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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조선 5년동안 여론 민주주의 일궈냈다
조선일보가 1998년 장집교수의 친북성을 문제삼아 마녀사냥에 나선것이 출발점
2003년 12월 16일 (화) 00:00:00 부천타임즈 기자 webmaster@bucheontimes.com

   
▲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시민의 모임'(조아세)이 만든 2004년 '안티조선' 달력. 조아세는 지난달부터 회원 및 일반 시민들에게 달력을 판매해 상가 등 공공장소에 배포하는 운동에 들어갔다
 안티조선 운동이 5년을 맞았다. 1980년대 케이비에스 시청료 거부운동 이후 가장 강력한 수용자 운동이란 평을 받는 안티조선은 온·오프라인에서 조선일보의 왜곡보도와 불공정 판매행위에 대한 감시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며 언론개혁운동의 상징이 됐다.

◇안티조선 어떻게 시작됐나=안티조선 운동은 일반적으로 1998년 11월 월간조선의 최장집 교수 왜곡보도 사건에서 출발됐다고 본다. <월간조선>과 <조선일보>가 당시 대통령 자문 국가정책기획위원장이었던 최 교수의 저작 중 일부 표현의 ‘친북성’을 문제삼아 마녀사냥에 나서자 시민단체 인사들 중심으로 ‘조선일보 허위·왜곡보도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려 조선일보 취재거부, 구독거부, 보도자료 안보내기 운동을 벌인 것이다.

이어 조선일보에 최 교수 관련 기사를 쓴 이한우 기자를 <인물과사상>에서 비판한 강준만 교수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하면서 홍세화씨(현 <한겨레> 기획위원)를 비롯한 수많은 네티즌이 “나를 고소하라”는 서명운동을 벌였고 이는 최초의 안티조선 사이트 ‘우리모두’(urimodu.com)가 시작되는 계기가 된다. 이후 안티조선 운동은 대학가와 학계, 노동계, 시민단체 등으로 들불처럼 번졌다. 2000년 9월에는 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조직인 ‘조선일보 반대 시민연대’(조반연·현재 72개 단체 가입)가 탄생했고 2001년 5월에는 연세대에서 안티조선신문의 창간과 올해까지 4차에 이른 조선일보 거부 지식인 선언(2000년 8월~2001년 9월·1576명)과 시민단체 상근활동가 선언(2003년 6월24일·1151명)으로 이어졌다. 조반연의 참가단체도 민주노총, 전국연합, 민교협, 대한민국독립유공자회, 민언련,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등 시민사회의 다양한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지난 10월 춘천에서는 이 지역 시민단체들 중심으로 ‘안티조선 춘천마라톤대회’가 열리고 8월에는 다량의 조선일보를 절독시키며 ‘안티조선의 성지’로 떠오른 옥천에서 제1회 옥천언론문화제가 열리는 등 안티조선은 지역운동으로도 자리매김되고 있다.

◇어떤 운동인가=한국언론정보학회(회장 권혁남)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사장 이명순) 주최로 지난 12일 서울 중구 태평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관에서 열린 ‘안티조선 운동의 성과와 한계’ 토론회에서는 안티조선의 의의 및 전망에 대한 의견이 활발하게 오갔다.

신태섭 동의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발제문에서 “안티조선은 언론운동의 일환인 동시에 여러 부문운동들과 계급계층 운동 및 각급 시민운동들에도 중요한 일부로서 개입돼 있어 다양하고 복잡한 외관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한 신문과의 싸움이 아닌 조선일보로 대표되는 냉전적 수구 기득권 세력과의 대결”(김동민 조반연 공동대표·한일장신대 교수), “역사 바로세우기 운동”(정지환 시민의신문 취재팀장), “극우헤게모니에 대한 자유주의의 저항”(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 “20~30대 젊은이들의 사이버 담론 활성화가 만들어낸 풀뿌리민주주의 운동”(이명원 문학평론가) 등 단순한 수용자 운동을 넘어선 한국사회를 가로지는 제 문제를 포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노동·농민·빈민·여성·경제정의·환경·지역운동 등 개혁과 진보를 지향하는 모든 운동은 거시적이든 미시적이든 어떤 지점에선가 조선일보와 딱 부닥치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성과와 전망은=토론자로 나온 박인규 프레시안 대표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당선은 곧 조선일보의 사회적 영향력 약화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예전의 강력한 여론 장악력이 쇠퇴했다”고 말했다. <시사저널>이 매년 전문가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조선일보는 2000년 이후 한국방송에게 선두자리를 뺐긴 뒤 2001년 60.8%, 2002년 56.7%, 올해 54.0% 등 2위 자리를 유지하면서 영향력 면에서 지속적인 하향세를 보였다. 취재현장에서도 조선일보 기자들은 취재원들의 취재거부로 애로를 겪고 있다. 지난 11월7일 조선일보 노조가 발행한 <조선노보>에서 한 기자는 “‘조선일보 씹기’를 생업으로 하는 단체들이 몇 년새 엄청나게 늘어나 조선의 모든 조합원이 ‘안티’에 영향을 받는 변화를 가져왔다”면서 소속을 밝히지 않고 취재하는 경우도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많은 시민단체들이 ‘언론활용론’을 탈피하지 못한 채 적극적인 참여를 주저하고 조직적 연대체인 조반연이 예전처럼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등 안티조선 운동이 소강상태로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임종일(전 조반연 집행위원장·소설가)씨는 “안티조선이 일상화 단계에 들어서 드러나 보이지 않는 것일 뿐”이라면서 “조선일보없는아름다운세상의 안티조선신문 지하철 배포투쟁 등 지속적인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나온 참석자들은 안티조선 운동의 발전을 위해 “조선의 왜곡보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각 사회운동 진영에도 조선의 담론에 맞설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해 대항담론을 형성해야 한다”(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 “일반독자들로부터 수구적 사고에 물들어 있는 진성독자들을 고립시키는 전략을 펴야 한다”(김동민 교수)는 등의 제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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