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MCA,"총선연대등 다른 단체와 따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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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 YMCA 유권자 정치교육운동 선포
'선거문화개혁 1만 시민감시단' 발족…'유권자 7대 과제' 실천

2004년 02월 13일 (금) 00:00:00

시민의신문

ngotimes@ngotimes.net

유권자의 적극적인 참여로 정치·선거문화를 개혁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YMCA는 12일 오전 서울YMCA에서 총선 시민정치실현 활동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시민 정치능력 향상을 위한 '유권자 정치교육'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동안 정치권의 자정노력만 주장했을 뿐 유권자 스스로 정치를 바꾸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며 유권자 개혁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선포했다.

이들은 '한국YMCA 총선 시민정치운동 선언문'에서 "현 한국정치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고 시민이 정치의 주인으로 등장하는 정치적 각성과 변화 외에는 대안이 없다"며 "정치구조의 개편, 정치권의 쇄신노력과 함께 시민사회 형성을 위한 노력과 국민의 자율적 훈련, 정치참여의 결단·실천이 동시에 요청된다"고 주장했다.

▲ 한국YMCA대표자들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 서울YMCA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총선 시민정치 실천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정민기자 jmlee@ngotimes.net

따라서 YMCA는 지역주의·색깔시비·흑색선전·금품살포·불법선거 근절을 위해 오는 3월 16일부터 한달간 YMCA 회원을 주축으로 한 '선거문화개혁 1만 회원 시민감시단'을 발족, '유권자 7대 과제 30일 행동'에 돌입할 방침이다. 이는 △자율적인 유권자 정치교육 실시 △유권자 정치교육 매뉴얼 10명 이상에게 보급하기 △선관위 제공 정당·후보 정보 알아보기 △유세장·TV토론 시청 후 소감문 홈페이지에 올리기 △주변의 선거부정·돈선거 제보하기 △10명 이상에게 투표참여 권유하기 등 7개 과제로 회원·시민이 30일 동안 매일 실천·체크할 수 있도록 워크북 형식으로 제작·배포될 예정이다. 이래일 한국Y 시민정치운동본부 총선대응특별위원장은 "그간 시민단체내 선거대응은 유권자의 직접 참여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며 "낮은 단계의 운동이지만 YMCA 유권자 운동을 통해 풀뿌리 생활정치를 가꿔가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민 정치능력 향상을 위해 총선의 의의, 올바른 선택권 행사 방향, 공약·정책의 검증결과 및 노선 분류 등을 담은 정치교육안도 제작할 계획이다. 이는 홈페이지(vote415.ymca.or.kr)를 통해 누구나 30분 정도면 완료할 수 있는 교안·매뉴얼로, 과거 투표관행에 대한 자기진단도 동시에 진행될 것이다.

또 한반도 평화와 통일, 시민정치·국민참정권, 지방자치·주민참여, 국민복지 신장, 사회개혁 및 사회정의, 각계각층 권익보호, 교육·청소년, 환경, 농업, 정보화 등 10대 영역 시민권익 의제를 설정해 한나라당·민주당·우리당·자민련·민노당 등을 대상으로 정당 정책을 검증·평가해 분야별로 우열을 가려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일경 시민권익의제를 선정 발표, 각 정당에 과거 활동에 대한 소명을 요구하고 자체 검증을 마친후 선거 3일전인 4월 12일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선거 5악(惡) 철폐 및 선거참여 시민캠페인, 지역구 후보자에 대한 정보제공, 후보자 초청토론회 등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박재창 한국Y 시민정치운동본부 상임대표는 "그간 우리 사회가 토론·정책평가 등 유권자가 일상적 민주정치를 위한 사회적 여건마련에 인색했다"며 "유권자가 정치 주체자로 행동하지 않는한 정치개혁을 완성할 수 없다는 인식아래 유권자 기본소양에 대한 사회적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선연대를 비롯한 여타 시민사회의 총선대응 합류 여부를 두고 박 상임대표는 "낙선·당선 운동 등이 정치적으로 철학·효과가 있음에도 종합·입체적인 평가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 YMCA 단체 합류는 없다"고 못박고 "지역Y 또는 활동가 개인의 참여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학영 사무총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정치인·제도를 바꾸는 작업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지만 가치관·문화를 바꾸는 것은 이보다 더 어렵고 많은 시간을 요하는 것"이라며 "YMCA의 시민문화운동 역사를 토대로 유권자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시민정치교육운동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지난 16대 총선에서 뒤늦게 총선연대에 합류했듯 이번에도 그럴 계획이 있나. 그리고 지역Y들은 일부 총선연대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한국YMCA 이름으로는 함께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당선·낙선운동은 단체간 집단적 연대에 의해 보다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 진행되고 있는 운동들을 살펴보면 그 정치적·철학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입체·종합적 평가가 어렵다고 판단해 독자적 활동을 결정했다. 하지만 지역Y나 개인의 참여는 적극 권장하고 있다."

-그간 YMCA가 선거때마다 펼친 행동을 종합적으로 묶어놓은 것 같다. 핵심은 무엇인가.

