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세차례나 처리가 무산됐던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의 처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난 14일 밤 KBS1 TV 생방송 심야토론에서는 '직격토론 FTA 찬반논란'이란 주제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체결과 관련한 찬반양측이 공방을 벌였다.

반대입장에는 심재권 민주당 의원과 윤석원(WTO 국민연대 상임집행위원장)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가 참여했고 찬성입장에는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과 정인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FTA 연구팀장이 배석했다. 심 의원은 서울지역구출신으로 한-칠레 FTA 비준을 반대해 눈길을 끌었다.

찬성입장은 한-칠레 FTA 개혁개방이 중요한 수단이며 세차례의 비준처리 무산으로 대칠레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국가신인도가 하락했다고 주장한 반면, 반대입장측은 첫 번째 FTA 체결을 농업강대국인 칠레와 맺은 것이 문제가며 WTO/DDA협상이후 비준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들은 또 정부의 대책과 관련해 찬성측은 충분한 대책이 마련되었다는 논리를 편 반면, 반대측은 농업문제를 경제적 측면으로만 보는 것은 향후 생존기로에 서 있는 한국농업에 있어 위험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한-칠레 FTA 국회 비준안의 조속한 처리를 강조한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수출시장을 확대하고 수입품 관련 국내산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FTA의 목적"이라며 "FTA는 국가 경제발전의 중요한 과정이며 수단이다. 서둘러 통과시켜야 수출시장이 확보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세차례의 처리무산으로) 떨어지고 있는 국가신인도도 제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인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FTA연구팀장은 "90년대 말경 FTA가 많이 체결되면서 수출상품과 품질이 비슷해져 가격경쟁력이 중요해졌다"며 "수출 활로를 위해 FTA체결은 불가피하다. FTA는 개방, 개혁을 의미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FTA를 통해 내부적인 점진적 개방정책을 추진하고 세계자유사장에 참여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안착(soft landing)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칠레 FTA 국회 비준을 반대하는 심재권 민주당 의원은 "한-칠레 FTA 반대의원들이 FTA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칠레와의 FTA 체결을 반대하는 것"이라며 "농업강국인 칠레와 FTA를 체결하면 과수농가뿐만 아니라 일반 농가도 피해가 클 것이고 크게 득을 볼 것도 없어 보인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 나라는 WTO/DDA 협상에서 쌀시장 개방 등 농업시장 개방을 논의할 예정인데 한-칠레 FTA 비준은 DDA협상을 효율적으로 이끄는데 적절치 않다"고 했다. 

정인교 FTA연구팀장은 "칠레는 많은 검토를 거쳐 선택했다. 5년전 당시 외교채널, 비공식경로를 통해 확인해본 결과 FTA를 체결할 만한 나라들은 남아공, 터키, 태국, 이스라엘, 뉴질랜드, 칠레 등이었다 "며  "칠레 시장에서 우리 제품이 성공했고 중남미 시장의 관리를 위해 우리 상품 인지도를 높이고 유통망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칠레와의 거래 규모는 작았지만 현재 규모는 2배를 달성했고 앞으로 다른 시장도 확대될 것이므로 경제적 의미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윤석원 교수는 "FTA는 문민정부 시절 주한칠레대사가 건의했으나 '실익이 없다'고 해 95년도에 폐지된 후 98년 DJ정부 초반 재추진됐다"면서 "한-칠레FTA는 초창기 농업전문가들과 농림부도 반대했다. 추진된지 4∼5년이 지나도 한건의 협정도 맺지 못하는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한다. 모든 게 농업, 농민때문이라고 국민들이 인식하게 하는게 문제"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FTA를 맺으면서도 불리한 산업은 제외시킬 수 있고 제조업에도 이익이 많지 않다"면서 "대칠레의 거래규모는 2003년 기준 전체수출액 2척억원대 대비 0.2%인 5억달러로 매우작다. 2배로 증가했다고 해도 이익이 크지 않고 칠레는 농산물 강대국"이라고 재차 반대입장을 피력했다.

이한구 의원은 "FTA 체결국가를 선택할 때 충격을 최소화하고 중요경제도 고려대상이다. 칠레도 굉장히 좋은 나라다. 구조조정을 안해도 추진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빨리 해치워야했다"며 "칠레를 선택이 전적으로 잘못된 것이 아니라 농민 등 관계자들을 설득하는 프로그램을 제시하지 못한 게 잘못된 것"이라고 맞섰다.

