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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대, 7년 무관 '한' 풀다
V-투어 2004 대학 배구, 경기대 우승
2004년 02월 07일 (토) 00:00:00 오마이뉴스 webmaster@ohmynews.com


 
인천 투어 대학부 예선에서 대학 최강 한양대를 3:2로 이긴 데 이어 인하대를 3:0으로 완파하며 결승에 오른 경희대의 김찬호 감독.

그리고 지난 1994년 3월 고려증권 은퇴후모교인경기대에서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여 1997년 감독에 부임한 후11번이나준우승을차지하면서첫 우승에 도전한 경기대 이경석 감독.

이 두 감독이 6일 경북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V-투어 2004 대학부 결승에서 만났다. 김찬호 감독은 몇 년 전 LG화재 감독으로 재직하다가 공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작년 경희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교수 및 감독으로 활동 중이고, 과거 고려증권 신화를 만들었던 이경석 감독은 감독으로 부임한 후 7년 동안 단 한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기에 이 날 경기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

객관적인 전력은 경기대가 한수 위

경희대는 과거 윤관열(대한항공)과 박석윤(상무) 그리고 이영수(상무)가 활약하던 전성기보다는 못하지만 김찬호 감독이 부임하면서 팀의 짜임새가 좋아졌고 특히 평촌고 출신의 레프트 홍정표 선수가 이번에 팀에 합류하면서 전력이 급상승하였다.

하지만 배구 전문가들과 필자조차도 이번 V-투어 2004 대학부에서 경희대가 결승에 진출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경희대는 신입생 홍정표와 라이트 김학민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대학최강인 한양대와 인하대를 차례로 격파하고 결승에 오를 정도로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경기대는 인하대(장광균, 김영래), 한양대(이선규, 정양훈, 김웅진), 성균관대(남재원, 고희진, 유부재) 등과 달리 졸업생으로 인한 전력 손실이 없고, 4학년의 이용희(세터)와 하현용(센터) 그리고 김정훈(레프트), 3학년 임동규(라이트)와 이강주(리베로), 2학년 박준영(레프트), 신입생 엄경섭(센터)이 포진해 전력의 짜임새가 굉장히 좋다.

특히 경기대는 이용희와 하현용이 4년째 호흡을 맞춰오고 있고 임동규와 이강주 역시 인창고에서 이용희와 손발을 맞췄기에 조직력이 좋다. 게다가 의림고 출신의 신입생 엄경섭 선수는 두뇌 회전이 빠르고 스파이크 서브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선수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경기대는 경희대보다 높이에서 앞서고 있다. 경기대의 하현용 선수는 성균관대의 김형우, 명지대의 하경민과 더불어 대학 최고의 센터로 이름을 날리고 있으며 레프트 공격수인 김정훈과 박준영은 194㎝, 청소년 대표 출신의 임동규 선수는 195㎝이다.

반면 경희대는 주전 센터 이욱희 선수가 부상중이라 라이트 공격수인 이평강 선수와 경북사대부고 출신의 신입생 정우성 선수가 센터를 맡고 있으며 지난해에 주전으로 뛰었던 선수가 단 2명이기에 선수들의 경기 운영 능력면에서 경기대보다 떨어진다.

이변은 없었다.

1세트에 경기대는 한양대와의 준결승 경기가 3:2로 끝나서인지는 몰라도 선수들의 몸이 무거워 보였고 선수들이 긴장하였는지 잦은 실책을 범했다.

이에 반해 경희대는 지난 인천 투어에서 보여준 투지를 바탕으로 경기대가 앞서 나가면 뒤쫓아가는 식으로 경기대에 팽팽히 맞섰지만 좌·우 공격에 대한 의존도가 크고 센터진이 약한 단점을 드러내며 23:24의 상황에서 김학민 공격 범실로 1세트를 아깝게 내주고 말았다.

