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신> 부안 핵폐기장 반대 91.83%
"오늘은 통치의 역사가 끝난 날"

핵폐기장 반대 91.83%, 부안 주민들은 핵폐기장 유치를 단호하게 거부했다. 지난해 7월 여름의 뙤약볕에서부터 눈 내리는 혹한의 겨울까지 해를 넘기면서 이들이 줄기차게 외쳤던 '핵폐기장 반대' 목소리를 정부는 듣지 못했다.

이들은 거부할 수 없는 수치로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하기로 결정했고 15일 자정, 부안 군민의 의사는 핵폐기장 유치 반대 91.83%, 3만4천4백72표라는 객관화된 수치로 단호하게 드러났다.

"부안 방폐장 유치 찬반 주민투표는 최종적으로 총 투표권자 5만2천1백8명 가운데 3만7천5백40명이 투표를 함으로써 72.04%의 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그 가운데 찬성 2천1백46명, 반대 3만4천4백72명을 기록함으로써 반대가 91.83%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그러므로 이번 주민투표결과 압도적인 91.83%의 반대로 부안 방폐장 유치 반대가 주민의 의견으로 확정됐음을 공표하는 바입니다."

박원순 주관위 위원장의 입에서 부안 핵폐기장 유치 반대 선언이 나오자마자 부안동초등학교 강당은 "부안 만세"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 투표결과에 환호성을 외치는 부안 주민들 <민중의소리>

"오늘의 투표로 한국의 지방자치, 주민자치 역사의 새로운 장이 씌여졌음을 선언합니다. 우리는 또한 이 순간 새로운 참여민주주의의 시대가 열렸음을 선언합니다."

박 위원장은 "행정기관의 비협조, 나아가 방해 속에서도 오히려 기존 행정기관의 투표보다 더 철저하고 공정하며 평화로운 주민투표를 진행했다"며 "이는 다가올 분권과 자치의 시대에 더 없이 훌륭한 지침이며 교과서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전했다.

주관위는 자주적 관리에 의한 주민투표로 이뤄낸 부안의 민주주의를 높이 평가하는 한편, 정부와 주민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박 위원장은 "반대의견이 압도적으로 표출된 이번 주민투표 결과로 주민 의사를 명백히 알게 됐다"며 "부안 지역의 방폐장 유치를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주민의 동의와 이해를 구하는 절차가 없는 졸속 국책사업의 유치와 결정, 정책 추진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된다"며 "민주주의에서 적정 절차의 존중은 그 결과의 보편 타당성만큼이나 중요한 민주주의 요소"임을 강조했다. 주관위는 이어 "부안 방폐장 논쟁은 이 땅 어디서도 다시 벌어져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주관위는 부안 주민들의 생업 복귀와 갈등 해소에도 당부를 전했다. 박 위원장은 "노 대통령과 고건 총리는 이미 주민들이 반대하는 한 방폐장 유치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며 "생업으로 돌아가 무너진 지역경제를 일으키는데 최선을 다해 달라"고 부탁했다, 또 "찬성, 반대 모두 부안 주민들"이라며 "서로를 껴안고 용서하고 화해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주관위는 주민투표를 끝으로 부안 문제에서 손을 떼지는 않을 계획이다. 주민투표와 관련된 잔여업무와 후속업무는 물론 부안지역발전 지원과 후원하는데 주관위의 힘을 보탤 예정이다. 또 부안이 생태적이며 대안적인 공동체로 거듭나는 길을 함께 할 예정이다.

한편, 고영조 반핵 부안 대책위 대변인은 "오늘의 투표로 통치의 시대는 끝나고 자치의 시대가 열렸다"고 이날의 의미를 전했다. 대책위는 15일 오후 2시 부안 수협앞 광장에서 주민투표 보고대회를 진행하고 부안 선언 등을 할 예정이다.
 
2004년 2월 14일 부안은 새롭게 태어났다. '주민자치 만세', '민주주의 만세', '아름다운 부안군민 만세'의 외침과 함께.

