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63개 인권시민사회단체가 인터넷실명제 철회를 요구하면서 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시 불복종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인터넷실명제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반발을 사고 있다.

인터넷실명제를 주도한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정개특위.법제사법위 위원)측은 20일 오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시민사회의 반발이 있는 것은 알지만 인터넷실명제를 번복할 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다"며 "이미 정개특위에서 합의로 표결처리했는데 이제와서 돌릴 수 있겠냐"고 밝혔다.

원 의원측은 "인터넷실명제를 번복할 만한 회의체가 구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법사위원회에서도) 그대로 간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시민사회와 인터넷언론계, 학계, 인터넷기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실명제를 강행 처리할 의사를 나타냈다.

반면, 열린우리당 정개특위.법제사법위 위원인 천정배 의원측은 "우리당은 정개특위 회의에서도 인터넷실명제를 반대했고, 법사위에서도 당론으로 법안 처리를 반대할 것"이라며 시민사회의 반대 입장과 맥을 같이했다. 이어 천 의원측은 "나머지 3당, 한나라당.민주당.자민련은 입장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특히 민주당의 경우, 내부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지만, 인터넷실명제 강행을 고수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민주당.자민련 등 3당의 입장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자, 인터넷국가검열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김동민.단병호.문규현.백욱인.진관.홍근수)에서 시민사회단체 선언을 담당하는 한재각 참여연대 시민권리국 팀장은 "인권위원회도 반대의견을 국회에 보냈고, 언론법학회 토론회에서도 실명제 반대 입장이 주류를 이뤘다"면서 "시민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실명제를 철회하지 않으면 존재의의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팀장은 "정개특위에서 실명제 법안이 넘어간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한나라당이 다수인 법사위가 시민사회의 반대여론을 무시하면 이는 한나라당이 공당의 본분을 망각한 처사"라며 법사위가 제 기능을 발휘해 실명제 법안을 철회시킬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19일 63개 인권시민사회단체의 인터넷실명제 불복종 1차 선언에 이어 20일에도 사회진보연대,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시민참여연구센터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2차 선언에 동참하는 등 갈수록 인터넷실명제 철회를 요구하는 시민사회, 인터넷언론계 등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특히 시민사회단체들은 불복종 선언을 통해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정보 인권을 침해하는 인터넷 실명제가 국회에서 통과할 경우 이에 불복종하겠다"며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즉각적인 위헌소송과 폐지 운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