2세트 역시 경기대는 게임을 주도하며 8:6, 12:8, 16:13, 19:14, 21:16으로 앞서 나갔지만 경희대는 상대팀 엄경섭의 서브 실책과 전수민의 왼쪽 강타 2개로 끈질기게 21:19까지 따라 붙었다.

"말로 표현 못할 정도로 너무 기쁘다."
경기대를 우승으로 이끈 이경석 감독 인터뷰

- 감독 부임후 첫 우승을 했는데 소감은?
"1997년에 감독이 되고 처음으로 우승했기 때문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기쁘다. 특히 선수들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힘든 훈련을 많이 했는데 불평 하나 없이 믿고 따라와줘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 "

- 오늘 어떠한 작전으로 결승전에 임했는지?
"경희대의 라이트인 김학민 선수의 기량이 좋고 평촌고 출신의 홍정표 선수가 요즘 상승세이기 때문에 두 선수를 막으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여 선수들에게 두 선수를 집중마크하라고 주문했고 그것이 주효한 것 같다."

- 2004년 첫 대회를 우승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그동안 준우승만 11번 했기에 선수들의 자신감이 부족했는데 오늘 경기를 토대로 선수들이 자신감과 의욕이 회복되었다. 특히 세터인 이용희 선수가 우승을 해봤기 때문에 올 한해는 우리 팀을 잘 이끌어가리라 생각된다. 90년대 초반의 경기대 신화를 다시 한 번 재현하도록 노력하겠다."


/ 명재석
이에 위기감을 느낀 경기대 이경석 감독은 타임아웃을 요청하여 경희대의 상승세를 무너뜨리고 24:21 상황에서 하현용이 A 속공을 성공시키며 2세트 또한 경기대가 승리하였다. 경희대는 1세트에서 7득점을 올리면서 양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린 김학민 선수가 2세트에서 2득점으로 부진하고 블로킹 수에서도 1:4의 열세를 보였다.

3세트 또한 1, 2세트와 마찬가지로 경기대가 점수를 벌리면 경희대가 따라붙는 모습이 계속되었다. 경기대는 상대팀의 실책과 경기 초반 하현용, 이용희, 임동규 선수가 3개의 블로킹을 성공시키면서 14:10으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이에 물러설 경희대가 아니었다. 경희대는 이평강이 백A 속공을 연달아 성공시키고 세터 이문기의 재치있는 2단 공격 그리고 신입생 센터 정우성이 박준영의 왼쪽 공격을 블로킹하며 18:17로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하지만 17:18의 상황에서 경희대는 벌교상고 출신의 4학년 전수민이 어이없는 서브 실책을 범하고 평촌고 정의탁 감독의 수제자 홍정표 선수의 왼쪽 강타가 임동규에게 막히며 스스로 추격의지를 상실하여 결국 3세트를 20:25로 내주고 말았다.

V-투어 2004 대학부 결산

이번 V-투어 2004 대학 배구는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홍익대와 경희대가 4강에 오르면서 대학배구의 춘추전국 시대를 예고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기존의 한양대, 성균관대, 경기대가 주도했던 대학 배구판에 최근 몇 년간 인하대가 10여 차례의 우승을 차지하며 신흥 강호로 떠오르고 있지만 경희대와 홍익대의 선전이 앞으로 대학 배구에 더 큰 흥미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대학 2부 리그를 뛰던 조선대가 1부 리그에 합류함에 따라 1부 리그에는 8개팀이 되어 조편성도 더욱 쉬워지고 서로 물고 물리는 접전을 지켜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무명 선수이던 남성고 출신의 홍익대 권광민 선수가 92득점을 기록하며 대학부 득점 종합 순위 1위에 올랐고 공격 성공률도 51%를 기록하면서 새로운 거포 탄생을 예고했다.

다만 인창고 교장의 지원서 날인 거부로 인해 인창고 출신 선수 5명이 빠진 인하대가 세터 없는 경기를 펼치는 바람에 연고 지역인 인천 투어에서 홈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한 점이 아쉬움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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