<6신>부재자 투표 결과 96.7% '유치 반대'
[저녁 9시 부안동초등학교] 

부재자 투표함 개표결과 핵폐기장 유치에 반대하는 투표자가 96.7%가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저녁 8시 40분 경,  주관위는 부재자투표자 집계결과를 발표했다. 주관위에 따르면 신고된 부재자 2천8백8명가운데 1천 4백36명이 정해진 시간 안에 투표를 마쳤다. 이 가운데 1천 4백 25표가 유효표였으며, 유효표 중 1천 3백 90표가 핵폐기장 '유치반대', 35표가 '유치찬성'으로(무효표 11표)나타났다.

이로써 부재자 투표자 결과 96.7%이상이 핵폐기장 유치를 반대하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유치찬성 2.4%, 무효표 0.9%), 향후 개표 결과도 유치반대 90%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개표가 진행 중인 부안동초등학교에 모인 주민의 수는 2백여명으로 늘어났으며. 이들은 부재자투표 결과 발표에  박수와 환호성으로 기쁨을 표시했다.

부안 투표율 72.01%
<5신>   저녁 8시 

부안핵폐기장 유치 찬반 주민투표의 총 투표율은 72.01%로 최종 집계됐으며, 주민 5만1천1백8명 가운데 3만 7천5백 24명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위도를 제외하고 실제투표를 진행한 36개 읍면의 투표율만 봤을 때는 73.73% (총 5만 7백 87명 중 3만 7천4백33명 투표 참여) 로 집계됐다.

하승수 주관위 사무처장의 이 같은 발표에 강당에 모인 1백 여명의 부안 주민들은 박수와 환호로 기쁨을 표시했다. 하 사무처장은 "70%가 넘는 투표율로 당초 목표 투표율을 달성했다"며 "위도를 포함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이 정도의 투표율을 보인 것을 보면 투표자체가 상당히 원만하게, 그리고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 처장은 또 부재자 투표를 제외하고 사실상  위도에서 투표가 진행되지 못한 것에 대해 "위도에서 투표가 진행되지 못한 것은 유감이다, 하지만 이번 투표는 지난해 김종규 부안군수가 핵폐기장 유치신청을 한 것에 대해 주민들에게 찬반을 묻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투표의 의미는 퇴색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 부재자 투표함을 개봉하고 있다. 개표가 진행 중인 부안동초등학교. <민중의소리>

70%가 넘는 이번 부안 주민투표율은 국내 일반 선거는 물론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기 힘들만큼 높은 수치이다.  원전건설을 두고 지난 95년 일본 마키정에서 실시한 주민투표의 경우 2주일동안 50%의 투표율을 기록했었다.

하 사무처장은 "2002년 지방선거당시 투표율이 69.1% 였으며 일반 선거에서도 70%가 넘을 경우 큰 의미로 해석한다"며 "이번 투표율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유래를 찾기 힘든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위도 내 주관위 사무실을 점거, 투표를 막았던 유치위쪽 사람들은 오후 6시 투표 시간이 마감되면서 투표함에 투표용지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 해산한 상태이다. 이들이 투표함을 깔고 앉아있거나 에워싸고 있는 과정에서 위도 주민들은 위도 내 투표장이던 진리복지회관에 모여 "왜 투표를 못하게 하느냐"며 항의를 하기도 했다.

또 오늘 투표를 위해 위도에 들어가려 했던 주민 2명(주소지 위도)은 폭풍주의보 때문에 배가 뜨지 못하자 결국 부안초등학교에서 투표에 참여했다.

현재 부안동초등학교에는 개표가 한창 진행 중이고, 부안 수협 앞 '민주광장'에는 1천5백 여명 주민들 모여 투표가 성공리에 마무리 된 것을 자축하며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4신>  저녁 7시

오후 6시, 핵폐기장 유치찬반을 결정하는 부안주민투표가 마무리됐다. 위도를 제외한 36개 읍면 각 투표구에서는 투표함을 부안읍에 위치한 부안동초등학교로 이송하고 있다. 투표함의 1/3이 도착하게되면 개표는 시작된다.

