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서울 강서을 총선출마자 선출을 위한 8일 국민경선에서 현역인 김성호(金成鎬) 의원이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이날 오후 강서구 공항웨딩홀에서 전체 선거인단 994명중 31.2%인 310명이 참여한 가운데 선호투표방식으로 실시된 경선에서 노현송(盧顯松) 전 강서구청장은 170표를 얻어 134표를 획득한 김 의원을 누르고 17대 총선 출마 후보자로 선출됐다.

이번 경선은 지역구내 유권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표본추출해 우리당 지지자와 지지정당이 없는 유권자를 대상으로 선거인단을 구성하는 완전개방형 국민경선 방식으로 치러졌으며, 1순위 투표에서 과반을 얻은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최하위 득표자를 탈락시키는 선호투표 방식이 적용됐다.

이번 경선에는 이들 두 사람 외에 이충렬(李忠烈) 전 노무현후보 외교특보, 이규의(李揆義) 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사무처장이 참여, 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김 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함에 따라 앞으로 실시될 당내 경선 판도는 예측불허의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현역의원의 탈락 사태가 속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경기 안성 시민회관에서 실시된 경선에서는 고(故) 심규섭(沈奎燮) 전 민주당 의원의 부인인 김선미(金善美) 후보가 216표를 얻어 91표를 획득한 홍석완(洪錫完) 전 노무현(盧武鉉) 후보 조직위 부위원장을 누르고 당선됐다.

안성에서는 전체 선거인단 559명의 48%인 271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김 후보가 180표를 얻었으나 `여성 후보자에게 20%를 가산한다'는 당규에 의해 김 후보의 표는 216표로 늘었다.

김성호 "정치의 새출발은 승복"

열린우리당 서울 강서을 총선출마자 선출을 위한 국민경선에서 탈락한 김성호(金成鎬) 의원은 8일 "정치의 새출발은 선거에서 졌을 경우 승복하는데서 비롯된다"며 경선승복 의사를 밝혔다.

당내 386 세대의 대표 주자격인 김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지난 4년동안 정치개혁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받쳤으며, 특히 북파공작원들이 예우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법을 통과시킨 것을 큰 보람으로 삼고싶다"며 16대 국회에서의 의정활동을 회고했다.

앞서 김 의원은 경선 탈락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의 결과는 한국정치의 발전과 정당민주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며 "현역의 기득권을 포기하면서 국민경선을 수용했고, 비록 낙선했지만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현역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한 것은 이변인데. 패인을 어떻게 보는가.

▲패인이 따로 있느냐. 선거에서 패배한 것은 패배한 것이다. 정치의 새출발은 선거에서 졌을 경우 승복하는데서 비롯된다. 내가 국민경선을 주장했기 때문에 경선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국민경선제도가 정착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계획은.

▲지난 4년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다. 쉬면서 공부도 하고, 4년동안 잃어버린 개인의 자유를 찾고 싶다.

--총선을 앞두고 당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텐데.

▲선거때 당에서 사람이 필요하다면 당을 위해 뒤에서 힘을 보탤 생각이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조용히 깨끗이 물러나 내일을 찾겠다.

--지난 4년 의정활동기간 가장 보람된 일은.

▲정치개혁을 위해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특히 북파공작원들이 예우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법을 통과시킨 것을 큰 보람으로 삼고싶다.

--열린우리당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국민경선제도를 도입한 우리당이 돈정치와 지역주의를 극복해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전국정당이 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김성호 의원 "경선결과 승복"
한나라당에 이어 열린우리당에서도 17대 총선 후보자를 뽑는 당내 경합에서 `현역의원 탈락'이라는 이변이 연출됐다.

8일 열린 서울 강서을 국회의원 후보 선출 국민경선에서 노현송(盧顯松.50) 전 강서구청장이 예상을 뒤엎고 당내 386 세대의 대표 주자격인 초선의 김성호(金成鎬.42) 의원을 꺾고 국회의원 후보에 선출된 것.

현역의원의 당내 경합 탈락은 지난달 30일 한나라당 권태망(權泰望) 의원이 공천신청자 공개면접 및 합동토론에서 33세의 여성부대변인인 김희정(金姬廷)씨에게 예상외의 고배를 마신데 이어 두번째지만 경선에서 탈락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경선은 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원 후보를 국민참여 경선에 의해 선출했다는 점에서 당안팎의 큰 관심을 끌었다.

즉, 지역구내 유권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표본추출해 당 지지자와 지지정당이 없는 유권자를 대상으로 선거인단을 구성, 선호 투표 방식으로 치러진 이번 경선은 당원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그들만의 잔치'를 탈피했다는 점에서 `정치실험'으로 불리지만, 그만큼 당원 장악력이 높은 현역의원들에게는 기득권을 포기해야 하는 상대적 불리함이 없지 않았다.

특히 이번에 당선된 노 전 구청장의 경우, 이 지역에서 자치단체장을 역임하면서 당 지지자 뿐 아니라 광범위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었던 점이 당선에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당내 경선에서 현역의원이 탈락함에 따라 향후 열린우리당의 국민참여 경선은 예측불허의 판도가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 5명을 제외하면 전체 41명의 의원 가운데 절반 가량만이 단수후보로 공천이 확정적이고 나머지는 공천심사위의 추가심사와 당내 경선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경선에서 탈락한 김 의원은 경선직후 기자들과 만나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다"면서 "노현송 후보가 본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돕겠다"고 말해 첫 경선에서 `승복'의 전통을 남겼다.

고려대 일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98년 국민회의 공천으로 민선 강서구청장에 당선됐던 노현송 후보는 대선 당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의 정책특보를 지냈고, 대통령직인수위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그는 "정당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국민 참여 경선을 통해 총선 후보로 선출한데 대해 선거인단에 감사한다"며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