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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18일 경기·인천지역 언론 합동회견에서 참여정부의 평화번영정책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계승하고 있고 주한미군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의 평화체제가 정착될 때까지 장기간 반드시 주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과 남북 정상회담 추진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북핵문제'가 선결된 후에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미국의 세계전략차원에서 재배치되는 미2사단의 한강이남 재배치와 용산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으로 한반도 안보문제는 없으며 한국의 국제적
위상에 걸맞게 한반도 안보를 자체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 대북정책이 장기적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번영에 직결돼 있다는 뜻으로 평화번영정책이라고 이름표를 갈아붙였지만 내용에 있어서 원칙적으로 국민의 정부의 정책을 계승해
가고 있다"며 "큰 성과는 없지만 6·15정상회담의 정신과 뜻을 잘 살려서 내실있게 차분히 추진한다는 면에서 상당한 진정을 이루고 있다"고
자평했다.
노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답방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남북정상회담도 해야 한다"면서도 "지금의 국면이 북핵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전략, 협상국면이기 때문에 여기에 정상회담 주제가 끼어 들어가면 혼선이 생겨 일이 잘 안될 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이 문제(북핵문제-편집자 주)가 1단계 합의라도 이루어져서 안정국면에 들어서면 그 다음에 남북관계를 중심에 놓고 다시 꾸려갈
생각"이라며 "지금 남북관계가 착실히 진행되고 있지만 정치적인 국면은 북핵문제가 조금 정리되면 남북관계를 가지고 본격적으로 밀고 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주한미군의 평택오산이전문제와 관련해 노 대통령은 "미군부대가 이전함으로써 평택 또는 경기도민들 사이에서 찬반 논의가 많고 미군에 대한
국민들의 감정이 엇갈린다 할지라도 궁극적으로는 주한미군은 상당기간 반드시 주둔해야 한다. 주둔할 수 밖에 없다. 또 상당히 장기간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며 "주한 미군은 한국 국민들의 정서와 자존심을 잘 고려해서 합리적으로 행동해주길 바라고 우리 국민들도 감정적 대응이 아니라 주둔할 수
밖에 없는 우리의 손님으로 예의있게 정중하게 대우해야 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동북아시아에서 확고한 평화체제나 협력과 통합의 질서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주한 미군은 우리 한국을 위해서 동북아
전체의 균형과 안정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이 현실적인 판단임을 인정하고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면서 "주한미군의 중요성은 결국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협력의 질서가 어느 만큼 구축되느냐에 따라 달려있는 것이지 감정적 판단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주한미군의 역할이 동북아 균형과 안정이라는 노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9일 <시민의신문·NGOtimes.net> 등
인터넷언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허바드 주한미대사의 "주한미군 재배치는 미군의 역량 증진과 한국 방위 그리고 아시아에서의 공동이해관계를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발언과 일치한다.
노 대통령은 "상호존중의 원칙 하에 우리는 미군을 인정해야 하고 그것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왕에 평택으로 지정됐으니 거기에 국제적인
문화를 수반할 수 있는 좋은 계획을 세워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추진하고 있는
평택지역의 국제자유도시를 적극 지지했다. 그러나 그는 용산미군기지 이전비용을 포함한 굴욕적인 이전협상에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주한미2사단의 한강이남 재배치를 '안보위협' 논리를 내세워 반대하는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한 냉전세력들과 용산미군기지 협상을
굴욕적이라고 비난하고 있는 반미단체 양측 모두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미2사단이 서울 남쪽으로 내려가는 것을 굉장히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실제 우리 한국이 미국의 도움을 받으면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만한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면서 "옛날처럼 미군이 빠지면 한국은 자체방어도 할 수 없는 허약한 국방력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심리적
의존관계를 갖게 되는 것은 건강하지 못하다"고 훈수를 뒀다.
특히 그는 "한국이 갖고 있는 실력만큼 위치를 바꿔야
한다. 이제는 한국이 남의 나라 군대를 방패막이로 세워놓고 인계철선 운운하면 미국 사람들은 얼마나 기분 나쁘겠나. 한국 방위는 1차적으로 한국이
책임져야 한다"며 "한국이 먼저 미국더러 내려가라고 얘기하면 외교적, 정치적으로 갈등이 될 수 있는데 다행히 미국의 세계전략이 바뀌어서 자리를
옮기겠다고 하니 한국으로서는 매우 다행하게 된 것"이라고 자평했다.
아울러 그는 "한반도 안보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군비면에서 훨씬 더 증강된 형태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안보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일갈했다.
대선 당시 여중생범대위 대표자들과의 면담자리에서 자신의 대미관을 '친미적 자주'라고 밝힌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 대미관에서 볼 때 '친미적
자주'라는 거추장스런 외피를 벗고 '숭미'라는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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