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시민모임 247개 서울지역아파트 조사해 공개
경실련, 전국서 분양원가 공개촉구대회

<속보>시민단체가 아파트 분양 원가 공개 운동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기업들이 분양폭리를 100%대로 취하고 있음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와관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7일 전국 지부 단체회원들이 각 지역에서 원가공개와 거품제거를 하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소비자모임이 지난 2002년 5월부터 2003년 12월까지 1년8개월 동안 민간기업이 분양한 247개 아파트를 대상으로 분양가 적정 기준가 대비 건축비 및 대지비 비율을 조사한 결과, 분양건축비는 원가대비 178% 높았고, 분양대지비는 210% 가까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30평형대 동시분양 187개 아파트 분양건축비는 원가대비 평균 180%, 분양대지비는 원가대비 215% 이상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 기간동안 동시분양 아파트의 분양건축비 및 분양대지비를 분석한 결과 2002년 평당 분양건축비의 평균은 4백51만6천원이었고 2003년 동시분양 아파트의 평당 분양건축비의 평균은 5백83만7천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2년 분양대지비 평균이 9백4만1천원인 것에 비해 2003년 분양대지비 평균이 1천1백24만7천원으로 드러나 1년 사이 평당 분양건축비는 29%, 분양대지비는 24%이상 인상됐다.

이와함께 동시분양 아파트의 90%이상이 도개공 건축비 보다 높게 책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2002년 동시분양을 신청한 106개 아파트 가운데 분양건축비를 도개공 건축비인 340만원보다 높게 책정한 아파트는 93개로 87.7%에 달했다. 2003년 동시분양을 신청한 141개 아파트 중 분양건축비를 340만원보다 높게 책정한 아파트는 135개 아파트로 95.7%로 나타났다.

▲ 17일 정부종합청사 후문에서 열린 집회에서 경실련 회원들이 분양원가 촉구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성희 기자>

도개공의 건축비 340만원도 표준건축비에 비해 높은데 동시분양아파트의 90%이상이 분양건축비를 340만원 이상으로 책정했다는 것은 대지비를 생각하더라도 민간업체의 분양수익이 40%를 훨씬 웃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지난 13일 아파트분양원가 공개 및 분양가 30%내리기 운동(kr.club.yahoo.com/down 30, cafe.down.net/down 30, cafe.naver.com/down 30) 출범 기자회견을 갖고 소비자 알권리와 주생활의 기본권보장을 위해 주택법 개정운동을 선언했다. 송보경 소비자시민모임 이사는 "아파트 분양원가 폭리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고 국민을 위한 공기업이 분양원가 폭리를 취해 왔다는데 분노한다"며 "향후 시민단체와 연대해 분양가의 적정한 가이드라인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를 출범시킨 경실련은 지난 12일 건교부가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공공택지의 공급가격의 공개 의무화 제도를 시행하고 주공아파트의 건축비를 공개 하겠다는 방침에 대해 "토지 공사와 주택공사의 택지공급가 공개는 현재도 총액 및 공급면 적 등이 공개돼 의미가 없는 만큼 택지 조성원가를 공개해야 한다"며 "택지개발지구는 공영개발 방식을 도입하고 건설업체는 시공만 하도록 해 신규분양가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파트 분양가 공개는 국민주거기본권"
저소득층 주거안정·임대아파트 공급하는 공익목적
'개발이익환수제' 도입, 부당금 사회 환원해야

공공택지에서 분양되는 아파트와 대한주택공사 등 공기업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의 원가는 공개되어야 한다.
 
현재 분양되는 아파트의 70-80%는 택지개발촉진법과 주택법 등에 의하여 개발되는 공공택지지역에서 분양되고 있다. 택지개발의 주체인 대한주택공사나 토지공사, 도시개발공사 등은 위 법률에 기초하여 개발이익이 한푼도 반영되지 않은 싼값으로 토지를 강제적으로 수용하게 되는데, 이것은 서민들이 내 집 마련이나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아파트 등을 싸게 공급하여 국민의 주거기본권을 실현한다는 공익적인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 이날 대구에서도 분양원가 공개 촉구대회가 열렸다. <사진제공=경실련>

토지소유자 통곡할 일

그래서, 택지개발촉진법은 민간건축업자에 공공택지를 공급할 때 건교부장관 승인을 받은 저렴한 가격으로 택지를 공급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공급받은 건축업자들은 이러한 공급가격이 아니라 아파트를 건축함으로써 개발이익이 반영되어 2-3배로 오른 토지가격을 반영하여 아파트를 분양함으로써 토지가격에서 이미 많은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헐값에 토지를 수용당하고 쫒겨나는 토지소유자들이 알면 땅을 치고 통곡을 할 일일 것이다.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하라는 시민단체의 요구에 건설업체들은 택지비 등의 원가를 반영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하는데, 공공택지지역의 경우에는 1998년 폐지된 주택분양가 원가연동제지침과 같이 건교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공급가격을 택지비로 반영하면 되므로 기술적으로도 분양가공개가 어렵지 않고 주택분양가원가연동제지침과 같이 분양가를 택지비원가에 연동하여 규제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대한주택공사나 도시개발공사, 토지공사 등은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약칭 정보공개법)에 의한 정보공개의무가 있는 공기업이고 대한주택공사를 상대로 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과 노원구 중계동 주민들의 원가공개소송에서 법원은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린바 있다.

