 서너 줄로 이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마침내 끝에 당도해 끝에 선 사람에게 물었다. 

"여기가 십육 번이냐?"

"아니다. 여긴 이십사 번 라인이다."

"이십사 번 라인?"

나는 얼른 요즘 무슨 흥미로운 영화가 있어 이렇게 줄을 섰나 하고 24번 극장 입구를 보니, 오 마이 갓, 그곳도 The passoion...이었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 앞에 줄에 당도해 물었더니, 여기도 23번 극장 The passion...이 아닌가! 곁을 지나가는 극장 직원을 붙들고 16번 라인이 어디인가 물어 겨우 제자리를 찾게 되었다.

두 개의 극장 라인을 지났다고 해도 그것은 1시간 후의 극장 라인이어서 많은 자리를 거슬러 올 수 없었다. 그러나 앞 자리에 환하게 웃고 있는 중국계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며 나 역시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크리스챤으로서 예수님을 그린 영화를 보러 온 마당이 아닌가! 그런데 아무리 짜증이 난들 인상을 써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그때 퍼뜩 든 것이다.
'그래, 앞 자리면 어때. 감사한 마음으로 보자.예수님의 수난을 그린 영화인데 앞 자리인들 어때. 목에 기브스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기쁜 마음을 보자.' 그때부터 나는 아들에게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사실 아들 녀석이 화장실에서 늦게 나오는 바람에 좀더 늦어졌던 것이다.

아무튼, 영화는 시작되었고, 제일 큰 상영관이어서 아주 좋은 세 자리를 찾아서 기쁨 충만하여 있는데, 오기로 한 아내는 예고편이 끝나고 영화가 시작되어도 올 줄 모르네?  하도 사고 뭉치여서 사고가 안 나고 무사히 제 시간에 맞추어 오기를 기도하고, 입구에 사람이 나타나기만 하면 그쪽에 신경을 쓰고, 아들 역시 그러느라 영화 초반 내내 영화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아이고 모르겠다. 나중에 보든 말든 난 모른다. 우리나 제대로 영화를 보아야 하겠다.' 겨우 작정을 하고 아들에게도 마음을 푹 놓고 영화를 보라고 일렀다. 그러나 마음 속에서는 계속 부아가 끓어오른다. '그 놈의 약속이 얼마나 중요하다고 중요한 시간 앞두고 나갔담. 그러니 은혜를 못 받지.' 이런 악담을 속으로 뇌까리다가 또 조금 지나면, '조심해서 잘 와야 할 텐데. 영화는 안 보아도 좋으니 조심해서 잘 와야 할 텐데.'하는 양분된 생각이 머리를 어지럽혔다. 영화 속 예수님이 마귀의 속삭임에 시험을 받듯이 나 역시 혼란스러움을 체험했다.

예수님의 고난의 장면들이 이어지고 영화 속으로 빨려들어가며 나는 그때쯤 아내 생각을 몽땅 잊어 버렸다. 영화가 끝나고 불이 켜지고 나서야 비로소 아내 생각을 했고, 바로 옆 통로에 서 있는 아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내는 영화 중반부 쯤에 들어와 영화가 끝날 때까지 서서 영화를 본 것이다. 그래, 말 안 듣더니 시원히 잘 했다......마음 속으로는 이런 말을 해 주고 싶었는데 의외로 내 입에서는 부드러운 말이 튀어 나왔다.

"언제 왔어? 바로 옆에 있었는데 못 찾았네......"

"중간 쯤에 들어 왔는데 어두워서 못 찾고 그냥 서서 보았어......" 말하는 아내의 목소리가 잠겨 있었다.

극장 밖으로 나오니 건너편 두 개의 극장에도 The passion of the Christ가 걸려 있었다. 그렇다면, 오늘 이곳  AMC 30 개의 상연관 중에 최소한 6 군데의 극장이 이 영화를 상영한 것이다!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의 감상은 서로 달랐다. 하지만 아들 녀석이 본 것은 예리했다. 이 영화처럼 어른, 아이, 노년층 등 세대를 구분하지 않고 사람들이 모인 것은 처음 보았다고 했다.

처음에 밝혔듯이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과 평은 삭제했다. 다만, 이 영화를 편히 볼 수 있는 방법 두 가지를 올려 볼까 한다. 첫째, 가족 모두가 함께 동반하여 동시에 극장에 들어 갈 것. 둘째, 표가 있더라도 적어도 1 시간 전에는 줄을 서서 기다릴 것. 이 두 가지 사항만 지킨다면 이 영화는 잘 감상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 미국 LA에서 교포 이강천님께서 보내오실 글 입니다,  이강천님은 미국으로 이민을 가시어서 직장생활을 하시면서 목회자의 길을 걷기위해 신학을 공부하고 계십니다. 부천타임즈  양주승 대표기자가 운영하는 개인 홈페이지 www.interko.net 에서는 '쟌'이라는 필명으로 한국의 네티즌과 함께 사랑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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