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지역의 대학들이 교명과 관련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경상대, 경남대, 창원대 마크. ⓒ2004 윤성효

경남지역의 대학들이 '교명 전쟁'을 치르고 있다.

진주에 있는 국립 경상대가 '경남국립대학교'로 명칭 변경을 시도하자 마산에 있는 사립 경남대는 교명과 학교마크 등을 포함한 상징물에 대해 특허청에 특허등록을 신청했으며, 창원에 있는 국립 창원대도 경상대의 교명이 바뀔 경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상대] 교명 전쟁에 불을 지핀 대학은 경상대다. 지난 해 말 조무제 총장이 들어서면서 대학 내에서 교명 변경 여론이 높아졌다. '경상대(慶尙大)'가 일반 대학의 단과대학인 '경상대(經商大)'나 '상경대(商徑大)'와 혼동을 일으켜 대학 발전에 저해되고, 다른 지역의 주요 국립대학들이 지역 이름을 딴 교명을 사용하고 있어 교명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경상대는 지난 5일 교육인적자원부에 '경남국립대학교'로 교명변경 신청서를 제출했다. 대학 구성원들의 여론 수렴과정을 거쳐 정식으로 신청서를 제출한 것이다. 경상대측은 교명변경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수업거부 등 투쟁을 벌여서라도 이번 기회에 대학 이름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교명변경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 1월 전자민원창구에 올린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반대 입장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당시 교육인적자원부는 "현재 적용되는 교명 변경 기준으로는 대학간 공평성과 형평성 차원에서 '국립'이란 설립주체를 표기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경남대] 경남대는 경상대의 교명변경 추진을 가만히 앉아서 당하지는 않겠다는 태세다.

지난 1월말 경남대는 특허청에 교명과 학교마크 등을 포함한 상징물에 대한 특허등록을 신청했다. 물론 경남대의 특허 신청은 경상대의 교명변경 움직임에 대한 사전 대응 차원 성격이 짙다.

학교법인 한마학원의 교명과 마크에 대한 특허청 상표등록 신청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상표 등록은 신청한 지 1년 정도 지나야 인가 여부가 판가름 나는데, 특허청이 이를 받아들일 것인지도 관심사다.

경남대 총동창회도 경상대의 '국립경남대학교' 교명 변경 추진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놓아, 교명변경 문제가 대학 바깥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경남대 총동창회는 "경남대학교의 교명은 33년의 전통과 발전 속에 국내외에 알려진 브랜드"라며 "교명으로 인한 논쟁과 소모전을 그쳐줄 것을 10만 동문의 이름으로 부탁한다"고 밝혔다.

[창원대] 최근에는 창원대도 교명 변경 전쟁에 가세할 태세다. 창원대는 경상대의 교명 변경 움직임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단지 추진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창원대는 경상대가 '국립경남대학교'로 바뀔 경우 경남에는 국립이 '국립경남대학교'만 있는 것으로 비춰져, 국립인 창원대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창원대 김현태 총장이 참모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면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