분양원가 공개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분양가를 규제하거나 공개하는 경우 아파트의 품질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이러한 주장과 관련된 것은 주로 마감재 부분인데 주택분양가 원가연동제지침에 의하여 분양가를 규제하던 시기에도 표준분양가 이외에 옵션제도를 허용하여 질 좋은 마감재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한 것과 같이 소비자의 다양한 수요를 감안하여 옵션을 한 두개가 아니라 10-20개로 다양하게 마련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
 
투기목적 가수요자 조심
 
또 다른 반론은 주택공급이 줄어들게 된다는 것인데, 주택분양가를 법령으로 규제하던 것은 1970년말부터 30여년을 시행하던 제도로 분양가를 규제하던 1990년대에도 1년에 50-60만호씩의 주택이 충분히 공급되었던 점에 비추어 분양가규제&공개와 주택공급의 감소는 직접적 인과 관계가 있는 것이라 할 수 없다.
 
오히려, 택지공급의 부족이나 정부의 부동산투기억제정책으로 주택을 꼭 필요로 하는 실수요자가 아니라 투기목적의 가수요자들이 시장에서 철수하여 분양이 되지 않던 현상 등이 직접적인 주택공급부족의 이유였다.
 
그리고, 분양가와 시가와의 차액을 노리고 가수요자들이 분양시장에 뛰어들어 투기가 더욱 만연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는데, 이러한 점 때문에 분양가규제를 하던 시기에는 실수요자인 무주택세대주에게 우선분양권을 주고(현재는 20세이상이면 분양권이 있어 550만명의 분양자격자가 있는데, 이중 무주택세대주는 180만명이다) 국민주택규모(공급면적 33평형 이하)의 경우에는 5년간, 다른 아파트의 경우에는 소유권이전등기시까지 분양권전매를 금지하여 투기적인 전매를 금지하는 제도를 운영했다.

시가와 분양가의 차액을 건설업체가 독점하는 것 보다는 기존주택가격이 너무 높아 집을 마련하기 어려운 서민들이 낮은 분양가로 집을 마련하여 그 차액의 혜택을 보도록 하는 것이 훨씬 정당성이 높은 주택정책이라고 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개발이익환수제도를 통해서 그 차액을 사회적으로 환수해야 한다.

정보공개청구도 허사
 
역사적으로 보면, 정부가 건설업체의 요구대로 1970년대 아파트 선분양제도를 허용하는 대신에 분양가규제를 하게 되었던 것이어서 1998년 분양가 자율화를 실시한다면 당연히 후분양제의 실시를 전제로 했어야 하는데 결과는 건설업체가 선분양제와 분양가 자율화의 혜택을 모두 누리는 것이 되었다. 후분양제의 경우에는 분양가를 자율화해도 건설업체가 선분양제를 선택했다면 분양가규제나 분양가공개를 수용해야 할 것이다.

▲ <사진제공=경실련>

분양가를 공개하는 경우에는 그 공개의 방법과 기준을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도시개발공사의 상암동 아파트 원가공개처럼 택지비, 건축비 등으로 나누고 원가와 이익을 구분하여 체계적으로 공개한다면 그 분석과 검증이 가능하지만, 각 건설업체마다 자기나름의 방식으로 공개를 한다면 이를 철저하게 검증하기는 매우 어렵다.
 
필자는 대한주택공사를 상대로 2년여간 원가공개 소송을 진행하여 승소하고 그래도 공개를 하지 않아 공개할 때까지 1인당 하루 10만원씩의 간접강제금을 부과하는 법원의 결정까지 받아 겨우 대한주택공사로부터 분양가내역서를 받은바 있는데, 대한주택공사가 나름대로 만든 14권 분량의 자료에서 원가를 분석하고 거기에서 숨겨진 이익을 찾아내기는 거의 불가능했던 경험이 있다.
 
주택분양가 원가연동제지침에서는 공공택지의 경우 건교부장관이 승인한 공급가격에 암반공사비, 연약지반 공사비 등을 더하여 택지를 산정하고 건축비의 경우에는 평형별로 표준상한가를 정하고 철골조공사비나 지하주차장 공사비는 이에 더하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정하도록 하였는데 이와 같이 공개의 기준을 정하여 비교분석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분양가 공개를 강제하는 방식은 한 국회의원이 발의한 법안처럼 형사처벌을 하는 방식보다는 착공허가를 받아 일반분양자 모집 승인신청을 관할관청에 할 때 분양가내역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분양가내역서를 공개하지 않거나 허위로 제출했을 경우에는 일반 분양자 모집승인을 관할관청이 거부할 수 있도록 행정적 방식이 위헌시비를 피해갈 수 있을 것이다.
 
