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프랑스 앙굴렘 현지취재

"(조선시대)기생들은 세계 어느 나라 여자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기생이 되기 위해서 시▪화▪가▪무▪악(詩畵歌舞樂) 이라는 다섯 가지 수업을 통해 기생되었으며 사대부의 권력과 일대일의 인격체로 상대했다"

지난 2월 3일 폐막한 제40회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 한국만화특별전 팬사인회에서 만난 한국만화계의 거장 김동화 작가의 '기생 이야기'는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그림과 고풍스러운 글감으로 성인만화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작품이다.

한국만화특별전 팬사인회에서 김 작가는  자신의 작품 '빨간자전거'와 '기생이야기' 불어판을  소개해 현지 만화팬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김 작가는  "(사대부와 함께)시와 글도 함께 나누고 노래도 함께한 것이 우리나라 기생이다. 우리가 일제 강점기 때부터 마치 못된 짓을 하는 여자를 기생에 비유하곤 했는데 나는 한국의 기생들은 세계 최고의 여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서양의 마리앙뜨와네뜨,크레오파트라, 중국의 양귀비는 힘 있는 남성의 사랑의 받음으로서 유명해지고 권력을 갖게 되지만 우리나라 기생들은 천민의 딸, 몰락한 양반가의 여자에서 살기위해 기생 길로 접어들어 성장해 나가는 게 한국의 기생이다"라고 말했다.

프랑스 만화마니아들로부터 가장 인기가 있는 김동화 작가는 16년전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에 참석한 것이 인연이 되어 올해 까지 5번 앙굴렘에 왔다. 그만큼 프랑스 인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증거이다.

'은하철도999'의 작가 마츠모토 레이지(松本零士·75)를 자신의 영혼처럼 존경한다는 김 작가는 앙굴렘 극장에서 열린 축제 개막식 무대인사를 통해 "향후 유럽시장에서 한국만화가 더 많이 보급되고 양국간의 교류가 더 깊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 작가는 2005년  '빨간 자전거'를 시작으로 '기생이야기' 등 6작품, 총 14권의 만화를 프랑스어판으로 출간했으며  2월 3일 폐막한 제40회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벨기에 카스테르만 출판사와 국내 미출간작인 '첫날밤'의 유럽판을 오는 3월에 출판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 김동화 작가가 사인회에 참석한 프랑스인들과 말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 김동화 작가가 한국의 기생을 이야기 하고 있다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 제40회 앙굴레 국제만화축제 개막식에서 무대인사를 하고 있다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