"선거의 주인은 유권자가 되어야 한다. 그동안 유권자 중심의 운동을 한다고 하면서도 부패선거 추방이나 지역주의 타파 등 소극적 의미의 참여만 독려해왔을 뿐 유권자가 선거 주도자로 나서기 위한 의식·행동의 전환을 마련하지 못했다. 따라서 정치개혁이 이루기 위해 정치의 장을 유권자가 섭렵해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못함을 반성하고 그 토대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우리 사회가 유권자 참여를 위한 조건·환경을 창출하는 사회적 노력이 없었다. 민주주의 실현 기법, 능력을 전제한 토론·정책평가와 같은 일상적 민주정치 활동을 위한 유권자 기본소양에 대한 사회적 투자가 부재했다. 따라서 정치영역을 중심으로 '제2의 사회개발운동'을 벌여나가자는 취지에서 시민정치교육운동을 내세웠다. 과거와 태도·시각면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정당평가는 어떻게 진행되나.

"그동안 선거가 다가오면서 각 당마다 미사여구를 동원해 당파적 관점에서 정책을 내놓기에 바빴다. 하지만 YMCA는 그동안 주장·요구해왔던 가치를 중심으로 각 정당이 얼마나 실천·활동해왔는지 평가를 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국민의 권익과 관련된 의제를 중심으로 정다의 활동을 평가할 방침이다. 민주노동당의 신생정당이라 할지라도 과거부터 주장해온 것과의 일치성과 실천능력, 신뢰성을 기반으로 여타 정당과 차별없이 평가할 거이다."

-후보자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선관위가 시민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후보자의 세부정보까지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유권자가 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연계한다거나 교육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밖에 지역Y 자체별로 공명선거 서약을 받거나 초청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후보자 검증작업을 진행한다."

“한국YMCA 총선 시민정치운동 선언”

우리 국민들은 지난 대선을 통해 그동안 억눌러져 있던 정치개혁에 대한 열망을 쏟아냈다. 참여정부와 정당들은 경쟁적으로 정치제도 개혁을 약속했고, 국민들은 마지막으로 정치권의 자율 정화 기능을 믿고 싶어했다.

그러나 현실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정치개혁의 과제들은 정치권의 이해 득실과 기득권 추구 앞에서 무참히 외면돼 왔다. 우리는 1년 내내 정치권의 일거수 일투족을 주목했지만, 그들은 국민의 답답함을 해소해 주지 못했다.

2월 9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정치개혁안을 마련했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입법화에 성공한다면 우리의 정치를 투명화?건전화하는데 기여할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만 정치사회의 건전성과 자정능력이 신장됐다고는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우리의 평가다. 불법정치자금의 실체를 확인한 국민들이 기성 정치권에 대해 분노하자 총선을 불과 두 달 앞두고 뒤늦게 제도개선에 나선 것에 불과하다. 개혁을 말하는 백가쟁명의 시대가 열렸으나, 실제로 개혁을 실천하는 도덕적 무장상태를 확인할 수 없다.

이제 우리는 한국정치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고 시민이 정치의 주인으로 등장하는 정치적 각성과 변화 외에 다른 대안이 없음을 직면한다. 이제 정치구조의 개편, 정치권의 쇄신노력, 시민사회형성을 위한 지난한 노력, 국민의 자율적 훈련과 정치참여의 결단과 실천이 동시에 요청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시민혁명의 토대 위에 근대 시민사회를 형성하고 정치사회구조를 재편하지 못한 우리에게, 21세기형 정치혁신은 전대미문의 화두가 아닐 수 없다. 정당은 국민의 생활현장과는 유리된 채 국민의 정치참여나 민의 수렴의 기제가 되지 못하고 있다. 민주성과 건전한 시민의식이 확립되지 않은 생활세계의 구성원들은, 정치를 대리만족이나 불만표출의 대상으로만 삼을 뿐 스스로를 훈육하거나 정치에 참여하는 방법을 체득하지 못한 채 소외와 외면의 늪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21세기 사회적 수요에 부응하는 한국정치의 혁신은 결코 단기간에 완성될 수 없다. 최근 한국정치의 현 주소는 이를 비관적으로 검증해 주었다. 시민단체들이 국민을 대신해 정치권을 질타하고 제도개혁을 촉구해 왔지만, 정작 제도권 정치와 생활세계의 불일치, 생활세계의 비민주성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야 말로 한국정치의 개혁과 변화를 위해 중장기적인 사회적 투자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단기적이고 현장 미봉적이며, 분노를 표출하고 제도개혁을 촉구며 인적 청산에 상상력의 수준을 제한하는 활동만으로는 한국정치를 혁신할 수 없다. 이제 정치권과 시민운동 모두가 정치개혁에 대한 거품을 제거하고, 보다 원론적이고 근본적인 차원에서 진지하게 한국정치 혁신의 과제를 상기해야 할 때이다.

한국YMCA는 2004년 제17대 총선이 한국정치를 근본적으로 쇄신하는 계기이자,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즐기며 정치능력을 향상시키는 출발점으로 삼으려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운동은 한시적이고 단기적인 총선 프로그램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시민정치 실천운동의 출발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시간 이후 한국YMCA는 전국 모든 지역에서 10만 회원, 지역사회 구성원들과 함께, 제17대 총선을 한국정치 혁신의 원년으로 삼기 위해, 국민들이 스스로 교육하고, 훈련하고, 즐거이 참여하며 정치능력을 향상시키는 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정치권과 언론을 향해서도 시대적 흐름에 조응해 정도(正道)를 걷자고 요구할 것이며, 국민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한국YMCA는 지난 100년 간 이 땅에 하나님의 공의(公義)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시대 변화의 고비 고비마다 전체 민족 구성원들이 나아갈 바를 밝히기 위해 성찰해왔다. 한국YMCA의 총선활동이 우리 사회를 성숙시키고 발전시키는 미래지향적인 사회적 투자의 출발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2004년 2월 12일

한국YMCA 시민정치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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