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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우리랑 뭐가 다른 거야?
프랑스 국립 조르주 퐁피두 예술문화센터를 둘러보며
2004년 02월 15일 (일) 00:00:00 오마이뉴스 webmaster@ohmynews.com

지난해 7월 초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국립 조르주 퐁피두 예술문화센터'를 본 첫 느낌은 마치 제련소나 정유 공장 같다는 것이었다. 외형의 철 구조물이 그대로 드러나 있고, 건물을 가로질러 대형 배수관이 계단 형상으로 돌출돼 있었다. 외벽을 감싼 유리가 강철구조와 함께 햇빛을 받아 번뜩거린다.

   
▲ 퐁피두 센터 전경 ⓒ2004 조미영

 건물 입구에 들어서자 역 안에 온 기분이다. 매표소와 간단한 편의시설, 몇 개의 안내판만이 눈에 들어온다. 2층 계단부터는 입장권을 제시해야 한다. 검표대를 통과해 나가니 밖에서 보았던 깡통 같은 배수관 입구가 나온다. 에스컬레이터다. 유리로 된 덕분에 올라가면서 밖을 내다볼 수 있어 좋았다.

3층, 건물 앞 사람들이 올망졸망 보인다. 4층, 멀리 에펠탑이 우뚝 솟아있다. 5층, 몽마르뜨 언덕 위의 사크레쾨르 성당과 그 밑으로 건물들이 쫘악 한 눈에 들어온다. 옥상 야외 카페는 구경만 하고 그 옆 전시실 앞 쪽의 야외 쉼터에서 늘어져라 드러누워 있었다.

   

▲ 배구관 같은 에스컬레이터의 외관 ⓒ2004 조미영

   
▲ 건물밖으로 돌출되어 있는 터널같은 복도 ⓒ2004 조미영

   
▲ 하늘에 떠다니는 느낌이..., 건물에서 본 복도의 외관 ⓒ2004 조미영

이 예술문화센터는 조르주 퐁피두 전 대통령이 집권한 1969년에 시작돼 1977년에 개관했다. 국립현대미술관(MNAM) 공공정보도서관(BPI), 신 개념의 음악 창작과 탐구를 위한 음악·음향연구소(IRCAM), 극장, 서점, 회의실, 카페 등의 시설이 들어선 복합공간으로 미술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정보의 수집과 분류 및 재생산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사실, 기이한 외관과 문화의 중앙집권화에 대한 우려로 건립초기에는 반발과 비판이 심했다. 하지만, 현재는 파리의 명소가 되어 현대 프랑스 문화활동의 중심지 역할을 한다.

   

▲ 옥상 야외카페-강렬한 햇빛이 좀 뜨거워 보이지만 경치는 좋습니다. ⓒ2004 조미영

   
▲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가며 밖을 내다볼 수 있습니다. ⓒ2004 조미영

   
▲ 건물앞 광장에 앉아있는 사람들과 주변의 집들 ⓒ2004 조미영

 아침에 이 곳으로 올 때는 20세기 현대 미술을 감상할 마음이었는데, 건물 구경하고 이렇게 옥상에 앉아 파리 전경을 내다보니 그것만으로도 뿌듯했다. 그래도 박물관 패스가 있는데 구경은 해야겠지? 5층 특별전시실에는 별도의 요금을 부과해 들어가지 못하고 3, 4층에 위치한 현대미술관으로 갔다.

마티스, 루오 등의 야수파 표현주의 작품, 칸딘스키, 몬드리안으로 대표되는 추상주의 작품은 물론 재치 넘치는 독특한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었다. 한 쪽 공간에 마련된 컴퓨터 자료실과 비디오는 한 낮의 강렬한 태양을 피해 남는 시간을 촬용하는데 충분했다.

 오후가 되어 건물 앞 광장에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지고 시원한 그늘이 만들어졌다. 광장 곳곳에서 거리예술가들의 작은 공연이 이어진다. 어정쩡한 위치에 앉아 있던 나는 이 쪽 보랴, 저 쪽 보랴 정신이 없다.

온갖 것을 두드려대며 노래를 부르는 총각들에게 사람이 몰리고 옆에서 조용히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던 아저씨는 연주를 잠시 접고 같이 앉아서 주변을 구경한다. 신나게 웃고 떠드느라 오후의 나른함이 싹 가신다. 초상화를 그려준다는 거리의 화가들에게 미소로 화답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번잡한 거리를 빠져 나왔다.

   

▲ 열심히 노래부르는 공연자들 보이시나요? ⓒ2004 조미영

   
▲ 건물우측에는 팅겔리와 니키드셍팔의 작품분수가 이렇게 재미를 줍니다. ⓒ2004 조미영

요즘 우리 나라에도 퐁피두센터를 모델로 삼아 새로운 개념의 미술관이나 예술의 전당을 짓자는 의견이 많다. 일단 예산 확보와 부지 마련을 위해 엄청난 노력이 투여된다. 규모의 대형화를 업적으로 따지니 당연하다. 하지만, '세계 최대, 최초'의 명칭을 달고 개막행사를 요란히 치르고 나면 일은 끝이다.

이 후 역할에 따른 정책과 운영에 대한 관심은 찾아보기 어렵다. 중앙에서 파견된 행정공무원과 소수의 큐레이터들만이 일에 치여 지낼 뿐이다. 이는 그 동안 익히 들어왔던 우리의 모습들이고, 또 현재진행형에 있기도 하다.

우리도 퐁피두센터의 외형은 따라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배워야 하는 것은 그들의 문화적 안목과 공정하고 철저한 준비, 유연한 운영자세가 먼저다.

   
▲ 이런 발칙한 상상도 용서가...고흐,세잔 등은 어디에, 숨은인물찾기 한번 해 보실래요?(내부전시작품) ⓒ2004 조미영

퐁피두센터는 국제적 설계 공모를 통해 당시 젊은 건축가인 이탈리아인 R.피아노와 영국인 R.로저스의 공동작품을 채택하는 파격성과 투명성을 보여주었다. 이후 센터건립과 병행하여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팀에 의해 기획 안이 짜여지고 구체적 운영계획안이 논의되었다.

그리고 현재, 다양한 프로그램과 열린 행정에 의한 운영방식으로 주민의 삶과 문화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중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안주하지 않고 급변하는 미래를 위해 늘 변화 발전할 준비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퐁피두 센터는 공사중'이라 말하나 보다. 그리고 지금 새로운 팀들이 이 진화의 과정에 도전하고 있다.

2007년 프랑스 메츠시에 건립예정인 '퐁피두센터 - 메츠'는 또 어떤 모습으로 탄생할까?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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