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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 칼럼]혁신과 통합은 거스를 수 없는···
2011년 10월 31일 (월) 09:55:07 김진국 urside@hanmail.net

생활정치연구소  부소장   김진국

거역할 수 없는 거대한 변화가 시작되었다. 올 해 1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내 초등학교 무상급식문제를 주민투표에 붙이겠다고 나섰을 때만해도, 그것이 오늘과 같은 엄청난 폭풍을 몰고올 줄은 아무도 몰랐다. 당시 오세훈은 여당이 한나라당 내에서 박근혜의 철옹성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는 유망주였다. 그래서 무상급식주민투표는 박근혜 철옹성을 깨기 위한 승부수쯤으로 읽혔었다.

   
▲ 김진국ⓒ부천타임즈
그 와중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도한 무상급식반대 주민투표가 강행되었다. 무상급식전국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나쁜투표거부운동이 조직되고 야당들이 가세하면서, 주민투표는 피할 수 없는 일전이 되었고, 오세훈은 대선불출마에 이어 시장직 사퇴의 배수진을 치며 승부에 올인하였다. 주민투표는 투표율 미달로 무산되었고, 오세훈의 사퇴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결정되었다.

인물난에 허덕이면서도 현실에 안주하던 민주당은, 조기 출마러시로 몸살을 앓았고, 제사도 끝나기전 젯밥에 손을 댄다고 국민의 비난을 자초하였다. 이때까지는 정치권에 대한 비난은 들끓었어도 분출의 통로는 없었다. 에너지는 충만했으나 아직 바람은 시작되지도 않았다.

박원순 변호사가 출마의사를 밝혔고, 다음 날 안철수 교수가 출마의사를 검토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안철수 교수는 보도가 나가자마자 단숨에 지지율 50%를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아마도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을 싸잡아 비난하던 여론의 에너지를 한순간에 흡수해버렸는지도 모른다. 이때까지만 해도 놀랍기는 하지만 한 때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박원순 변호사와 안철수 교수가 시민후보를 단일화하겠다면서 단 한 번 20분간의 만남을 통해, 지지율 50%의 안철수 교수가 지지율 5%의 박원순 변호사에게 서울시장 시민후보를 양보하였다. 20분 만났지만 그 이전 오랜세월 쌓아온 신뢰에 바탕한 것이었다. 그 모습은 이제까지 MB정부의 실정에 실망했던 국민들, 그리고 젯밥에만 혈안이 된듯한 민주당에 실망한 국민들, 통합을 한다면서 지리멸렬한 진보정당에 실망한 국민들에게 충격과 감동을 주었다.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기존 정치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모습에 국민들은 말 그대로 열광했다. 그 에너지를 빨아들여, 한 때의 바람처럼 보였던 돌풍은, 맞서거나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태풍으로 발전하였다.

정치의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열망이 드디어 분출구를 찾은 것이다. 그 태풍은 모든 낡은 것을 날려버릴 듯한 기세로 위력을 발휘하면서, 3년 이상 철옹성처럼 보였던 박근혜의 벽마저 단숨에 가볍게 넘어서 버렸다.

그리고 10월26일 선거결과, 정치권 모두가 혁신하라고, 그리고 통합하라고 국민은 명령하였다. 보수세력은 보수세력대로, 낡아빠진 네거티브와 비상식적인 지도자들, 케케묵은 좌파타령 이젠 지겨우니 그만하라고 명령하였다. 민주당은 지역주의와 기득권에 안주하지 말고 가진 것을 다 내놓고 대혁신과 야권통합에 적극 앞장서라고 명령하였다.

진보정당도 더이상 분열을 끝내고 혁신하고 통합에 합류하라고 명령하였다. 이제 정치를 혁신하고 통합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정신임이 분명해졌다. 더 나아가서 지금 이대로는 살 수 없으니 정권을 바꾸고 99% 서민이 골고루 잘 살 수 있도록 국민을 화합시키는 것이 바로 당대의 과제임이 분명해지고 있다.

혁신과 통합에는 고통과 저항도 따른다

하지만 국민의 기대와 희망이 그대로 실현되기에는 많은 난관이 있다. 어느 세력도 스스로를 혁신하고 자기 것을 양보하여 통합을 이루어내는 데 흔쾌히 나서지 못하고 있다. 분명 시대는 변화하고 있고 기존의 방식이 낡은 줄은 알지만,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에는 고통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래서 조직동원, 네거티브, 검증공세 등 익숙한 것들에 더욱더 의존하게 된다. 또한 누구든 자신이 얻게 된 기득권을 흔쾌히 내놓기는 어렵다. 그래서 통합은 어렵다는 여러가지 구실과 변명을 동원하고 나도 모르는 내 안의 기득권을 옹호하려고 허둥대지만 그럴수록 철저하게 국민의 외면을 받게 될 뿐.

하지만 선거 결과 드러난 세대투표의 양태는, 이제 한나라당에 미래는 더이상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민주당 역시 경선과정에서 문득 살펴보니 어느새 젊은 층과 대척점에 서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경악하였다. 기득권에 안주해 있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낡은 것들, 사라져가는 것들의 편에 서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된 것이다. 진보정당 역시 지리한 내부논쟁과 분열 속에 점차 국민들의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세상이 변화하고 바람과 강물은 이미 저만치 지나가 버렸다. 그러므로, 이제는 고통스럽더라도 내 안에 자리잡은 기득권을 내놓고 그동안 익숙해진 낡은 것들과 결별해야 할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국민들의 열망 속으로 들어가 스스로를 혁신하고 상대방과 통합해야 한다.

희망은 정치가 줄 수 있는 최대의 미덕이다

서울시장 선거과정에서 야권은 혁신과 통합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박원순 변호사는 당적을 갖지 않은 시민후보였지만, 야권의 모든 정당들이 하나의 대오를 만들었다. 지역주의와 낡은 선거방식, 네거티브와 몰상식에 맞서, 새롭고 창의적인 선거운동, 다양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축제같은 선거'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만들어낸 합창 '우린 하나되어 이겼어~'. 그것은 감동이었다. 우리 정치가 꽤 오랫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었다. 현실의 문제들에 대해서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는 못하더라도, 앞으로 나아질 거라는 기대, 뭔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이 정치가 국민에게 줄 수 있는 최대의 미덕이 아니겠는가? 그 동영상을 보면서 '정치가 감동을 주고, 기대와 희망을 줄 수도 있구나'라는 벅찬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정말 하나되어서 이겼다!!

바람은 보는 것, 혹은 듣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다. 나무가 흔들리는 것을 보고, 문풍지가 우는 소리를 들었을 때는 이미 바람은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작은 숨결이 세상의 에너지를 빨아들이면서 어떻게 커다란 바람으로 만들어지는가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서울시장 선거의 한복판에서 2012년을 향한 혁신과 통합의 바람, 희망과 열망의 바람을 몸으로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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