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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 폭행이 최 회장의 '30년 고집'?
[제보취재]중견간부 조모씨 "사표 안낸다고 때렸다"...회사측 부인
2004년 02월 13일 (금) 00:00:00 오마이뉴스 webmaster@ohmynews.com

최수부 회장은 누구인가 
40년 한방제약 외길, 광동제약 창업주

 
   
▲ 최수부 광동제약 회장
ⓒ연합뉴스
초등학교 3학년의 중퇴가 학력의 전부인 최수부 회장은 담배장사, 엿장수 등 고생 끝에 스물여섯 살이던 1963년 광동제약을 창업했다.

최 회장은 자신의 광고처럼 '최씨 고집'으로 40년간 한방 제약기업을 운영, 연매출 1200억 원대의 제약회사로 성장시킨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최 회장은 96년 종합한방의료체계 구축으로 국민건강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목련장, 2003년 의약산업 및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순천향대학에서 경영학 박사학위, 2003년 한국전문경영인학회의 제3회 CEO대상 중견기업부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한국경제신문에 연재한 자전적 에세이에서 "덕장(德將)의 기본 덕목은 '공(功)은 부하들에게 돌리고 과(過)는 자신에게 돌린다'는 것이었는데, 이 말은 기업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일이 아닐까 한다"고 CEO의 덕목을 강조한 바 있다.
'30년 최씨 고집'으로 잘 알려진 광동제약 창업주 최수부(70) 회장이 직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견 제약회사의 창업주가 지위를 앞세워 아랫사람을 상습적으로 폭행했다면 인권침해 등의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최고경영자의 자질문제와 관련해서도 적잖은 시비가 일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 중견간부인 조용달(47·광동제약 특영부장)씨는 지난 10일 "최 회장에게 주먹과 신발 등으로 폭행당해 전치 3주의 부상을 당했다"고 <오마이뉴스>에 제보해왔다. 조씨는 현재 경기도 광명 J정형외과에 입원 치료중이다.

11일 병원을 찾아간 기자에게 조씨는 "지난해 9월말까지 부산지점장으로 근무하다 부서도 직원도 없는 본사 특영부장으로 발령난 뒤 지난달 28일 회장으로부터 사직서 제출을 강요받았다"며 "이는 광동제약의 전통적인 해고 수법으로 심지어 회사 공무로 교통사고를 당한 김모 이사의 경우 치료 도중에 자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폭행을 당한 이유가 "갑작스런 해고 통보에 충격을 받고 몸이 아파 하루 결근했는데, 곧바로 사직서를 내지 않았다며 일방적으로 폭행했다"면서 "(다른 직원들도) 뺨 한 대 맞는 경우는 보통이고, 심한 경우에는 수차례 뺨을 맞고, 더 심한 경우에는 신발로 얻어 맞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또한 "회장님에게 맞고 큰 사람들이라 감히 대든다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한다, 문제가 생기면 내부적으로 조용히 처리한다"면서 "자수성가한 회장님의 노력은 존경하지만 직원들을 마치 머슴처럼 부리고 폭행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씨는 특히 "일방적으로 폭행당하고 쫓겨나는 게 너무 억울해 죽음까지도 생각해봤다"면서 "다른 직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회장님의 강력한 처벌을 경찰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광동 측, 최 회장과의 접촉 거부

오마이뉴스는 11·12일 이틀 동안 최수부 회장과의 통화를 수차례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11일 "회장님이 제주도 지점에 내려가 전화 연결이 어렵다"며 "폭행당했다는 조씨의 주장은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회사측은 최 회장의 휴대폰 번호를 알려달라는 부탁을 거절했다.

광동제약의 또다른 관계자는 12일 "회장님이 (조씨를)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회장님 혈압이 안좋아 통화가 어렵다, 조씨를 만나 경위를 파악하겠다"면서 최 회장과의 직접 통화 요청을 수차례 거절했다.

