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를 포기하고, 공군사관학교에 수석 입학한 윤지선 생도 ⓒ2004 김영실

공군사관학교 생도가 되기 위해 강도 높은 '가입교 훈련'을 받던 중 서울대 정시 모집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지만,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입교 훈련'을 끝까지 받아 사관생도가 되었다. 그는 바로 공군사관학교에 수석 합격하여 14일 대표로 '입교선서'를 한 윤지선(尹知羨, 20세) 생도.

윤지선 생도는 탁월한 성적과 뚜렷한 소신 외에도 선수 수준의 육상실력과 봉사정신까지 겸비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낳고 있다.

수원 영복여고 출신의 윤지선 생도는 중학교 시절, 교내체육대회는 물론 광역시 단위 대회에서도 줄곧 최상위권에 들었다. 윤 생도는 중학교 시절, 수원시 학생 체육대회에서 멀리뛰기 우승에 높이뛰기와 100m 달리기 준우승을 차지한 경력에, 수영과 스쿼시, 국선도 등도 수준급인 명실상부한 '체력짱'이다.

한편 윤 생도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하기까지 양로원 봉사활동을 계속해온 '마음짱'. 매달 경기도 화성의 '성녀 루이제의 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청소와 빨래 등의 봉사활동을 하면서 나눔의 의미를 배웠다는 윤 생도는, 인생의 목표가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사는 것"이라고.

윤 생도는 가입교 훈련에 대해 "지난 한 달 동안의 훈련은 난생 처음 접해본 힘든 훈련이었다"라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훈련 기간 중 최초의 여성 전투기 조종사인 박지원 선배 등의 특강과 비행단 견학을 통해 조종사가 되려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항공 우주군 시대의 차세대 리더가 되어 나라를 지키는 일에 큰 힘이 되었으면 한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왜 명문대로 진학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초등학교 때 공군사관 학교를 알게 된 이후로 줄곧 공사생도가 되는 꿈을 꾸어왔고, 지금도 나의 꿈을 가장 잘 펼칠 수 있는 곳은 공군사관학교라고 생각한다. 서울대는 학교측의 권유로 지원한 것일 뿐"이라며 야무진 소신을 보였다.

'가입교 훈련'을 담당했던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시모집에서 서울대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어머니로부터 전해 듣고서도 윤 생도는 전혀 미동도 없이 훈련을 계속했다"고.

작년에 첫 여성 수석 졸업생(공사 51기)을 배출하고 재작년에는 첫 여성 수석합격자를 받아들였던 공군사관학교는 윤 생도의 이번 수석 입학을 계기로 본격적인 '우먼파워'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 같다는 분위기다.

공사 신입생 선발을 담당했던 평가관리실장 손명환(孫明煥, 공사 25기) 대령은 "공사입학을 위해서는 수능과 같은 학업성적 이외에도 많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하고 "윤 생도의 경우처럼 기초체력은 물론 시력이나 심폐기능까지 우수한 학생들이 공사생도로 선발된다. 그 과정은 매우 힘들고 어렵지만 좋은 인재들을 선발하게 되어 보람을 느낀다"라며 56기 신입생들의 입교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