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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경선방식 불공정 시비... 후유증 가능성
후보자 알릴 기회 너무 적고 동원 개입 가능성 커
2004년 02월 24일 (화) 00:00:00 오마이뉴스 webmaster@ohmynews.com

오마이뉴스: 이성규 기자

   
▲ 열린우리당은 24일 오전 여의도 당사 5층 회의실에서 국민경선 당선자 축하 간담회를 개최했다. ⓒ 오마이뉴스 이성규

100% 국민참여경선을 통한 국회의원 후보자 선출이라는 열린우리당의 정치실험이 순항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이미 경선을 마친 일부 지역에서 "조직동원 가능성이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 등의 문제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어 수습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현재까지는 불복 등 극단적인 돌출행동으로 표면화되지는 않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수정·보완 가능한 '버그'(BUG)가 잡히지 않을 경우 경선 결과에 의구심을 표시하는 후보들은 더욱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선 불복을 선언할 경우 '역적'으로 낙인 찍힐 가능성을 우려해 문제제기조차도 망설이며 속앓이를 하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우리당 한 관계자는 전해, 심각한 후유증을 예고하기도 있기도 하다.

<오마이뉴스>가 현재까지 진행된 경선 당·낙선자를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경선의 문제점은 대체로 두가지 정도로 모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째 경선 후보들의 면면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너무 적어, 지역기반이 탄탄한 '토박이' 후보의 당선확률이 높다는 점이고 둘째, 선거인단의 선정 과정에 구정치적 행태가 개입될 소지가 낮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무작위 표본추출 방식의 선거인단 구성방식은 처음 예상과는 달리 '조직동원' 등의 방식이 먹힐 수 있다는 점에서 시급한 보완이 요구되고 있다.

고양시 덕양을 당선자 최성씨 "후보자 알릴 기회 너무 적다"

지난 22일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경기 고양시 덕양을 국회의원 후보로 당선된 최성씨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선거인단과 접촉하며 운동할 수 있는 기회가 원천 봉쇄됐다"며 "신인들은 선거법 개악 때문에 알릴 기회도 부족한데, 경선에서마저 홍보물과 15분 연설 외에는 알릴 수단이 없어 어려웠다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3일에 불과한 선거기간 동안 '불법선거'를 막겠다는 취지로 선거인단과의 접촉을 차단시킨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최씨는 또 여론조사를 통한 선거인단의 '샘플링'(선정작업) 과정에서도 특정 후보의 '입김'이 개입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인단 선정 작업 과정에 누가 전화를 하고 누가 조사를 하느냐에 따라 계속적으로 불공정한 얘기가 나올 소지가 있다"면서 "특히 선거인단 선정을 위한 전화조사에 어느 후보에 유리한 아르바이트생을 쓰느냐에 따라 특정 후보에 유리한 선거인단이 채택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인천 부평갑 낙선 김용석씨 "동원개입 가능성 높다" 지적

인천 부평갑 경선에서 문병호 후보에 밀려 아쉽게 고배를 마신 김용석 전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도 이같은 지적에 공감을 표했다. 김 전 비서관은 23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3∼5일에 불과한 선거기간 동안 전혀 자신을 알릴 기회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후보자들의 정책이나 철학을 검증할 수 있도록 토론회를 개최해 관심있는 분들에게 후보를 알 수 있어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중앙당이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며 중앙당의 적절한 개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선거인단 표집에서 있어 집에서 전화받는 분 중심으로 하다보니 직장인이 참여하지 못하고, 전화받는 시간대에 출타 중인 젊은 층은 전화가 안되지 않느냐"며 "이 때문에 특정 후보자의 조직들이 집에서 전화를 기다리도록 변질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역의원이면서 경선에서 탈락한 김성호 의원도 마찬가지였다. 1000명의 선거인단을 구성하기 위해 수차례 지역 유권자에 전화를 돌리다 보면, 특정 후보의 '조직원'에게 전화가 가지 않을 수 없다면서 그러다 보니 재력 등으로 끌어모을 수 있는 '동원의 힘'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즉 어느 후보에도 소속돼 있지 않은 유권자들이 선거인단 참여에 거부감을 표시하는 마당이어서 결국 전화 받기를 기다리는 후보 운동원들이 선거인단으로 '차출'될 확률이 높아 진정한 의미의 경선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진성당원에 의한 선출 방식이 가장 바람직"

이들은 한 목소리로 이번 경선 과정에서 이같은 문제점들이 보완되기는 힘들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경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미 중앙위원들에 의해 선택된 원칙을 뒤집을 수도 없을뿐더러, 뚜렷한 대안을 지금 당장 마련하기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불공정성을 시정하기 위해서라도, 다소 시간이 걸리는 한이 있더라도 다음부터는 '진성당원'에 의한 선출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석 전 비서관은 "솔직히 전화로 안 하면 다른 방법이 있느냐, 현실적인 방법이 없다"면서 "중장기적으로 앞으로 10∼15년을 거치며 점점 좋은 제도를 만들기 위한 진통 과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시민단체나 중앙당의 적절한 개입을 통해 후보자간 정책검증이 가능하도록 '토론회'를 마련하는 방안은 단기적으로라도 보완돼야 할 사항이라고 꼽았다. 다들 양질의 후보여서 누가 나와도 괜찮다는 인식에는 문제가 있다며 "낮은 수준에서라도 지역 오피니언 리더나, 지역 시민단체들에 의해 1차적으로 검증받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선거인단 표집 과정에서 있어서도 연령·성별·지역 등에 따라 '표준화'하는 작업도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결국 진성당원 육성을 통한 당원투표가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최성씨는 "우리 지역의 경우 그나마 샘플링 작업을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불공정성이 발생할 소지를 거의 없앴다"면서 타 경선 지역에서도 이러한 방식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소 비용이 들긴 하지만 불공정 시비를 없애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이유에서이다.

한편, 중앙당에서는 이같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제도개선을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성호 공직후보 재심위원회 위원장은 "현재 시점에서는 바꿀 수 없고, 다음부터는 선출권한을 진성당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당에서도 여기저기서 개선 대책이 나오고 있고 결정적으로 무작위 추출을 통한 선거인단 구성방식이 이론과 현실에 괴리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며 "진성당원과 일반유권자의 참여비율을 50:50으로 하는 방향을 검토해야 한다"고 나름의 경선 보완책을 내놓기도 했다.

유시민 총선전략기획위원은 선거인단 표집(표본 추출방식) 과정에서 조직력이 작동하는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해 "여론조사 표집을 공개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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