당시 회장실 밖에 대기하고 있었다는 회사 관계자는 "조 부장(용달씨)이 지난 2002년 판매한 청심원과 청심환이 반품된 문제로 말싸움을 하다 고함을 지르며 회장실을 뛰쳐나간 것을 목격했다"며 "20여 년 근무한 조 부장과 회장님은 인간적으로 좋은 관계"라고 폭행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와 함께 "회장님이 직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이 문제로 회장님 몸에 마비가 오고 있다"며 기자와의 통화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용달씨는 12일 "오늘 오전에 회장님이 찾아와 우발적으로 그렇게(폭행) 됐는데 인간적으로 이해해달라고 부탁했다"며 "'죽어서야 (회장실을) 나갈 수 있다'는 폭언이 아직도 귀에 울려 회장님을 용서할 수 없다며 자리를 피했다"고 말했다.

"우발적으로 그렇게 됐는데 인간적으로 이해해달라"

다음은 11일 오전 조씨가 입원해 있는 병실에서 가진 일문일답이다.

   
▲ 최 회장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조용달씨. 그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2004 오마이뉴스 조호진
- 왜 폭행을 당했는가.

"지난달 28일 회장님께서 갑자기 사직서 제출을 요구했다. 너무 갑작스러운 통보여서 해직 사유를 물었지만 답변은 회피한 채 무조건 다음 날까지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충격이 너무 커 말한마디 하지 못하고 나왔다. 그날 밤 고열과 두통에 시달렸고 몸이 아파 다음날 출근하지 못했다. 20여 년을 일해온 직장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나야 한다는 사실이 서러웠다. 회장님께 맞은 이유는 회장님 명령대로 곧 바로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어떤 식으로 폭행 당했나.
"지난달 30일 회장실에 들어가자마자 폭행이 시작됐다. 회장님은 바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얼굴과 머리를 때렸다. 너무 억울해서 '20년 동안 열심히 일했는데 왜 때리느냐'고 항의하자 말대꾸한다며 더 심하게 주먹질을 했다. 그리고 소파에 쓰러뜨린 뒤에는 신발을 벗어 머리를 때렸다. 회사 간부가 들어와 말리자 '이 ××는 죽어야만 나갈 수 있다'고 폭언하며 더 심하게 폭행을 휘둘렀다."

- 최 회장이 사직을 요구한 이유는 무엇인가.
"부서도 없는 곳에 발령을 내 토사구팽시키는 게 광동제약의 전통적인 해고 수법이다. 대구지점장이었던 김아무개 부장은 있지도 않은 부서에 발령낸 뒤 퇴직당했고, 김아무개 이사는 회사 공무로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 치료를 받는 도중에 잘렸다. 나는 지난해 9월말까지 부산지점장으로 근무했는데 부서도 직원도 없는 '특영부장'이라는 자리로 본사 발령을 낸 뒤 4개월여 만에 퇴사를 강요했다."

- 경영상의 문제로 인한 구조조정 때문이라면 있을 수도 있는 일 아닌가.
"회사 사정에 의한 불가피한 정리해고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른 기업들은 명퇴금을 주고 재교육을 시키는 등 퇴직사원들이 사회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하지만 광동제약은 명퇴금 한 푼 없이 비인간적으로 쫓아낸다. 최 전무에게(최수부 회장의 외동아들) 장기근속자를 내보낼 때는 최소한의 인간적인 예우를 갖춰줄 것을 당부했지만 소용없었다."

"뺨 한 대는 보통, 심할 땐 신발 벗어 때리기도"

- 다른 직원들도 최 회장에게 폭행 당한 적이 있는가.
"뺨 한 대 정도 맞는 것은 보통이다. 심한 경우는 수 차례 뺨을 때리고, 더 심한 경우에는 신발을 벗어 때리기도 한다. 이 회사에서 회장님께 맞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10년 전에는 '엎드려뻗쳐' 한 상태에서 밀대(청소용 물걸레)로 때리기도 했다. 회장님을 가까이 모신 김아무개 이사(교통사고 치료 당시 해고)가 폭행을 가장 많이 당했으며, 대전지점장으로 근무했던 전아무개씨도 폭행을 당했다고 들었다."

