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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 신의와 용기의 정치인 배기선을 생각하며
배기선의원의 모습이 제대로 평가되지 못한 아쉬움에,,,,,
2004년 02월 12일 (목) 00:00:00 양주승 기자 dong0114@netian.com

 '2004 총선시민연대'가 배기선의원(열린우리당 부천시 원미을 선거구)을 낙천대상자로 선정한 것과 관련하여 김관식(전 부천환경센터 이사장), 박동래(신애원농장 대표), 김동선(전 부천경실련 집행위원장), 김경협(한국노총 부천시지부 의장) 네 사람은 낙천낙선운동의 대의에 지지를 보낸다는 전제 아래  '총선시민연대'가 배기선 의원을 낙선운동 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당시 상황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것으로 본다며 이의 재고를 요청하는 성명을 발표하였다.

성명서의 내용을 보면 ▲ 배원의 자민련 입당은 IMF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여지며 ▲ 배의원의 민주당 복당은 자민련의 햇볕정책 파괴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며 ▲ 배의원에 대한 선거법 위반 사실 적시는 ‘2000총선시민연대’의 입장과 배치되며 ▲ 배의원이 일신의 영달을 위해 당적을 바꿨다고는 보여지지 않음으로 ‘배기선 의원을 낙선운동 대상으로 선정하지 않기를 요청한다’는 내용이다.

이어 12일에는 열린우리당 김근태의원은 '배기선의원의 낙천대상 선정과 관련한 김근태 대표의 입장' 이라는 발표문에서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대상 선정에 대해 근본적으로 찬성하지만 배기선의원이 당적변경과 선거법위반 사유로 낙천대상에 들어 간것에 대하여 배기선의원의 모습이 제대로 평가가 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토로하며 배기선의원의 친구가되어 달라고 호소하였다.

  '배기선의원의 낙천대상 선정과 관련한 김근태 대표의 입장'  발표문 전문

'신의와 용기’의 정치인 배기선을 생각하며

 총선시민연대의 유권자 운동이 큰 관심을 불어 일으키고 있습니다. 정치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간절한 염원이 쌓여있기 때문입니다. 정치권 전체가 국민의 이러한 목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정치가 불신받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정치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국익을 보호하고 민생을 살펴야 하는 정치의 기본적인 임무조차 당리당략 앞에서는 그대로 실종되는 정치현실이 우리를 답답하게 만듭니다.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대상 발표에 대해 근본적으로 찬성합니다. 그러나 반드시 생각해보고 넘어갈 점이 있기에 다소 무거운 마음으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당적변경과 선거법위반 사유로 배기선 의원이 낙천대상에 들어갔습니다. 처음 이 발표를 보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총선시민연대의 깨끗한 노력을 존중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저의 평상시 가치관과 제가 현실정치권에 들어와서 본 배기선의원의 모습이 제대로 평가가 되지 못했구나 하는 아쉬움이 교차했기 때문입니다.