정부 의지가 중요
 
분양가공개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분양가규제를 하던 시기에 부작용이 많았다고 하고 분양원가 기준이나 공개방식의 기술적 어려움을 들어 공개를 반대하고 있으나 주택분양가 원가연동제지침을 폐지한 1998년 이후 불과 5년 사이에 분양가가 2배 이상 폭등하여 봉급생활을 하는 근로자들로서는 30년간 저축을 해야 겨우 내 집 마련이 가능할 정도로 국민의 주거기본권 실현은 악화된 것처럼 분양가 자율화의 부작용이 훨씬 큰 상태이며 분양가를 규제하거나 공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면 그 방법이나 기준 실효성 확보를 위한 수단 등을 위와 같이 얼마든지 위헌시비를 피해가며 입법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할 것이다.
 
결국, 집 없는 서민의 고통을 같이 아파하고 폭등하는 분양가에 같이 분노할 수 있는 정부의 감성과 의지가 확인되어야 할 때가 온 것으로 보인다.
김남근(변호사·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분양원가공개, 전국방방곡곡으로
경실련 공동기자회견서 공기업원가공개·택지공급체계 개선 촉구
"공개자료와 실제 분양가 대비 수정원가 발표할 것"

40% 폭리를 취한 것으로 드러난 상암7단지 분양원가 공개의 파장이 공기업 원가공개 및 로또식 택지공급체계 개선을 촉구하는 움직임으로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17일 오전 11시 서울을 비롯한 부산, 광주, 대구, 대전, 인천, 청주, 춘천에서 경실련은 동시에 공기업 원가공개 및 택지공급체계 개선을 촉구하는 전국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12일 아파트값 거품빼기운동본부를 출범한 경실련은 최근 천장부지로 오르는 아파트값을 건설교통부의 잘못된 주택정치에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11일 '온라인 행동의 날'을 정해 분양원가를 공개할 수 없다는 건교부와 재경부의 게시판에 항의글을 올렸으며 이번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전국적인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을 본격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박병옥 경실련 사무총장은 "정부는 비난여론을 피하는 데에만 급급하다"며 "아파트값의 상승은 주택과 땅값의 상승을 야기하며, 왜곡된 분배문제를 낳고, 더 나아가 한국경제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아파트값의 거품문제는 한국경제와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파괴적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개발이익을 사회로 환수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김헌동 아파트값 거품빼기운동본부장은 택지공금체계의 현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1백만원이던 공공택지가 주택업자에게 가면 3백만원으로 뛰고 소비자에게는 1천만원에 분양된다"며 "택지개발지구의 공익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건교부가 공공성을 보장할 수 없는 로또복권식추첨을 고집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택지개발지구의 분양은 감정평가사들이 평가한 금액을 추첨하는 방식이다. 이에 경실련은 시행사가 택지를 분양받아 과도한 이익을 취한 후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택지분양의 공영개발을 제안했다. 이로써 얻는 개발이익은 공공주택 확충 등 사회로 환원하자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택지공급체계의 개선은 아파트값 거품빼기운동의 핵심"이며 "분양원가공개는 공급자 중심의 분양을 소비자 중심으로 바꾸고자 하는 최소한의 요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완기 도시개혁센터국장은 "주택업자 배불리는 택지공급제 개선하라""서민주거 위협하는 아파트 공급 중단하라" 등의 구호로 공기업 원가공개 및 로또식 택지공급체계 개선을 촉구했다.

발언 후 이어진 퍼포먼스에서 '공공택지 하나만 맞으면 이익독점'이라고 쓰인 포스터와 거들먹거리는 주택건설업자가 등장했다. 이는 로또복권처럼 한번 당첨만 되면 수백만 원의 부당이익을 취할 수 있는 현 택지공급체계와 아무렇지도 않게 폭리를 취하는 주택건설업자를 풍자한 것이다.   

경실련은 성명서를 통해 아파트 가격폭등과 시민들의 당연한 요구라는 점을 들어 △공기업·택지개발지구의 분양원가 공개와 건교부가 발표한 청와대 업무보고에 반박하며 △미봉적인 건설교통부 토지원가 공개대책 규탄하고 아파트가격의 점진적인 거품제거를 위한 △복권추첨식 택지공급대책 개선·개발이익의 환수를 주장했다. 또한 "현재 아파트값의 거품이 제거하지 않으면 시민들에게 내 집 마련의 희망을 줄 수 없다"며 "아파트값의 거품 제거를 위한 전국적인 시민행동을 강력히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은 공기업을 대상으로 정보공개청구를 해 공개된 자료와 실제 분양가를 대비해 거품을 확인하고 수정원가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건교부와 재경부를 대상으로 매주 온라인시위를 진행하며, 3월초에 전국 규모의 항의서명운동도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