- 최 회장이 아랫사람을 폭행하는 주된 이유는 무엇인가.
"영업직인 우리 같은 경우에는 실적 부진이 가장 큰 이유다. 그러나 실적 부진이 문제라면 인사상 불이익을 주든지 해야지 사람을 폭행하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 칠순을 앞둔 회장에게 젊은 사람들이 일방적으로 맞고 지내왔다는 것도, 그리고 이런 문제가 그동안 외부로 공론화되지 않았다는 것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회장님은 젊은 사람 못지 않게 힘이 세다. 또 성격이 불같아서 한번 성질을 내면 아무도 말리지 못한다. 그리고 (직원들이) 회장에게 맞고 큰 사람들이라 대든다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한다. 폭행 후유증으로 하루 이틀 회사에 나오지 않을 경우에는 회장님이 불러서 달래면 문제가 끝난다. 그래서 그간 이런 문제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 중년의 직장인으로서 폭행 당한 뒤 어떤 심정이었는가.
"17년8개월 동안 회사를 위해 일했는데 하루아침에 사직서를 요구했다. 갑작스런 해고 통보로 몸이 아파 하루 결근했는데 사직서를 내지 않았다며 일방적으로 폭행당했다. 최소한의 인간의 도리라는 게 있는 데…. 너무 분하고 서글펐다. 폭행 소식을 듣고 퇴직한 다른 동료들이 전화를 걸어와 '이번에는 가만두면 안 된다'고 분노했다. 비인간적인 해고수법과 폭행을 당한 채 쫓겨난 동료들은 지금도 회장님을 원망하고 있다."

- 가족들이 폭행 당한 사실을 알고 있는가.
"자식들에게 아빠가 맞았다는 소식을 도저히 알릴 수 없었다.(조씨는 복받친 듯 흐느꼈다) 회장님에게 어떻게 보일지 몰라도 나도 한 가정의 가장인데…. 회장님의 폭언과 폭행이 자꾸 떠올라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다. 가족도 없는 객지에서 몸을 다친 채 눈물로 밤을 보내면서 죽음도 생각해 봤다. 울산에 있는 노모와 자식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폭행의 고통 못지않게 억울한 누명도 견딜 수 없는 고통"

   
▲ 병원에서 발행한 조씨 상해진단서에는 1. 안면부 좌상 2. 경추부 염좌상 3. 좌측고막의 외상성 파열 4. 이명 등의 증세가 적혀 있다.
ⓒ 오마이뉴스
- 회사가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보이고 있는가.

"이런 문제가 생기면 회장님이 직접 나서서 처리하기 때문에 나설 사람이 없다. 다만 회장님 성격을 아는 사람들은 '영감이 또 직원을 팼다, 저 성질을 언제 고치냐'고 답답해 할 뿐이다. 하지만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얼마나 죽을죄를 지었기에 맞았겠느냐'고 말한다. 폭행의 고통 못지 않게 억울한 누명도 견딜 수 없는 고통이다."

- 지금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무엇인가.
"광동제약에 청춘을 바쳐 일했다. 대전·마산·부산 등 모두 여덟 번이나 이사를 다니기도 했고, IMF 당시 회사가 1차 부도날 때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잠도 못 자면서 돈을 구하러 다녔다. 그런데 지금은 회한과 절망으로 밤을 새고 있다. 그래도 회장님을 이해하려고 했다. 하지만 문병은 커녕 사과 전화 한통이 없었다. 더 이상 다른 직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지난달 31일 강남경찰서에 폭행당한 사실을 고소했다."

- 최 회장께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평소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하면서도 직원들을 마치 자신의 노예나 머슴으로 비하시키고 있다. 특히 직원들을 비참하게 자르는 회장님의 비인간적인 모습을 볼 때 언젠가 나도 저렇게 버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수성가한 회장님은 존경하지만, 아랫사람들을 머슴처럼 부리고 폭행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 직원들을 머슴이 아닌 인간으로 대우하면서 고용주와 고용자가 공존하는 회사로 만들어 주길 부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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