차떼기로 불법자금을 도둑질하고도 죄책감조차 느끼지 않는 도덕성이 마비된 정당, 불법자금 수수혐의를 받는 동료 의원을 석방시키고도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들고 다니는 정당을 보면서 소수여당의 한계가 새삼스럽게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16대 국회가 개원한 2000년도에도 지금과 상황이 그렇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당시 한나라당은 다수의 힘을 믿고 국회 개원과 동시에 거세게 밀어 부치기 시작했습니다. 총선 사범에 대한 형평성 시비를 시작으로, 국민의 정부에 대한 색깔 시비, 햇볕정책의 지속을 위한 남북협력기금 예산안까지 시종일관 반대하고 트집 잡는 연속이었습니다. 2001년도 예산안은 법정 시한을 보름이상 넘긴 12월 26일에야 ‘기형적인 나눠먹기’ 형태로 국회를 통과하였습니다. 당시 배의원은 예산결산특별위원이자 계수조정소위원으로 그 현장을 지켰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와중에 2000년 12월 30일, 배기선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 3분이 선언했습니다. 자민련과의 공조 복원을 통해서라도 집권여당을 바로 잡고 거대야당의 황포를 막아내겠다는 일념으로 당적변경을 감행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보통의 경우라면 감히 선택할 수 없는 결단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제 기억에는 저를 포함해 상당수의 사람들이 그분들의 고심어린 선택에 대해 깊은 이해를 보내면서 한편 미안해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때 배의원이 낭독한 성명이 지금도 가슴에 절절합니다.
“우리는 새천년의 희망과 국민적 기대 속에 출범한 16대 국회가 상생과 효율의 정치를 통한 국력 대결집을 이루어내기보다는 소수여당의 한계와 거대야당의 집요한 정치공세로 개혁이 좌초되고 민생이 방치되며 경제가 침몰하는데 깊은 좌절감을 느껴왔습니다.

우리 3인은 거듭된 고뇌 끝에 국민적 요구에 따라 국민의 정부를 탄생시킨 공동정권의 초심을 회복함으로써 하루속히 현재의 국정난맥이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살신을 결심하였습니다. 우리의 작은 정성으로 안정적 국정운영의 초석이 마련되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이 진정으로 바라는 경제도약과 사회 안정이 앞당겨지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떠나는 민주당에 대한 정은 그대로 담고 가겠습니다.

남은 동지들은 우리의 충심을 이해해주리라 믿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우리의 충정을 깊이 헤아려주시기를 바랍니다.”

그 때 배의원은 심청이와 같은 심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반드시 눈을 뜨게 하겠다는 그 믿음 하나로 임당수에 몸을 던지는 심청이라고 말했습니다.
집안의 가장은 가족을 부양하기위해 자기를 희생할 줄 알아야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집권여당이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기를 희생해 당적을 바꾼 것은 권력의 양지를 따라 옮겨 다니는 정치철새와는 반드시 구분될 수 있어야한다고 우리는 생각합니다.

저는 배기선의원이 이른바 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마음 고생한 이야기를 잘 알고 있습니다. 저도 경선자금 양심고백했다가 ‘왕따’를 당하고 재판을 받았기에 배의원의 아득함을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80년대에 서울대를 다니던 홍창의군은 시국사건으로 구속되어 혹독한 고문을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그로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처참한 지경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홍창의군이 바로 배의원의 지역구 그것도 바로 한 동네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 자신을 포함해 배의원 또한 과거 독재정권의 고문 피해자들 입니다. 그런 배의원이 어찌 인권 유린 당했던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들을 외면하고 눈감을 수 있었겠습니까.

그러나 법원은 사실상의 무죄이자 정치적인 사면이랄 수 있는 선고유예로 배의원의 총선 출마를 가능케 했습니다. 특히 배의원의 민주화에 대한 공헌과 의정활동의 성실성을 감안한 서울고등법원의 고뇌에 찬 결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지금 배의원의 지역구인 부천에서는 경실련, 한국노총 등 지역시민단체들이 배의원을 위한 낙천 대상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 반대하는 성명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종교계 지도자들까지 이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충분히 타당한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총선시민연대의 정치개혁 운동을 전적으로 찬성합니다. 거기에 힘을 더 보태야 합니다. 정파적 이해를 이유로 시민단체의 활동을 위축시키거나 폄하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운동이 깨끗한 정치, 새로운 정치를 위해 반드시 성공하길 바랍니다.

그러나 그럼에도불구하고 저는 현실 정치권의 동료로서 배기선 의원을 옹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의 고뇌에 찬 선택, 그로 인한 희생을, 그 때의 고통을 나 몰라라 외면할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 김근태는 호소하고 싶습니다. 여러분께서 배기선의원의 친구가 되어달라고 힘주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부탁드립니다.   - 김 근 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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