정인교 팀장도 "96년 정부직속세계화주친위에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하려했지만 무산되었는데 당시에는 칠레가 포함되지도 않았고 다른 나라들이었다"면서 "당시 국내 분위기는 FTA를 맺을 수 없었는데  결국 금융위기과정에서  유동성문제와 결합해 FTA를 적극 추진하게 된 것이다. 검토한 6개국들 중칠레가 가장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식량기구에 따르면 칠레는 농산물 수출국 24위로 전세계 농산물 비중이 0.7%, GDP 5.7%이며 농업비중이 감소하고 있다"며 "칠레 수출품의 60%∼70%가 과실류인데 한칠레FTA에서는 과실류를 예외시켰고 관세양허조치, 농업분야지원대책 등도 마련됐다"며 한-칠레 FTA의 합당성을 설명했다.

또한 그는 "우리나라가 농업부문의 유예를 요구해 2000년∼2001년엔 협상이 개최되지도 못했는데 칠레와 EU간의 협상에서 농업부문을 제외한 것이 한-칠레FTA를 체결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EU보다 잘된 결과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농민들이 포도가 문제가 있다고 해 포도를 예외시켰고 사과, 마늘 등 총 4백개 품목도 제외했다"고 말해 정부가 한-칠레FTA 체결을 추진하면서 전체 농가에 미칠 영향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없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윤 교수눈 "농업문제를 경제측면으로 확대해석해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사회적 여건이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EU보다 더 잘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한-칠레 FTA비준이 안되면 현재 추진되고 있는 한-일, 한-싱가폴 FTA도 피해를 받을 것이다. '칠레와 비준도 못하면서 어떻게 우리와 FTA를 추진하겠나'라는 냉소를 받을 것"이라며 "정부는 FTA비준이 처리되지 않으면 대칠레 공산품 수출이 연간 6백억원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국제금융기관들이 국가신용도 평가에서 문제제기하는 반응도 있어 국가신인도가 하락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국가신인도 하락을 부추기는 것인가, 반대 농민과 국회의원들에게 압력을 넣는 것인가"라며 최근 방한한 무디스 국장은 '한국이 세계화, 무역자유화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그럴 일을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정부의 대책이 미흡하다는 점을 강조한 그는 "한-칠레FTA를 맺으므로 농업이 입을 타격에 대한 정부대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고 농업전반의 WTO/DDA협상을 두고 지금 이 시점이 적절치 않다"며 "FTA이행 지원법, 5천8백원 등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과수농사, 과체류농가도 영향을 받는데 정부안을 구체적으로 보자면 사살상 폐원대책에 불과하다. 실질적으로 전체농가의 20%를 차지하는 과수농가들이 전업해도 괜찮도록, 폐원해도 괜찮도록 장치를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 내용의 핵심"이라고 반박했다. 

한-칠레 FTA 국회비준이 한국의 가격경쟁력에 도움이 되어 경제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 이한구 의원은 "정부대책을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미흡한 게 많지만 큰 골격을 보면 이정도면 많이 해준 것"이라며 "피해 과실 경우 종류에 따라 예외했고 성수기때만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배려했고 관련업계도 수용분위기라면 정부대책이 제대로 지켜진다는 전제하에 이번에는 통과시킬 충분한 이유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석원 교수는 "FTA비준과 관련해 정부가 많은 대책내놓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신뢰'다. 수십년동안 농민입장에서는 정부의 한 것에 대한 신뢰가 생기지 않는다"며 "UR이후 구조조정한다고 했어도 농민들 은 빚이 쌓여가고 어려웠다. 지원금액의 절대액수보다 신뢰문제다. 농민들의 근본적 문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맞섰다. 

