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AFC 챔피언스리그 E조 첫 경기에서, 주전들의 부상과 대표 차출로 승리를 예상한 일본의 강호 주빌로 이와타에게 1-2로 역전패 당하면서 조 1위만 진출할 수 있는 8강 토너먼트 진출 길이 험난해졌다.

전북은 이날 홈경기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의 보수 공사 관계로 제주도 강창학 종합경기장으로 이와타를 불러 경기를 가졌다. 양팀은 공식적인 시즌 첫 경기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 조심스레 경기를 펼쳤다.

전북의 새로운 플레이메이커 윤정환은 이와타의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패스를 선보이며 경기의 주도권을 전북으로 가지고 왔다. 그러나 불의의 부상으로 전반 25분만에 교체되어 나갔고 이후 전북은 나나미 히로시를 중심으로 한 이와타의 미드필더들에게 서서히 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반 42분 최진철이 자기 진영에서 전방으로 길게 올려준 볼을 노장 용병 에드밀손이 수비 뒤로 돌아 들어가면서 이와타 골키퍼 사토 요헤의 키를 넘기는 감각적인 슈팅으로 득점을 올려 경기의 주도권을 찾아왔다.

그렇지만 바람이 경기의 변수로 작용했다. 제주도의 강한 바닷바람을 등에 업고 경기한 전반과 달리 후반 시작과 함께 진영이 바뀌며 바람을 정면으로 맞으며 경기를 하게 된 것이다.

바람을 등에 업은 이와타는 나나미의 볼 배급이 살아나면서 여러 차례 전북의 골문을 위협했고, 후반 8분 이용발이 펀칭으로 걷어낸 볼을 나나미가 장기인 왼발 아웃프런트킥을 시도, 전북의 골문을 갈랐다.

동점을 이루며 기세가 오른 이와타는 계속해서 전북을 밀어붙였고, 후반 20분 골키퍼 이용발을 비롯한 전북 수비수들이 주춤거리는 사이에 나나미의 프리킥을 니시노 야스마사가 받아 슈팅, 결승골을 뽑아냈다.

전북의 패인은 윤정환의 빠진 구멍을 확실히 메우지 못해 미드필드 싸움에서 비롯됐다고 볼수 있을 것이다. 윤정환 대신 투입된 서기복은 움직임은 좋았으나 세밀하지 못해 공격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했다. 이것은 전방의 호마-에드밀손 투톱에게 많은 찬스를 제공하지 못한 원인이 되었다.

또한 원래 전북의 홈 경기장인 전주가 아닌 곳에서 경기를 치뤄 홈팀의 이점을 살리지 못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전북은 오는 25일 상하이에서 A3대회 출전으로 2군 투입이 예상되는 상하이 쉔화와 AFC 챔피언스리그 E조예선 두번째 경기를 갖는다.

한편 G조의 성남 일화는 이날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서 페르시크 케디리와의 원정경기를 가졌다. 지난해 K리그 득점왕인 김도훈이 전반 29분 하리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에서 왼발 슛으로 선취점으로 올린데 이어 2분 뒤 백영철이 왼쪽 측면에서 올려준 볼을 헤딩슛으로 연결, 2:0으로 손쉽게 이기는 듯 했다.

동남아 특유의 편파 판정과 거친 파울로 후반에 고전을 하며 1실점했지만 2-1로 원정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기분좋은 승점 3점을 챙겼다. 성남 또한 오는 25일 성남 종합경기장에서 베트남의 빈딘과 홈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