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17일 안병영 교육부총리가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2004 윤지로

▲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는 안 부총리 ⓒ2004 윤지로

- 과거에 교육부가 보충수업을 금지한 바 있는데 이제 와서 강화하겠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예전에 진행된 보충수업은 교수가 일방적으로 학생을 가르치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시작된 방과 후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희망해서 자신에게 맞는 수업을 선택하게 된다. 또한 EBS와 에듀넷 등이 제공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연계시킬 것이다."

- 철저히 학교장의 판단 아래 실시되나.
"운영위원회와 협의를 거칠 것이다. 그렇지만 학생과 교사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 학교 수업과 EBS 수능 방송만으로 수능 대비가 가능하도록 만들겠다고 했는데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EBS 수능 강의를 강화시키되 중위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할 것이다. (대신) 인터넷 강의 프로그램에서는 수준별로 세분화된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지금 계획으로는 EBS 수능 방송은 학교 선생님을 쓰고, 인터넷 수업은 학원 강사도 출연시킬 것이다. 또한 에듀넷과 시·도 교육청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학습 콘텐츠를 무료로 서비스할 계획도 갖고 있다.

가난하지만 능력이 있는 젊은이들이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서 적어도 수능의 문턱을 넘기 위해서 바로 이러닝이 중요하다. 분명히 큰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 이번 대책에 대학입학 전형제도와 관련된 내용은 부족한데.
"올 8월에 대학입학 전형제도와 관련한 2차 교육부 발표가 있다. 그때 가야 완결적인 형태의 정책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내신의 비중을 높이고, '대입전형 3년 예고제'에 따라 이런 내용은 2008년도 대입 전형부터 적극적으로 반영될 것이다."

- 안 부총리가 94년에 내놓았던 교육정책과 중복된 내용이 많다. 당시에 내놓았던 정책이 효과가 있었다고 보는가.
"방과 후 수업, 수준별 이동 수업, EBS 수능강의 등은 내가 김영삼 정부 때 내놓았던 정책들이다. 7년 뒤에 다시 이런 정책을 내놓은 것은 그 동안 장관과 정책이 바뀌면서 파행적 운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때 EBS 시청률이 80%에 이른 적이 있다. 그리고 지방 소도시에서는 아직도 EBS 수능을 보고, 방과 후 수업 자료로 쓰기도 한다. 나는 이번 대책들이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본다.

교육정책의 문제점은 아이디어가 없어서가 아니라 일관성이 없어서 파행을 겪는 것이 문제다. 하지만 이러닝은 단기적인 응급처방이다. 이런 것들은 공교육을 대체할 수 없다. 그것을 보충할 뿐이다. 공교육 자체가 내실화되어야 한다."

- 사교육 분야에서도 이러닝이 번창하고 있는데.
"공교육이 사교육의 그늘에 묻혀서는 안 된다. 이번 대책들은 사교육과 경쟁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늘에 묻혀서는 안 된다는 데서 시작됐다."

- 고석만 EBS 사장에게 질문하겠다. EBS강의가 어떻게 진행되나.
"교육부를 중심으로 EBS와 한국교육개발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등 관련 단체들이 연계를 하겠다. EBS는 공교육을 선도하는 입장에서 위성채널인 < EBS플러스1 >을 24시간 수능 채널로 전환하고 중위권 중심의 교육을 하겠다. 그리고 인터넷 vod서비스를 통해 학사일정에 맞추어 수준별 교육을 제공하고 교수진은 엄정한 기준에 따라 선발할 것이다. 오는 4월 1일부터 EBS와 인터넷을 통한 온·오프라인 수능 강의 서비스가 시작된다."

- (다시 안 부총리에게) EBS 교육과 수능의 연관도를 말해달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수능을 출제하는 만큼 이들이 EBS와 기획단계부터 협조한다면 (수능 형식과 경향성이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지 않을까. 곧장 문제로 출제된다는 말은 할 수 없지만 효과를 기대해볼 수는 있다. 공교육 내실화와 사교육비 절감이 이번 대책의 목표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 공교육이 어떻게 내실화 된다는 말인가.
"학교혁신은 교실혁신이고 교실혁신은 수업혁신이다. 수업혁신은 교사가 질적으로 향상된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가능하다. 교원평가제도는 이런 이유에서 나온 것이다.

2008년 이후 고등학교 교육은 틀림없이 정상화될 것이다. 선생님들에게 학생 평가 능력을 다시 돌려줄 것이다. 수준별 이동 수업과 선지원 후추첨 제도 등을 열심히 추진하다보면 근원적인 해결책이 발견되리라 믿는다."

다음은 이수일 교육부학교정책실장과 기자들의 일문일답.

- 방과 후 수업은 교사와 학생의 희망에 따라 진행한다고 했는데.
"그렇다. 선생님이 모자랄 경우 인재풀을 가동해 지역 인재 등 외부 강사도 활용할 계획이다. 수업에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을 도와줄 것이다."

- 단기적인 처방이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보는가.
"예산을 집중투자해서 좋은 학교 선생님과 학원 강사들을 끌어들여 내용면에서 경쟁력을 갖추도록 할 계획이다."

- 학원 강사를 활용하면 그 학원 강사들의 경력에 도움이 돼 나중에 도리어 사교육을 부추길 가능성은 없는가.
"교육과정평가원과 EBS 등과 연계하면..."

- 근본적으로 지방대를 육성하고 대학 서열화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도 그런 목표를 달성하고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