[신장범 주한 칠레 대사] "즉각적으로 비준 완료해야" =9일 입국했다. 당시 비준될 줄 알았다. 왜 칠레인가? 첫째는 칠레는 농업강국 아니다. 세계농산물 수출비중이 1%도 안되고 다른 농산물의 경쟁력은 낮고 과실 부분에서만 경쟁력이 있다. 중남미 국가 중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안정적이고 모든게 투명하다.   현지 언론들은 9일에 한국 국회가 비준할 것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세차례나 무산된후 부정적인 보도 나오고 있다. 믿음이 상실되고 있다. 한국상품이 품질이 좋아서 인지도가 높은데 비준이 지연어 피해가 크다. FTA비준안이 발효되면 수출품의 66% 관세가 즉각 철폐된다. 대칠레 주종 수출품인 자동차, 휴대폰, 가전제품 등인데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잇다. 칠레는 여러나라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해 이들 나라 제품들이 무한대로 들어와 한국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상실하고 있다.   한-칠레 FTA 비준이 계속 지연될수록 우리가 받는 상처는 크다. 한-칠레FTA는 단순한 양국간 관계아니고 앞으로 나갈 방향이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 즉각적으로 비준을 완료되야 한다.

[전준모(회사원)씨] "FTA 만병통치약 아니다" = 칠레만이 왜 문제인가. 앞으로 준비하고 있는 싱가폴, 일본 등도 있다. 칠레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일본문제는 더 심각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 FTA는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에게 실험적인 94년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의 경우 좋게만 바춰진게 아니다. 맥시코의 경우 실질임금이 1.2%밖에 증가하지 않았고 그전에는 1.1%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FTA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포장만 커졌을 뿐이다. 앞으로 일본, 싱가폴 FTA도 반드시 좋다고 볼 수 없다. 칠레문제를 농민문제로만 부각하는 것은 FTA를 희석시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FTA를 받아들인다면 조그만 피해라도 최소화하는 조정프로그램이 중요하다.

[김성곤(은평구민)씨] "농민생존권 볼모로 체결되는 FTA 반대" =FTA를 근본적으로 반대한다. 사람들의 불이익과 생존권 볼모로 추진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고 전근대적이고 천박한 사고다. FTA가 그렇다. 3백만 농민 생존볼모로 삼고 있다. 수십년간 농사지어온 사람들의 문제가 몇 푼 보상받는다고 해결될 수 있나. 근본적인 대안없는 졸속적인 FTA체결을 반대한다.

[윤석원 교수의 제언] "미국, EU의 농업경쟁력은 보조금서 나온다"   한-칠레FTA 하나만 가지고 농업문제 전체를 볼수 없다. 농민들이 신뢰할수 있게 하려면 솔직해야 한다. 농민들이 무조건 정부에 요구하는 집단 아니다. 정부의 잘못, 애로사항 솔직히 말하고 지금까지 한-칠레FTA 추진과저에서 정부의 잘못을 인정하고 향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WTO체제하에서 소득보존문제는 논농업직불제 등 보존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명목으로 지원할 수 있고 특정품목이나 소득이 급격히 떨어졌을 경우 보존장치가 가능하다. 정부 방향은 이런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좀더 농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장치 도입하는 것이 신뢰 높이는 방향이다.   지구상에 농업이라는 산업이 존재하는 나라는 소위 잘사는 나라뿐이다. 미국 EU, 캐나다, 호주 비롯한 잘사는 나라에만 농업이 존재하고 제3세계 포함 아시아국가들은 농업이 없거나 점점 사라지고 있다. 농업산업자체가 정부의 투자, 지원없이는 자생적으로 살아남기 어렵다.   미국은 소득 50%정도가 각종 명목의 보조금을 되어 있고 EU는 농업예산의 78%가 각종 보조금을 되어 있다. 잘사는 나라들은 각종 명목의 보조금으로 투융자를 통해 농업을 유지시켜나가고 있다. 미국, EU의 농업경쟁력은 보조금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가난한 나라들은 돈이 없기 때문에 농업이 없다. 아프리카에 농업이 있나, 아시아대륙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후진국 중간에 있다. 선진국으로 되어가는 나라라면 우리 농업이 선진국처럼 살아 남을 것이냐 아니면 제3세계 후진국처럼 농업이 없어질 것이냐 갈림길에 서있다. 농업산업, 농촌공간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었을 때 삶의 질을 담보하는 지역은 농촌지역일것인데 그분야에 대한 지원, 투자 필요하다. 농업없는 농촌이 있을 수 없으므로 농업이 존재하고 농민이 존재할 수 있는 농촌을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끌고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