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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19홈런과 '초심'
[일본프로야구] 이승엽, 컴팩트 스윙에 입각한 타격의 체화가 관건
2004년 02월 14일 (토) 00:00:00 오마이뉴스 webmaster@ohmynews.com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에 처음 얼굴을 내민 타자 중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이승엽과 마이크 킨케이드(한신 타이거스). 킨케이드는 2003시즌 LA 다저스에서 활약했으며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의 주역이기도 한 우타 슬러거다.

일본의 스포츠 언론은 현재 이 두 선수 인위적인 '스타만들기'에 몰두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상당히 풍기고 있다. 연일 킨케이드의 홈런포 비거리가 130미터짜리니, 135미터짜리 초대형이니 연일 기사를 뽑아내고 있다.

11일 일본 열도 전체가 떠들석했다. 일본의 각종 매스컴에서는 이승엽(지바 롯데 마린스)의 스윙장면을 찍은 사진과 더불어 야구판 전면기사로 이승엽의 하루 19홈런을 대서특필했다. 물론 '배팅 프랙티스(Batting Practice)'에서 나온 홈런일 뿐이다.

3000명이 운집한 지바 롯데 마린스의 가고시마 캠프에서 이승엽은 배팅 프랙티스에서 76개의 스윙 중 19개의 타구를 펜스너머로 날려보냈다. 스프링 캠프 참가 후 최고의 컨디션으로 연습타격에 임했다는 사실의 방증인 것.

이승엽의 인터뷰도 이와 일치한다. 이승엽은 "숙소에서 충분한 수면을 취한 게 쾌조의 타격감을 유지할 수 있게 된 비결인 것같다"며 일본 특유의 '좌우 폭이 좁고 상하 폭이 넓은' 스트라이크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런데, 작지만 의미심장한 변화의 징후가 이승엽 개인에게 생긴 사실이 인터뷰를 통해 포착된 것. 바로 그의 '스윙 메카니즘'의 변화가 그것이다. 가고시마 캠프에 합류했던 이승엽의 최초 스윙과 현재의 스윙이 다르다는 사실.

즉, 일본 프로야구에 적응하기 위한 '컴팩트 스윙(Compact Swing)'을 중단하고 11일 스윙부터는 '파워 배팅(Power Batting)'으로 연습타격에 임했다는 사실을 실토한 것. 이는 기존 국내 프로야구에서 사용하던 스윙으로의 회귀 가능성을 시사한다고도 볼 수 있다.

이승엽의 인터뷰처럼 가고시마 캠프 첫 연습타격에서 36번의 스윙 중에서 5개의 홈런을 뽑아낸 것과 비교할 때 현재의 홈런 갯수는 캠프 초반보다 100%에 가까운 홈런의 산술적 수치가 증가된 것. 이는 가고시마의 온난한 기후에 적응한 신체 컨디션에도 영향이 있겠지만, 앞서 밝힌 스윙 메카니즘의 변화가 더욱 큰 것으로 분석된다.

백인천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승엽의 스윙을 간결하게 가져갈 것을 일본진출 이후 반복 주문하고 있다. 이승엽도 그 충고를 받아들여 국내에서의 개인훈련과 가고시마캠프 초반까지 충실히 수행했다.

하지만, 최근 미묘한 변화가 일고 있다. 자신의 홈런포를 일본인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없지는 않겠지만, 이승엽은 컴팩트 스윙을 자신의 것으로 완전 소화해야 한다는 것. 국내에서 구사하던 궤적이 큰 스윙으론 일본의 A급 투수들의 유인구(포크볼, 써클 체인지업)에 속수무책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연습타격시에 일본 투수들의 이중 키킹 동작이 나오는가? 배팅볼 투수는 가장 단순한 형태로 공을 던지는 기계일 뿐이다. 하지만, 페넌트 레이스의 투수들은 타이밍을 뺐기 위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지니고 있다. 그에 대항할 최선의 무기가 바로 '컴팩트 스윙'이라는 것.

'라이언 킹' 이승엽은 대한해협을 건널 때의 타임 테이블과 전략을 충실히 이행한 후에야 '지바 갈매기'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과거로의 충동적 회귀는 미래의 시행착오만을 잉태할 뿐이다.

컴팩트 스윙으로 홈런포를 날리는 법을 가고시마 캠프에서 터득해야만 일본 프로야구에서의 적응기간은 단축된다는 사실, 그리고 연습타격에서의 19개의 홈런은 페넌트 레이스에서 단 1개의 홈런과도 맞바꿀 수 없다는 사실, 잊지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초심(初心)'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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