▲ 개표가 진행 될 부안동초등학교 강당으로 36개 읍면에서 투표함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박원순 주관위 위원장은  개표에 앞서 공정한 개표를 진행할 것을 선서했다. 이어 "주민의 손으로 주민투표의 전 과정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역사의 순간에 우리가 서있다"며 "엄정한 개표를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두자"고 당부했다.

개표가 진행되는 부안동초등학교에는 1백여명의 주관위 관계자들이 투표함 회수와 개표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50명이 넘는 기자들이 취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 투표결과를 궁금해하는 주민 1백여명도 함께 자리를 채우고 있다.

투표함은 오후 6시 10분께부터 속속 도착하고 있으며 총 투표율은 오후 7시 20분께 발표될 예정이다.

<3신> 오후 3시

오후 3시 현재 부안 방폐장 유치 찬반 주민투표 투표율이 66.1%(3만4천32명, 부재자투표 1천4백36명 포함)를 넘어서고 있다. 이 투표율은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오후 3시까지 집계된 투표율 62.4%를 뛰어넘는 수치다. 하승수 주관위 사무처장은 "투표가 종료되는 오후 6시까지 투표율 70%를 무난하게 넘길 수 있을 것이라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재 투표율의 의미는 1천3백21명에 달하는 위도 유권자들이 투표를 전혀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지난 대선과 비등한 투표율을 보이고 있다는데서 찾을 수 있다. 부안 핵폐기장 유치에 대한 주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는 한편, 진정한 지역 자치의 물꼬가 터졌음을 엿볼 수 있다.

하 처장은 "그동안 위도발전협의회는 위도엔 핵폐기장 찬성론자들가 다수라고 주장했는데 사실상 이번 투표 방해 행위로 그러한 주장이 설득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관위는 위도 투표가 사실상 무산됐음에도 위도 주민들을 투표권자 수에 포함시켜 최종 집계를 내릴 계획이다.

한편, 투표소를 찾는 주민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부안읍 제1투표구인 부안 동초등학교를 찾은 신형배(73·부안읍)씨 <왼쪽사진>는 왼쪽 다리에 깁스를 하고 목발을 짚은 상태에서 다른 이의 부축을 받아 투표장을 찾았다. 신씨는 "계단에서 미끄러져 다리를 다쳐 움직이는 게 불편하지만 핵폐기장을 받지 않기 위해서 투표를 하러 왔다"고 이유를 전했다.

몸이 불편한 신 씨를 태우고 투표소를 찾은 택시기사 최성곤(43)씨는 "개인 택시 기사들이 오늘 하루 요금을 받지 않고 주민들의 투표를 거들기로 결의했다"고 전했다. 최씨는 "오늘 하루 벌이를 포기한다고 해서 우리 집 쌀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핵폐기장을 받지 않는 일은 부안만이 아닌 나를 위한 일이기에 오늘 하루 봉사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투표 시간도 막바지로 접어드는 현재, 부안 주민들을 투표 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더욱 분주하다.

