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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다사마을 매화꽃 구경하세요
2004년 03월 01일 (월) 00:00:00 김성철 기자 iegux@naver.com

 

부천타임즈 전남동부 : 김성철 기자

   
▲ 꽃망울을 터트리는 매화 ⓒ2004 김성철

사립문에 찾아오는 사람이 없고
오두막에 볼 것인들 무엇 있으리요?
늙기도 전에 어지러운 세상 등졌고
머리 들어 천고를 바라보나니
고인을 어찌 볼 수 있으리요만
마땅히 뜻으로서 서로 만나네

뜰에 서 있는 한 그루 매화
삼덕을 미처 못 갖췄지만
지경은 눈보라 속 가파르고
기운은 온 산림에 온전하여서
한번 웃기가 백 년 만인 듯
홍진에 물들세라 적이 두렵다
어쩌면 매화 같은 사람을 얻어
한평생 담담히 마주 대할까?

황현 시 '매화 같은 사람을 얻어'

   
▲ 광양 청매실농원 장독대 ⓒ2004 김성철

 경칩(3월 5일)을 일주일 앞두고 광양 백운산 산자락에 있는 어치마을 주민들이 나와 고로쇠 군락지에서 수액을 채취하느라 분주하고, 광양 다압면 청매실농원은 연분홍 빛깔을 띤 홍매화가 꽃망울들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섬진강 강변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광양 다사마을이 나온다. 하얀 매화꽃이 마을전체를 뒤덮고 있어 바람이 불면 하얀 눈꽃이 날리는 듯한 모습이 장관을 이루고 있으며, 매화 과수농원 밭이랑을 거닐 적에는 매화꽃에서 품어나오는 그윽한 향기가 봄내음 물씬 풍긴다.

   
▲ ⓒ2004 김성철

매화는 아이들에게도 기쁨과 희망을 준다. 겨우내 움추리고 있던 아이들도 매화가 피어나는 봄날이 되면 가슴을 활짝 펴고 뛰어 노는데,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거짓·위선·시기·모함·모략·싸움 등 시정잡배들보다 더 못한 짓들을 보여주고 있어 안타깝다.

 옛날부터 매화는 3덕을 지녔다해서 선비들이 가장 많이 심고 길렀다. 매보(梅譜) 문헌에 보면 "매화는 천하에 으뜸가는 꽃으로 이의를 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선비는 매화심기를 먼저 하되 그 많음을 싫어하지 않는다, 매화는 운치가 빼어나고 품격이 높으므로 큰 줄기는 가로 비스듬하게 눕고 가는 가지는 성기고 여미며 늙은 등걸은 기괴하게 생겨 귀하게 여긴다"고 했다.

   
▲ ⓒ2004 김성철

또한 매화는 지조와 절개를 자랑한다. 매월당 김시습(1435∼1493년)은 수양대군이 단종왕위를 폐위 찬탈하자 그 비통함을 매화를 통해 달랬고, 매천 황현(1855~1910년)은 을사5적(내부대신 이지용, 군부대신 이근택, 법부대신 이하영, 학부대신 이완용, 농상공부대신 권중현)들에 의해 한일합방이 되자 '절명시' 4편을 남기고 순국했다.

매천 황현 유서에 "단기 4243년(庚戌 1910년) 8월 29일 한일합방조약이 체결되어 칙서가 선포되자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화를 가진 우리나라는 사나운 이리에게 물린 양과 같이 쓰러지고 말았도다, 한스런 일이도다, 천지가 무너지듯 비바람 개인 가운데에 주인과 집을 잃은 겨레들의 하늘에 호소하고 땅에서 절규하며 통곡하는 소리가 사라질 줄 몰랐다"며 비분강개한 내용이 나온다.

3.1 독립운동도 매화꽃이 피는 시기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해방이후 친일청산을 하지 못하고 면죄부를 부여함으로써 '사꾸라'가 활보하는 나라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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