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 부천시와 포천시에서 미아 또는 가출자로 분류된 어린 이 2명과 여중학생이 피살된 채로 발견되고 울산에서는 가출신고 된 여대생이 변사체로 발견되는 등 초-중학생과 여성들을 대상으 로 한 강력범죄가 크게 늘어나면서 정부가 14일 종합 대책 마련 에 나섰다. 특히 최근에 발생한 사건들은 공동체의 기본 단위인 가정의 안전마저 위협하는 범죄라는 점에서 경제난에 고통받고 있는 우리 사회 전체를 불안케 하고 민심을 흉흉하게 하는 요인 으로 지목돼 왔다.

고건 총리 주재로 이날 열린 회의에서 정부는 어린이 및 부녀자 와 관련된 강력범죄가 발생할 경우 강력사건 전담 검사가 초동 단계부터 직접 현장을 지휘하고 수사상황을 점검하도록 하기로 했다. 경찰도 신고 접수 즉시 수사 전담반을 설치하기로 했다.

최근 발생한 사건들이 처음에는 단순한 가출이나 실종으로 판단 됐다 가 뒤늦게 강력범죄였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범인 검거 시기를 놓 쳤다는 지적 때문이다.

실제로 일선 경찰은 그동안 가출신고가 접수되더라도 이를 범죄 와 관계없는 것으로 가볍게 치부하거나 다른 강력 사건에 매달리 느라 초동수사를 충실하게 하지 못했고 수사에 착수하더라도 제 보만 기다리는 소극적 수사에 그쳤던 게 사실이다. 이번에 발생 한 부천 초등학생 피살사건도 경찰이 처음부터 단순 가출로 간주 해 초동 수사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또 어린이-부녀자 실종 사건을 전담할 통합 기구가 없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목돼 왔다. 보건복지부가 ‘어린이 찾아주기 센터 ’를, 경찰청이 ‘미아찾기센터’를 각각 운영하고 있지만 상호 간에 정보 공유가 안돼 별 효과를 보지 못했었다. 이에 따라 고 총리는 강금실 법무부 장관에게는 아동-여성 전담부서 및 전담 검사실을 설치해 아동-여성 상대 범죄 수사를 전문화하도록 할 것 을, 허성관 행정자치부장관에게는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의 미아찾 기센터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유기적 협력체제를 구축할 것을 지시했다.

또 정신지체자, 자폐아동, 치매노인 등을 수용하고 있는 정신요 양원과 미인가 아동보호시설의 경우 극히 폐쇄적이어서 자식이나 노부모를 잃은 가족이 찾아가더라도 제대로 협조해주지 않는 문 제점이 있었는데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우선 아동 수용 미신고 시설을 일제 점검하는 한편 각종 아동보호시설에 수 용돼 있는 어린이들의 DNA를 검사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 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장기 미아억류자에 대한 자수 및 신고기간 설 정 ▲장기 실종사건에 대한 전면 재수사 착수 ▲중요사건에 대한 신고보상금 대폭 인상 ▲범인 검거 경찰관 특진 ▲아동 학대 예 방센터의 확충과 기능 보강 ▲가정-성폭력에 의한 피해 어린이와 부녀자 보호 대책 등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