<2신> 오전 11시

부안 반핵대책위에 따르면 오전 11시 현재 전체 투표율은 44.12%(2만1천9백86명)를 보이고 있다. 하승수 사무처장은 "지난 대선과 총선 등에서 보여진 투표율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총 투표율이 최소 70%는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투표율 대로라면 15만8천8백84명이 참여했던 지난 2002년 대선 당시의 총 투표율 73.4%를 무난하게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안면, 변산면, 행암면 등은 50% 이상의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기타 읍면도 50%에 육박하는 투표율을 보이고 있다. 하 처장은 "상당수 투표구에서 나이 드신 어른들까지 줄 서서 투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총 투표율이 최소 70% 이상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반면, 위도의 경우 계속 핵폑기장 유치 찬성측 주민들이 투표구인 진리 마을회관을 계속 점령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은 투표 종료 시한인 오후 6시까지 점거를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주관위는 "경찰이 공권력 투입 요청만 있으면 바로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평화로운 문제 해결을 위해 공권력 투입 요청을 자제하고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도 투표가 무산될 경우 투표의 신뢰도가 떨어지지 않겠냐는 지적에 하 처장은 "위도 투표가 안될 경우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지만 평화롭게 진행하는 것이 우선이란 판단을 하고, 대화 노력을 계속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하 처장은 "투표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위도 토론회 일정도 강행하지 않았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주민투표는 부안군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위도에서 투표가 진행되지 않더라도 의미가 퇴색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위도를 제외한 부안 주민투표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가운데 부안군 공무원들이 투표구 곳곳에서 양성자 가속기 유치 홍보를 진행해 잠시 긴장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오전 11시께 전북도청 소속 공무원 이 모씨가 줄포면에서 양성자 가속기 유치 홍보물을 배포하고 돌아가는 과정에서 반대 주민들과 실랑이가 붙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리와 얼굴 등에 부상을 입었지만 정도는 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와의 전화통화는 성사되지 않았다.

부안군이 공무원 1백 50여명을 동원해 읍, 면 곳곳에서 핵폐기장 유치 홍보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마찰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또 지난 13일 한수원에서 돼지를 잡아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잔치를 열고, 영세민 50여명의 관광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져 한수원과 부안군에 대한 군민의 신뢰는 계속 바닥으로 가라앉고 있다.

하 처장은 "핵폐기장 유치에 대한 주민들의 찬반의사를 밝히는 주민투표의 참여율을 낮추기 위한 전북도와 부안군의 시도가 계속되고 있지만 투표 참여율을 볼 때 이들의 시도는 실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투표 참여율이 이들의 투표 방해행위를 심판하는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부안방폐장 찬성주민 위도투표소 점거
<1신>오전 9시 전북 부안

부안 주민투표의 날이 밝았다.

주민투표 시작 시간이 6시가 채 되기도 전에 많은 주민들은 주민등록증과 투표인 명부를 손에 꼭 쥐고 각 읍, 면 별로 지정된 투표소에 몰려들었다.

"부안 주민의 뜻을 전국에 알리는 날이잖아. 너무 좋아서 일찍 일어날 수밖에 없었어. 오늘 투표로 핵폐기장 문제를 끝장내야 허지 않겠는가."

부안읍 제2투표구 부안초등학교 강당에서 만난 홍영덕(62·부안읍)씨의 말이다. 투표 시작 30분전부터 미리 투표소에 도착해있던 홍 씨는 "더운 여름에도 추운 겨울에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우리 부안 주민들이 얼마나 고생했는가"라며 "정부는 오늘 투표 결과, 즉 우리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구만(63·부안읍)씨도 "주민이 반대하면 핵폐기장을 우리 부안에 유치할 수 없다고 대통령님도 말했지 않냐"며 투표인 명부를 다시 한 번 꼭 쥐었다.

▲ 부안면 제2투표구 관리위원장이 투표 시작에 앞서 공정투표를 다짐하는 선서를 하고있다.

"지금부터 부안 방폐장 유치 찬반 투표를 시작하겠습니다."

6시 정각. 박원순 부안방폐장유치 찬반 주민투표 관리위원회 위원장과 주관위 위원들이 커다란 음성이으로 주민투표의 시작을 알렸다. 투표소에 모여있던 주민들과 투표 진행요원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김제남 녹색연합 사무처장, 서주원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하승창 함께하는시민행동 사무처장 등 부안을 찾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도 민주주의의 새 역사를 쓰는 부안의 주민투표를 축하했다.

