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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아시아 최초로 사람 발자국 화석 발견
세계에서 7번째
2004년 02월 06일 (금) 00:00:00 오마이뉴스 webmaster@ohmynews.com

제주도에서 아시아 최초로 사람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청장 노태섭)은 '아시아 최초의 사람 발자국 등 대규모 화석'이 발견된 제주도 남제주군 대정읍 상모리 및 안덕면 사계리 해안가 일대 16만5000㎡(4만9912평)를 2004년 2월 5일자로 화석의 중요성 및 훼손방지를 위하여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지정명칭: 남제주 해안 사람 발자국 및 각종 동물 발자국 화석 산출지)로 가지정하고 출입통제 등 긴급 보존조치를 취하였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사람 발자국 화석 등은 한국교원대학교 김정률 교수가 2001년 대학원생들이 물결자국 평지 사진을 찍어온 것을 보고, 화석 출현 가능성을 직감하고 한국과학재단(이사장 김정덕)으로부터 지방대학 우수 과학자 육성 지원을 받아 '포유류와 조류 발자국 화석에 대한 고생물학적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중 지난해 10월 충북과학고등학교 김경수 교사와 함께 발견한 것이다.

   
▲ 사람 발자국의 특징인 앞꿈치와 뒤꿈치가 눌려있다.
ⓒ2004 황평우
사람 화석이 발견된 남제주군 대정읍은 삼방산과 송악산 사이로, 지난 1989년 미군의 태평양사령부가 들어서려다 지역 주민과 전 국민의 반대로 무산된 곳이기도 하다. 만약 이곳에 미군의 태평양사령부가 들어섰다면 아시아 최초의 사람화석 발견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발견 화석지의 지층 생성 시기는 약 5만 년전으로 추정되는 신생대 제4기 후기 플라이스토세(중기 구석기시대)이다. 발견된 지층은 수중화산 분화활동에 의해 형성된 응회암 퇴적층이며, 새로 발견된 화석은 사람발자국 100여 점, 말 발자국 20여 점 , 코끼리 발자국으로 추정되는 화석 20여 점, 사슴발자국 1000여 점, 새 발자국 200여 점 등의 발자국의 화석과 기타 물고기생흔화석(신생대), 연체동물, 식물(목련 나뭇잎), 무척추동물 생흔 수천여 점 , 절지동물(게) 5점 등 다양한 종류의 화석이 산출되었다.

특히 이번에 발견한 100여 점의 사람 발자국 화석은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희귀한 것으로 세계에서 7번째이며 아시아에서는 최초다.

지금까지 발견된 사람 발자국 화석은 탄자니아, 케냐, 남아공화국, 이탈리아, 프랑스, 칠레 등 6개국이지만 탄자니아, 케냐, 이탈리아에서 발견된 화석은 사람의 화석일 가능성이 높으나 다른 지역은 화석의 진위에 대해 논란이 많다.

   
▲ 화석이 발견된 남제주 대정읍-송악산과 삼방산 사이
ⓒ2004 황평우
제주도에서 발견된 사람 발자국 화석의 길이(足長)는 약 21㎝에서 25㎝정도이며, 발자국에서는 일반 동물 화석과 다르게 사람 발자국의 특징인 발뒤꿈치(heel), 중간 호(medial arch), 앞꿈치(ball)가 특징적으로 잘 나타나 있고, 선명도와 확실성이 월등히 높으며 앞으로 학문적 연구 가치가 기대된다고 한다.

화석을 발견한 김정률 교수에 따르면 "사람 발자국 화석은 아시아 최초의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의 발자국 화석으로, 과거 제주도에서 생활하였던 구석기인의 직접적인 인간활동의 증거로서 한반도에 남겨진 선사시대 우리 민족의 유일한 발자국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특히 김 교수는 "이 화석은 약 5만 년 전 한반도에 살았던 우리 조상의 신체구조 등을 유추할 귀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며 "발자국 화석을 통해 인류의 이동 경로(아프리카 -> 아시아 -> 한반도) 해석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고, 과거 제주 빌레못 동굴에서 발견되었던 구석기 유적과의 관련성을 유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말 발자국 화석은 세계적으로 지금까지 미국과 탄자니아에서만 보고되어 있다. 이번에 발견된 말 발자국의 족장(足長)과 족폭(足幅)이 약 7㎝내지 9㎝로 거의 원형이 보존되어 있으며, 발자국의 뒷부분에 역V자 형태의 제차(蹄叉) 자국이 특징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제주도 제주마의 기원을 규명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코끼리 발자국으로 추정되는 화석은 세계적으로 미국, 탄자니아, 아르헨티나, 일본에서만 보고되어 있다. 발자국 직경이 약 20㎝로 거의 원형에 가깝다. 북한에서 이빨 화석이 발견된 적이 있으나, 남한에서는 최초로 코끼리 서식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추정되어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사슴 발자국 화석은 1000여 점 이상으로 족장(足長)이 약 7㎝ 내지 8㎝정도이며, 두 쌍의 발가락 자국이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새 발자국 화석은 200여 점 이상으로 길이가 약 15㎝ 이상 되는 대형 발자국과 물갈퀴 자국이 있는 것을 포함하여 약 8종 이상의 다양한 형태가 나타난다. 이와 함께 연체동물 화석, 절지동물(게류) 화석, 식물(목련잎으로 추정) 화석 등의 다양한 화석이 발견되었다.

이인규 서울대 (해양생물) 명예교수는 “이번 발견은 민족사적 쾌거이며, 고고학, 고인류학, 고생물학 및 고생태학 분야의 연구에서 제주도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의 중요성을 세계적으로 부각시키는 전환점을 이룬 것으로, 동북아시아의 신생대 고환경 및 고생태학에 대한 국제적인 비교 연구를 위한 세계적인 중요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장 조사에 참가한 양승영 경북대 지구과학교육과(고생물학) 교수는 "외국에서 발견된 사람 화석은 350만년, 150만년, 38만년 전이기 때문에 현생 인류와 직접적 연관이 모호하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사람 화석은 5만년전 화석으로 세계에서 처음이며 중기 구석기 한반도의 인류로써 우리의 조상일 가능성도 신중하게 연구되어야 할 것"이라며, "제주도처럼 한 곳에 몰려서 발견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처음이며, 제주도가 세계자연문화유산 등재에도 기여를 할 것으로 에상한다" 라고 밝혔다.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는 "발표 후에 사람 화석이 아닐 수 있지 않느냐라는 의혹에 대비하여 국가의 명예가 걸린 중요한 사항인 만큼 현장을 3회나 방문했고, 관계전문가의 자문을 철저히 받았으며, 최종적으로 2월 4일 현지조사를 통해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회 위원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동식 문화재청 문화유산국장은 “이번 중요문화재로 가지정한 지역은 국가지정문화재와 같은 효력을 발생하여 훼손 및 무단 출입 등 보존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가 적발 될 시에는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며 "문화재청에서는 앞으로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 지역에 대해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아울러 풍화와 침식작용으로부터 본 문화재를 보존할 보존대책과, 멸실에 대비한 복제품(replica) 제작 등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 국장은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발굴조사 및 국제 비교 연구, 세계 학회, 국제심포지움 발표 등을 통해 세계적인 자연유산이 최대한 보존·보호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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