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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기본 원칙은 뭐지?
김원진,"저널리즘의 기본원칙 읽어 보았소?"
2011년 09월 20일 (화) 08:43:14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김원진(서강대 신문방송학과) 

동틀 무렵이다. 여느 때와 같이 신문을 펼쳤다. 그날따라 눈에 띄는 사회면 기사가 있었다. 철도노조의 파업 때문에 서울대 수시 모집에 응시했으나 제시간에 시험장에 도착하지 못한 학생의 안타까운 사연이었다. 시민을 볼모로 하는 파업, 이렇게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도 있구나 싶었다.

   
▲ 김원진(서강대신문방송학과)
'어, 뉴스가 이상하네'

 다음날이었다. 모 신문이 반박 기사를 냈다. 그 학생이 시험장에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한 건, 노조의 파업이 문제였던 게 아니라 다른 역에서 열차가 고장났기 때문이라는 보도였다. 확인한 결과, 학생이 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진짜 이유는 열차 고장으로 밝혀졌다.

2009년, 저널리즘의 매력을 조금씩 알아가던 어느 날의 일이다. 그 날 이후, 가십에 가까운 연예 기사든 악다구니 끊이지 않는 정치 기사든, 기성 언론의 보도를 신뢰하지 않게 됐다. 언제부터였을까. 한국 언론은 ‘진실’을 은근슬쩍 뒤로 감추기를 예사로 한다. 자사의 정파성에 맞춰 제각기 진실을 비틀어 버린다. 이는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자사 이데올로기를 위해 팩트를 왜곡하는 일도 심심찮게 일어난다. 그러면서 각 언론사는 진실한 보도, 정확한 사실에 기반한 보도를 호언한다. 적잖이 낯간지럽다.

밑줄 본능
 
언론보도의 원칙이 무너진 오늘날, 다시금 우리는 저널리즘의 기본·상식·원칙 따위를 돌이켜봐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빌 코바치와 톰 로젠스틸은 <저널리즘의 기본원칙>(한국언론재단, 2009)에서, 바른 언론인은 어떤 길을 가야하는지 가리켜 준다.

제목은 학술서적의 분위기를 풍기지만, 내용은 딱딱하지 않다. 당위만 풀어놓지 않고 각종 사례를 중심으로 저널리즘의 원칙들을 하나하나 짚어준다. 3년에 걸친 밀착취재를 통해 어린이 임종치료에 관한 기획기사를 완성한 다이애나 서그 기자의 이야기는 일종의 경외감마저 불러일으킨다.

가슴에 와 닿는 문장들도 눈에 띈다. 가령, "진실이 더 클수록 명예훼손도 그만큼 커진다. 왜냐하면 진실이 더 큰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45쪽), "원칙은 도전이 잦아진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아니다."(197쪽),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모두가 기자는 아니다."(182쪽)하는 저자의 전언은 밑줄 본능을 불러일으킨다.

두 저자는 모두 11개의 기본원칙을 제시한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장을 꼽아보자면, 제3장과 제8장을 들 수 있겠다. 여기서 다루는 내용은 한국 저널리즘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과 맞닿았다.

제3장 '기자는 누구를 위하여 일하는가'는 현직에 종사하는 한국 기자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자사의 사장이 검찰조사에 불려가자 "사장님 힘내세요!"라고 외쳤던 중앙일보의 기자들부터 조직을 위해 스스럼없이 도청을 자행한 혐의를 받는 KBS 기자까지. 전부라고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상당수 기자들이 시민이 아닌 자신이 속한 조직을 위해 일하는 게 오늘날의 현실이다. 이 장을 보고 가슴 뜨끔한 기자들, 아마 꽤 될 것이다.

제8장 '기사의 흡인력과 독자 관련성' 역시, 아직도 스트레이트 기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선정보도의 덫에 빠진 한국 언론에 화두를 던진다.

최근 몇 년간 대개의 한국 언론은 기사쓰기나 편집 방식의 혁신적인 전환을 모색하지 않고 선정성으로 독자를 끌어 모았다. 심지어는 독립 언론이라 불리는 경향신문도 언제부턴가 인터넷과 모바일에서 자극적인 연예 기사를 주화면에 배치한다.

오히려 새로운 이야기체 기법을 도입해 인물이나 사건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기사가 독자들에게 다가가는 데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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