"우리 부안면 제2투표구관리위원회는 투표구위원·투표사무원·참관인은 2004년 2월 14일 실시하는 부안방폐장 유치 찬반 주민투표를 관리함에 있어 오직 민주주의 정신과 양심에 따라 공명정대하고 성실하게 그 직무를 수행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부안 제2투표구 관리위원장의 엄숙한 개시 선서와 함께 주민투표가 시작됐다. 선거인명부와 주민등록증으로 본인임을 확인한 후 투표인명부 서명·날인, 투표용지 사인 날인·교부, 일련번호지 절취·투입, 기표의 절차를 거쳐 핵폐기장 유치에 관한 주민의 뜻이 처음으로 투표함 속으로 들어갔다. 이강실 주관위 위원 등 여성 위원들은 장미 꽃다발을 첫 투표자에게 선사했다.

▲ 제2투표구의 첫 투표자. 투표인명부를 확인하고 있다.

제2투표구의 첫 투표자인 김 모(59·부안읍)씨는 "그동안 너무 많은 사람들이 고생했다"며 "주민의 뜻에 따른 오늘 투표로 부안의 모든 갈등이 제거되고 문제가 해결되야 한다"고 첫 투표의 소감을 전했다. 김 씨는 반핵 대책위를 이끈 문규현 신부와 김인경 교무, 그리고 주관위 관계자들에게 일일이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전한 후 투표소를 빠져나갔다.

줄지어 다른 주민들도 투표를 위해 부안동초등학교를 찾았다. 너무 이른 아침이라 잠투정을 하는 아이를 안고 온 젊은 부부의 모습부터 아침운동을 마치고 투표소를 찾은 이까지 모두의 얼굴에는 새로운 부안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했다.

8시께 부안 반핵대책위 문규현 상임대표와 김인경 공동대표가 투표소를 찾았다. 문 대표는 "참여정부는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을 인정한 민주주의 정부이자 국민의 참여를 원칙으로 하는 정부여야 한다"며 "정부는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를 주창하는 부안 주민의 선택을 꼭 받아 들여야한다"고 주장했다.

투표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문 신부는 "주권 찾기와 민주주의 국가 건설이 왜 이렇게 힘이 드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군민 하나 하나의 소중한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민관 갈등 등은 해결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방폐장 유치 찬성주민 위도발전협의회 회원 50여명, 위도 투표소 점거

주민들의 기대를 담고 모든 투표구의 투표 진행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핵폐기장 유치 논란의 중심인 위도에서는 정영복 위도발전협의회 위원장을 포함한 50여명의 유치 찬성론자들이 투표소를 점거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주관위에 따르면 핵폐기장 유치 찬성론자들이 투표 시작 시간이 아침 6시 위도면 제1투표구 진리 마을회관으로 몰려와 투표소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고 한다. 주관위는 오전 8시 30분 부안읍내에 위치한 주관위 사무실에서 첫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하승수 주관위 사무처장은 "위도를 제외한 36개 투표구에서 주민투표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경찰 1개 중대 배치로 위도 내에 물리적 충돌은 없지만 투표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 처장은 "유치 찬성입장의 주민들이 법원에 제출했던 주민투표 가처분 신청이 '주민투표를 막을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기각된 만큼 '점거'라는 사태까지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난감함을 표시했다.

그러나 "경찰력을 투입하는 등 충돌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단 앞으로 2시간 가량 더 대화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현재 위도에는 위도 개표관리위원장 지금종 문화연대 사무처장과 개표관리위원 염형국 변호사 등 15명의 주관위 관계자들이 있다.

주관위는 박원순 주관위 위원장을 위시한 위원들과 위도 안에서 투표 진행을 돕고 있는 개표관리위원장 등과 상의해 11시께 위도 사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또 위도는 현재 폭풍주의보 때문에 출입이 불가능한 상태다. 주관위는 투표가 시작될 경우 현지 개표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위도를 제외한 36개 투표구에서는 원활한 투표가 진행되고 있으며, 오전 8시 현재 5천1백27명(투표율 10.29%)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는 지난 2002년 대통령선거 당시 9시 경에 달성했던 투표율과 비슷한 수치다.

전입 미신고 등으로 투표인 명부에서 누락된 주민들은 각 투표소에 마련된 13개 전화에 문의 전화를 계속하고 있으며, 주관위는 주민등록등본 등의 확인 작업을 통해 이들의 투표를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